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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이상 절반 넘게 “금융사 직원 권유로 상품 가입할지 결정”

이영순(67·충북 청주시)씨는 금융자산의 대부분을 투자상품으로 굴린다. 기준자산 값이 오르내림에 따라 미리 정한 수익(또는 손실)이 나오는 주가연계증권(ELS)이 ‘주종목’이다. “주가를 지켜보다 어느 정도 하락했다 싶으면 ELS에 가입한다”고 말할 정도로 상품을 잘 이해하고 있다. 물론 원금이 깨질 수 있다는 것도 안다. 그는 “금리가 낮아 은행 예금은 재미없다”고 했다. 금융 투자에 관한 한 이씨는 동년배 사이에 별종이다. 스스로도 “주변에 나 같은 사람 못 봤다”고 말했다. 보통은 안전한 것만 원한다.

 고령층은 연금이나 모아 둔 돈으로 생활하는 세대다. 다른 어느 연령대보다 안정적인 금융거래와 자산관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많은 고령층이 금융거래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요즘 금융상품을 이해하기 어려워했다. 그래서 금융사 판매직원에게 크게 의존했다. 원금 손실을 본 경험도 많았다. 본지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고령층 금융거래의 현주소다.

 60대 이상 금융소비자의 대부분(69%)이 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 직접 금융거래를 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21%만 ‘가족 등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는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어디에, 얼마나, 언제 돈을 넣을지 의사결정을 할 때는 금융사 직원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57%가 ‘금융사 직원의 권유에 따라 금융상품 가입 여부를 결정한다’고 답했다.

 다수의 고령자가 금융상품이 어렵다고 호소했다. 48%가 금융거래를 할 때 가장 불편한 점으로 ‘금융상품을 정확히 이해하기 어렵다’를 꼽았다. 서명을 해야 하는 서류가 많거나 글자가 작은 것 등 ‘절차의 불편함’(35%)도 지적됐다. 그러면서도 37%의 응답자가 ELS나 주식형 펀드 등에 최근 3년 내에 투자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경험자 다섯 중 하나는 ‘정확히 잘 모른 채 투자했다’고 했다. 파생상품이 얽힌 ELS나 주식형 펀드 등은 고위험군 상품이다. 일반적으로 고령자에게 적합하지 않은 상품으로 분류된다.

  박병우 투자자보호재단 사무국장은 “고위험 상품 판매가 지나치게 많은 금융사에 불이익을 주거나 상품을 설명할 때 %를 쓰지 말고 ‘100만원을 넣으면 수수료 1만원’처럼 쉬운 말을 쓰게 하는 등의 실용적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특별취재팀=안혜리·김수연·위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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