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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난장·탐색

  • [박정호의 <!HS>문화난장<!HE>] 세상을 바꾸는 그림 한 점

    [박정호의 문화난장] 세상을 바꾸는 그림 한 점

    박정호 논설위원 약 10년 전쯤 일이다. 황의록 아주대 경영대 교수는 강원도 태백에서 올라온 여학생을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한다. 황 교수는 당시 미래형 인재 육성을 내걸고 방학이 되면 학생들과 함께 외국 문화·기업현장 배낭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경비는 사비와 외부 후원으로 해결했다. '세계를 보자, 미래를 읽자'고 학생들을 독려했다. 황 교수가 그때 지원한 ...
  • [박정호의 <!HS>문화난장<!HE>] 큰 글자, 큰마음

    [박정호의 문화난장] 큰 글자, 큰마음

    박정호 논설위원 코로나19 대재난으로 모든 학교가 문을 닫았다. 다음 주부터 학생들이 텅 빈 운동장에 돌아온다고 한다. 최근 동네 한 바퀴를 돌면서 한 초등학교 대문에 걸린 문구를 보았다. '힘찬 새 출발! 여러분 모두가 미래의 희망입니다.' 때가 때인지라 가슴 한쪽이 저릿했다. 사실 인생 자체가 학교다. 순간순간이 교실이다. 수필가 유선진(84)은 이렇게 ...
  • [박정호의 <!HS>문화난장<!HE>]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

    [박정호의 문화난장]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

    박정호 논설위원 지난 주말이다. 아파트 현관 돌계단에 벚꽃 하나가 사뿐히 내려앉았다. 곱디곱다. 짧은 생명을 다하고 내년 봄에 다시 만나자고 말을 거는 것 같다. 고개를 들었다. 전나무 뾰족한 잎새에도 벚꽃이 하나 걸렸다. 새하얀 꽃잎과 새파란 잎새의 절묘한 접속, 세상이 환해 보였다. 스마트폰을 꺼냈다. 두 장면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다. 나이가 든 때문일까, ...
  • [박정호의 <!HS>문화난장<!HE>] 소설가 박완서의 어떤 부활절

    [박정호의 문화난장] 소설가 박완서의 어떤 부활절

    박정호 논설위원 소설가 박완서는 50대 초반에 가톨릭 세례를 받았다. 2010년, 그러니까 타계 1년 전 부활절을 맞아 서울 대치2동 성당에서 특강도 했다. “자녀들이 건강한 데다 남편과 금슬도 좋았던 나의 행복이 계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신앙을 가졌다”고 했다. 건강과 행복, 누구나 바라는, 그러나 누구나 누릴 수 없는 목표다. 박완서는 교리를 철두철미 ...
  • [박정호의 <!HS>문화난장<!HE>] 눈뜬 자들의 도시

    [박정호의 문화난장] 눈뜬 자들의 도시

    박정호 논설위원 도시에 전염병이 돈다. 이유도 모르게 사람들이 하나둘씩 앞을 못 보게 된다. 사회 전체가 극도의 혼란에 빠진다. 정부는 비상조치를 내린다. 눈먼 사람들을 강제수용소에 격리한다. 하지만 그곳은 무간지옥(無間地獄)과 같다.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실종된다. 권력을 지닌 남성들은 먹을 것을 미끼로 힘없는 여성들을 유린한다. 모두 실명 상태가 되지만 ...
  • [박정호의 <!HS>문화난장<!HE>] 김수환 추기경이 미리 쓴 유서

    [박정호의 문화난장] 김수환 추기경이 미리 쓴 유서

    박정호 논설위원 유언을 적은 종이를 반듯하게 세 겹으로 접은 모양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인쇄된 사무용지에 선(線) 자국 세 개가 선명하게 남아 있다. 그는 자신의 마지막 당부를 또박또박 적었다. '1971년 2월 21일 밤'에 썼다고 했다. 김수환 추기경 유서 첫 문장은 라틴어 'Pro Vobis et Pro Multis'다. '여러분과 모든 이를 ...
  • [박정호의 <!HS>문화난장<!HE>] 봉준호의 냉면론···기생충, 고기는 무거웠고 면발은 코믹했다

    [박정호의 문화난장] 봉준호의 냉면론···기생충, 고기는 무거웠고 면발은 코믹했다

    박정호 논설위원 벌써 17년 전 일이다. 한겨울 추위가 매서웠던 2003년 정월 초순에 경남 사천시로 내려갔다. '살인의 추억'을 한창 찍고 있던 봉준호 감독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장편 데뷔작 '플란다스 개'(2000)에서 쓰디쓴 맛을 본 봉 감독은 당시 절치부심의 상태였다. 이날 촬영분은 '살인의 추억' 클라이맥스 대목이었다. 형사 송강호·김상경과 연쇄살인 ...
  • [박정호의 <!HS>문화난장<!HE>] 모두 함께 손잡고 일어서는 설날

