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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대의원대회 부정투표 의혹

민주노총이 부정투표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달 말 실시한 ‘임원 직선제 3년 유예안’ 투표 과정에서 부정·대리투표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대선을 앞두고 김영훈 위원장의 중도사퇴로 구심점이 흔들린 데 이어 자칫 민주노총 내 내분이 격화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26일 민주노총에 따르면 김동도 민주노총 제주본부장은 지난 22일 열린 중앙집행위원회에서 “10월 말 열린 55차 대의원대회 투표과정에 의문점이 있어 확인해 본 결과 부정·대리투표 등이 발견됐다. 진행 중인 임원선거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은 이날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고 3일 일정으로 조사에 착수했다. 앞서 민주노총은 55차 대의원대회에서 ‘2013년부터 임원 직선제를 시행한다’는 규약을 고쳐 ‘3년 후인 2016년부터 시행한다’는 유예안을 재석 대의원 426명 중 292명(68.5%) 찬성으로 가결했다. 규약변경은 재적대의원(841명)의 과반 참석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당시 의사정족수(421명)에는 5명, 의결정족수(284명)에는 8명 차이로 규약 변경이 어렵게 통과된 것이다.

 직선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가 ‘도입 유보’로 입장을 바꾼 김영훈 당시 위원장은 표결 직후 “약속을 못 지킨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했다. 후임 위원장 선거에는 백석근 건설산업노조연맹위원장이 단독 입후보한 상태다. 다음 달 11일 위원장과 임원 선거가 대의원 간선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하지만 김 본부장은 지난달 말 투표 당시 ▶산별연맹 후보대의원 40여 명이 위임장 없이 대리투표했고 ▶참가 서명과 투표 서명 필체가 일부 다르고 ▶참가 서명이 없는 대의원이 투표한 사례가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이 사실로 판명되면 규약변경안 가결이 무효가 될 수도 있다. 민주노총은 일단 위원장 선거는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민주노총 관계자는 “조사위가 꾸려졌다는 건 제기된 의혹이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다는 의미”라며 “자칫 위원장 선거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병훈 중앙대(사회학과) 교수는 “노동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도덕성”이라며 “절차적 민주주의를 철저히 못 지킨 사실이 드러나면 국민적 공감을 얻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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