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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공채 뚫은 1급 중증 장애 박기범씨

박기범
1급 중증 장애인이 한국은행 신입행원 공채에 합격했다. 한은 62년 사상 처음이다.

 25일 한은에 따르면 최근 끝난 2012년 공채에서 ‘중증종합1급’ 장애인인 박기범(23)씨가 최종 합격했다. 은행 관계자는 “내로라하는 인재가 모이고, 이른바 ‘스카이(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이 70%를 차지하는 입행 시험에서 박씨가 상위권으로 합격했다”고 전했다.

 박씨는 도수가 가장 높은 안경을 써도 시력검사판을 못 볼 정도로 시력이 약하다. 이번 입행시험 때도 문제를 잘 보기 위해 돋보기를 따로 준비해야 했다. 왼쪽 다리도 부자연스럽다. 중학교 때 얻은 뇌출혈 후유증이다. 한은엔 2011년 2급 장애인이 입행했지만 1급 중증 장애인은 그가 처음이다.

 보통사람이라면 한 가지도 버거웠을 장애를 박씨는 의지로 이겨냈다. “몸의 불편함을 극복하기 위해 집중력을 길렀다”고 한다. 남들보다 읽고 쓰는 속도가 느린 점은 암기와 암산으로 따라잡았다. 전남 화순 능주고 입학 무렵 전교 180명 중 160등이던 성적을 졸업 땐 전교 5등까지 올렸다. 그는 “물건을 손에서 떨어뜨리면 도저히 찾지 못하는데 주변에 계신 분들이 찾아줘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나온 박씨는 한은만을 목표로 취업준비를 해왔다. “성장기에 겪었던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경제 위기를 예측하고 대응하는 일에 젊음을 불태우고 싶어서”다. 박씨는 내년 1월 신입행원 연수를 거쳐 2월 초쯤 부서에 배치된다. 한은은 박씨의 특수한 사정을 고려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부서에 배치할 계획이다.

 박씨는 “어머니 생신인 지난 22일 합격통보를 받았다”며 “생신이 이틀 빠른 아버지께도 선물을 드린 것 같다”고 웃었다. 올 한은 공채엔 60명이 합격했다. 한은은 조만간 선발할 6급 직원 15명 가운데 3명을 장애인에게 할당하는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문호를 더욱 넓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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