    [박정호의 문화난장] 모두 함께 손잡고 일어서는 설날

    박정호 논설위원 배우 이순재(85)가 '총재'라는 묵직한 타이틀을 새로 얻었다. 80대 중반에 웬 욕심? 무슨 명예욕?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그건 선입견이었다. 이순재는 역시 이순재였다. 현재 활동하는 최고령 연기자인 그는 지구력·추진력이 남달랐다. 별명 '직진 할배'답게 소신이 또렷했다. 지난 15일 서울 프레스센터, 이순재가 유엔 세계 고아의 날 ...
  • [박정호의 <!HS>문화난장<!HE>] 성탄절에 만난 음악의 챔피언

    [박정호의 문화난장] 성탄절에 만난 음악의 챔피언

    박정호 논설위원 무대를 비추는 모든 불이 꺼졌다. 연주장 전체가 어두움에 쌓였다. 출입을 알리는 비상구 불빛만 희미하다. 그리고 음악이 흐른다. 아르헨티나 탱고의 대부로 꼽히는 아스트로 피아졸라의 '망각'이다. 관객들도 자연스레 눈을 감았다. 잔잔하면서도 때론 폭발적인, 마치 꿈을 꾸는 듯한 선율에 몸을 맡겼다. 바이올린·클라리넷·트럼본·팀파니·피아노 등이 ...
  • [박정호의 <!HS>문화난장<!HE>] 딴따라 송해, 끝나지 않는 노래

    [박정호의 문화난장] 딴따라 송해, 끝나지 않는 노래

    박정호 논설위원 '70년이 흘러가도 돌아갈 수 없구나~ 세월아 가지 말고 거기 섯거라.' 올 아흔둘인 국민MC 송해가 지난달 발표한 새 노래 '내 고향 갈 때까지'의 일부다. 송씨는 지난해 7월 내놓은 앨범 '딴따라'에 이어 자신의 국내 최고령 음반 취입 기록을 다시 썼다. 노래를 들어봤다. '팔을 뻗으면 닿을 것 같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절절하다. ...
  • [박정호의 <!HS>문화난장<!HE>] 김홍도의 외침 “그림에는 신분이 없다”

    [박정호의 문화난장] 김홍도의 외침 “그림에는 신분이 없다”

    박정호 논설위원 전기작가 이충렬의 신간 『천년의 화가-김홍도』를 읽는데 문뜩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2002)이 떠올랐다. 조선 후기 화단을 누빈 오원(吾園) 장승업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다. 선배 화가인 단원(檀園) 김홍도, 혜원(蕙園) 신윤복을 따라 '나도 원'이라는 뜻의 '오원'을 호로 사용한 장승업의 일화 때문이 아니다. 단원의 60년 일생을 훑는 전기도 ...
  • [박정호의 <!HS>문화난장<!HE>] '명법관' 정약용, 법 앞에 특권은 없다

    [박정호의 문화난장] '명법관' 정약용, 법 앞에 특권은 없다

    박정호 논설위원 다산(茶山) 정약용(1762~1836)은 젊은 시절 정조(正祖·1752∼1800)의 총애를 받았다. 정조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함께 다산의 개혁 사상은 실현되지 못하고 결국 희망 사항에 머물렀지만 정조라는 큰 그늘이 없었다면 온 백성이 고루 대접받는 세상을 꿈꾼 다산의 열망도 물거품으로 돌아갔을지 모른다. 전남 강진 18년 유배 중에도 다산은 ...
  • [박정호의 <!HS>문화난장<!HE>] '작은 거인' 김수철이 못다 부른 노래

    [박정호의 문화난장] '작은 거인' 김수철이 못다 부른 노래

    박정호 논설위원 꼭 30년 전이다. '작은 거인' 김수철(62)은 1989년 가을을 잊을 수 없다. 현대무용 '불림소리'(안무 최청자)로 대한민국무용제(현 서울무용제)에서 대중음악인 처음으로 음악상(작곡상)을 받았다. 가요를 한 수 아래로 보는, 이른바 클래식(국악) 동네의 텃세가 극심한 때였다. 김수철은 87년 같은 무용제에서 '0의 세계'로 심사위원 전원 ...
  • [박정호의 <!HS>문화난장<!HE>] 흙으로 끓인 국, 종이로 빚은 떡

