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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안보는 연례행사 아닌 연중무휴의 일상이다

정용수
정치부 기자
“이거 진짜 폭탄주네!”

 술 회사 광고카피로도 써먹을 만한 이 말, 기억도 선명하다. 2년 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상황을 둘러보던 송영길 인천시장(민주당)이 현장의 소주병을 들어 보이며 한 말이다. 그의 안보의식, 유머감각, 음주습관 등이 한데 어우러져 나온 말로 보인다.

 당시 일반인의 상식과 커다란 괴리를 보인 정치인들의 발언은 그뿐이 아니었다.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냈던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현 상임고문)은 “연평도 사태는 햇볕정책이 한반도 평화를 보장하는 유효한 정책임을 입증했다”고 했다. 사태의 원인과 책임이 우리 정부의 잘못된 대북정책에 있다고 본 것이다.

 포격 도발 한 달여 뒤에도 그와 유사한 맥락의 말들이 이어졌다. 2010년 12월 20일 우리 군이 서해에서 해상 사격훈련을 하자 야당에선 온통 비난을 퍼부었다. 북한이 아닌 우리 정부와 군에게 말이다.

 “남북 간의 전쟁을 낳을지도 모르는 연평도 사격훈련은 중단돼야 한다.”(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

 “이번 사격훈련으로 야기되는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MB(이명박 대통령)에게 있다.”(한명숙 전 총리)

 “이 같은 위기를 누가 만들었든 정부가 불을 붙여선 안 된다.”(이정희 민노당 대표)

 당시 각종 여론조사에선 사격훈련을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이 중단해야 한다는 쪽보다 월등히 많았다. 또 북한의 도발에 본때를 보이겠다며 해병대에 자원 입대하는 젊은이들도 줄을 이었다. 그런데도 야당은 연평도 포격 도발을 정치공세의 재료로 삼기에 바빴다. 정작 도발을 저지른 북한 측의 책임은 추궁하지 않았다.

 안보 불감증에 걸린 정치인들이야 2년 전 일쯤은 다 잊었을 수 있다. 하지만 피해자 유가족이나 우리 군은 그 상처를 잊을 수 없다. 북한이 쏜 포탄은 물론 같은 국민인 야당 정치인들이 입으로 쏘아댄 포탄도 그들의 상처를 키웠다.

 정치인들은 군의 사기를 짓밟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얼마 전엔 장성 출신 새누리당 의원이 국정감사장에서 현역 장성들에게 ‘앉아 일어서’를 시켰다. 안보가 국가의 생명선인 나라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치인들이 카메라 앞에서 폼 잡는 동안 군인들은 뭘 하나. 영하 30도의 혹한에도 철책을 지키고, 의식을 잃을 정도의 한계를 이기며 전투기를 조종하고, 거친 파도와 부대끼며 바다를 지켜야 한다.

  추도식이다, 부대방문이다 하며 거창하게 행사를 하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두말할 나위 없이 연중무휴의 안보의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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