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뉴요커가 읽어주는 3분뉴스 리스트로 가기

E.180 “Thin and long” careers

진행자
리암 카피 에디터 홀리 카피 에디터
KOREA JOONGANG DAILY

‘가늘고 길게’ 가는 정년퇴직의 로망

A salaried man in his 50s — a department head at a public corporation — is worried that he may be promoted to an executive-level position. His goal is to retire when he reaches the retirement age of 60. If he is promoted to an executive-level position, he would get a higher salary and better treatment, but after about a two-year term, he is likely to leave the company. Another reason to keep the department head position is that he would get college tuition subsidies for his two children longer.

한 공기업 부장으로 일하는 50대 중반 A씨는 임원 승진 대상에 오를까 걱정이 태산이다. 그의 목표는 60세 정년을 꽉 채워 퇴사하는 것. 임원이 되면 연봉도 뛰고 대우도 좋아지지만, 2년 임기가 지나면 옷을 벗을 가능성이 크다. “두 자녀의 대학교 학자금을 지원받는 기간도 늘어난다”는 게 그가 부장 자리를 지키려는 또 다른 이유다.

It is common to refrain from promotion for many reasons. In banks, some deputy department head-level employees give up the dream of becoming a branch manager and turn down promotions. They want to work longer with less stress because promotion does not mean much of a difference in salary and benefits. In a large conglomerate in Korea, it has become a trend to give up an office job and change to a position in the production section before being promoted to a team head. They want union member status to avoid job insecurity.

배경은 조금씩 다르지만 이처럼 승진을 꺼리는 경우는 흔하다. 은행권의 일부 차장급 직원은 은행원의 꽃이라는 지점장의 꿈을 버린 채, 승포자(승진 포기자)를 자처한다. 승진해도 연봉ㆍ복지 등에서 큰 차이가 없으니 차라리 스트레스 덜 받고 오래 직장을 다니겠다는 것이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는 과장급 승진에 앞서 사무직을 버리고 생산직으로 직종을 바꾸는 게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노조원 신분을 지켜 고용불안에 떨지 않기 위해서다.

Job portal site Career’s survey this month asked the respondents what they would do if they were promoted rapidly. Twenty-four point six percent said they would defer the offer while 20.9 percent said they would refuse. Forty-three point two percent said that rapid promotion could mean early retirement.

취업포털 ‘커리어’의 이달 설문조사에 따르면 ‘고속 승진의 기회가 온다면 어떻게 하겠나’라는 질문에 ‘우선 미루고 고민해본다’는 응답이 24.6%, ‘거절한다’ 가 20.9%나 됐다. ‘거절한다’의 이유로는 ‘승진이 빠른 만큼 조기 퇴직ㆍ명예퇴직 등이 빨라질까 봐’(43.2%)가 1위로 꼽혔다.

Many workers used to dream of a “fat and short” career. However, as early retirement became common after the financial crisis, “thin and long” seems to have become the motto of the time. I am not saying it is desirable. But since the atmosphere is spreading, the latest discussion of extending the retirement to 60 and over is the right direction.

‘굵고 짧게’는 많은 직장인의 로망이었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조기퇴직이 일상화하면서 이젠 ‘가늘고 길게’가 시대의 모토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바람직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이런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 논의되고 있는 ‘60세+α’ 정년 연장 방안의 방향은 틀리지 않다고 본다.

But there is a prior task. The wage system of raising the wage according to the period of working — regardless of individual performance — and the rigid labor market that does not allow replacing low-performing workers are challenges. Without resolving these issues, productivity will fall, and companies will have added burdens. The retirement age of 60 was legislated in 2013 and implemented in 2016, but early retirement is spreading fast among the people.

다만 선결과제가 있다. 개개인의 역량과 무관하게 근속 기간이 길수록 임금이 올라가는 연공서열형 임금체계, 성과를 전혀 못 내는 근로자조차 교체하기 어려운 경직된 노동시장 구조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생산성은 떨어지고 기업의 부담은 늘어나는 부작용만 커지게 된다. 2013년 60세 정년이 법제화해 2016년 정착됐지만 퇴직한 55~64세 취업 경험자 가운데 조기퇴직자는 늘고(2016년 9.6%→올해 12.2%), 정년퇴직자는 줄어든(8.2%→7.1%) 게 하나의 방증이다. 여기에 강력한 노조의 보호를 받는 공공부문ㆍ대기업 근로자들에게만 효과가 집중되면서 이들의 기득권 강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The purpose of the government extending the retirement age is to have companies actively utilize experience and skills of older people while not taking away jobs from the young. However, without the introduction of performance-based pay and improvement in the rigid labor market, extending the retirement age can backfire. The Moon Jae-in administration has been under attack for pushing a series of “labor-friendly” policies that go against labor flexibility. That poses a serious challenge to the economy.

정부의 취지는 청년 일자리를 뺏지 않으면서 기업들은 장년층의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하는 것일 테다. 하지만 이런 필수 조치는 쏙 빼고 정년연장 필요성만 강조하다간 둘 다 놓칠 수 있다. 잇단 '친노동' 정책으로 노동 유연성에 역주행하고 있는 게 지금 정부 아닌가? 자칫하다간 '굵고 짧게'도, '가늘고 길게'도 아닌 '가늘고 짧게' 가는 수가 있다.

ⓒKOREA JOONGANG DAILY(http://koreajoongangdaily.join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에피소드 관련기사
출연진 소개
리암 (카피 에디터)
뉴욕 브루클린 출신. 한국 생활 2년 차. 떡볶이와 김밥을 좋아함. 현재 코리아중앙데일리 카피 에디터로 근무 중. 미국에서도 라디오를 해 본 경험이 있어서 한국에서 ‘뉴요커가 읽어주는 3분 뉴스’ 진행하게 된 걸 신나하고 있음.

홀리 (카피 에디터)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자라고 영국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음. 2016년 여름 한국에 왔으며, IT 회사와 교육 관련 회사를 거쳐 현재 코리아중앙데일리 카피 에디터로 일하는 중. 여가 시간엔 여행을 하고, 반려견 '콩(Kong)'이와 노는 걸 제일 좋아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