    [박정호의 문화난장] 흙으로 끓인 국, 종이로 빚은 떡

    박정호 논설위원 지난 26~27일자 중앙선데이 16면 전면에 실린 '감귤나라 서귀포' 사진에 눈길이 갔다. 서귀포 강정동 일대를 찍은 위성사진이다. 모자이크처럼 곳곳에 펼쳐진 귤밭이 제법 장관을 이룬다. 지금이야 비닐하우스 덕분에 언제 어디서든 맛볼 수 있는, 너무 흔해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귤이지만 예전에는 사정이 달랐다. 겨울철 부족한 비타민C를 채워주는 ...
  • [박정호의 <!HS>문화난장<!HE>] 한국의 미역, 일본의 다시마

    [박정호의 문화난장] 한국의 미역, 일본의 다시마

    박정호 논설위원 신영균·고은아가 주연한 김수용 감독의 영화 '갯마을'(1965)에는 바닷가 아낙네들이 멸치를 삶는 장면이 나온다. 거친 풍랑에 남편을 잃은 아낙들에게 멸치는 생계를 이어가는 주요한 버팀목이다. 한국 리얼리즘 영화의 수작이라는 평가답게 '갯마을'은 비릿한 바다 내음과 함께 일생을 쓸쓸히, 혹은 강하게 살아가는 옛 여인들의 정한을 보여준다. 반세기 ...
  • [박정호의 <!HS>문화난장<!HE>] 이수성·박한철의 인생 스승 김석진

    [박정호의 문화난장] 이수성·박한철의 인생 스승 김석진

    박정호 논설위원 팔순의 이수성 전 국무총리가 '저 큰 분' 앞에서 “저는 허물뿐인 사람”이라며 스스로를 낮췄다. “20여 년 전 어려움에 처했을 때 이분께 (해법을) 전화로 여쭸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이어 박한철 전 헌법재판소장이 마이크 앞에 섰다. “20여 년 전 이분에게 『주역』(周易)을 처음 배웠다. 공직생활 36년 중 큰일이 생겼을 때 나름 올바른 ...
  • [박정호의 <!HS>문화난장<!HE>] 막걸리 들고 시인 집에 놀러 간 대통령

    [박정호의 문화난장] 막걸리 들고 시인 집에 놀러 간 대통령

    박정호 논설위원 1970년 4월 18일 충남 부여 백마강 기슭에 문인 300여 명이 모였다. 1년 전 세상을 떠난 시인 신동엽(1930~69)의 시비 제막식이 열렸다. 문단의 내로라하는 작가들이 대거 참석했다. 소설가 최일남이 사회를, 시인 구상이 식사(式辭)를 맡았다. 소설가 김동리가 추도사를 낭송했고, 시인 박두진이 강연을 했다. 좌우·진영 구분 없이 고인의 ...
  • [박정호의 <!HS>문화난장<!HE>] '낱말공장 공장장'의 사전 만들기 20년

    [박정호의 문화난장] '낱말공장 공장장'의 사전 만들기 20년

    박정호 논설위원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으로 시작하는 대한민국 헌법 전문(前文)은 총 341자다. 그런데 단 하나의 문장으로 돼 있다는 것을 최근에야 알았다. 중간에 쉼표가 6개나 찍혀 있지만 따라 읽기에 벅차다. 문장으로 치면 꽤 불친절하다. 헌법 전문을 ㈜낱말이 만든 문장검사기로 돌려보았다. 난이도 측정, 맞춤법·띄어쓰기 검사, ...
  • [박정호의 <!HS>문화난장<!HE>] 장욱진 화백의 아내, 100년을 살아 보니…

    [박정호의 문화난장] 장욱진 화백의 아내, 100년을 살아 보니…

    박정호 논설위원 1980년 봄 무렵이다. 화가 장욱진(1917~90)은 충북 충주 수안보 온천 인근 농가에 화실을 차렸다. 아내 이순경씨가 마련해준 것이다. 서울에서 서점을 꾸리며 가계를 책임졌던 아내는 함께 내려올 수 없었다. 남편도 홀로 그림을 그리겠다고 했다. 아내는 남편을 위해 온천장에 밥집을 맞춰두었다. 그런데 며칠도 안 돼 밥집 사람이 SOS를 쳤다. ...
  • [박정호의 <!HS>문화난장<!HE>] 중국인 30만 명이 즐긴 추사 김정희

    [박정호의 문화난장] 중국인 30만 명이 즐긴 추사 김정희

    박정호 논설위원 서울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이동국 수석 큐레이터는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전혀 예상 못한 북한 사람들과 마주쳤다. 올 6월 18일 베이징 중국미술관에서 개막한 '추사(秋史) 김정희와 청조(淸朝) 문인의 대화' 특별전에서다. 지난달 23일 폐막을 앞두고 전시 뒷마무리를 위해 그가 다시 찾은 중국미술관에 북한 만수대창작사 소속 작가 10여 명이 나타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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