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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박·문, 둘만의 TV토론 피하지 말라

선거는 정치시장이다. 유권자들이 상품을 선택할 때 복잡한 여러 변수를 고려하지 않고 자기 취향에 맞는 한두 개 기준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게 편한 선거시장이다. 그런 점에서 박근혜·문재인 후보로 대선구도가 간명하게 정리된 건 유권자에게 좋다. 유권자는 3자구도의 혼미한 전선(前線)에서 해방돼 주요 정책 분야에서 이것이냐, 저것이냐를 선택하면 그만이다.

 대선 시장의 성격이 2자구도로 확정됨에 따라 공급자 격인 박·문 후보의 선거전략도 바뀌어야 한다. 정책으로 정면승부를 걸어야 한다.

 두 후보 사이의 차별성이 분명한데 관심을 받지 못한 정책분야로 북한 문제가 있다. 북한군이 일으킨 천안함(해군 46명 사망)·연평도(2명 사망) 사건의 책임론에 대해 두 후보는 견해차가 있다. 북한군이 금강산 관광 중이던 한국의 민간인을 총격 사살한 사건에 대해서도 두 후보는 입장이 다르다. 문재인 후보는 지금껏 천안함·연평도와 관련해 북한 정권을 상대로 공식적인 책임론을 제기한 적이 없다. 금강산에 대해서는 북측이 간접적으로 사과하면 넘어가 줄 수 있다는 입장을 안철수씨와 TV토론에서 밝힌 바 있다. 박근혜 후보는 세 가지 대북 문제에 대해 북한 정권에 명백히 책임이 있다는 말을 해 왔고, 이에 따라 그들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문 후보가 선명하게 차이를 드러내야 할 것으로 대기업 정책을 빼놓을 수 없다. 박근혜 후보는 이른바 재벌의 순환출자를 규제함에 있어 신규 순환출자는 금지하고 기존 출자는 인정하겠다고 밝혀왔다. 문재인 후보는 신규 순환출자뿐 아니라 기존의 것까지 금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대기업 이슈에서 두 후보는 한국 경제에서 재벌이 수행했던 역할과 문제점, 소급입법을 둘러싼 법인식의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두 후보의 역사관과 영토관도 더 알고 싶은 주제다. 박근혜 후보가 그동안 5·16과 유신, 정수장학회에 관해 발언을 했지만 박정희의 공과(功過) 중 과에 대해 얼마나 통렬한 아픔을 느끼고 있는지 여전히 궁금하다. 문재인 후보는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지키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가 모셨던 노무현 대통령은 2007년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고 나서 “NLL은 합법적인 영토선이 아니다. 정상회담 때 법률가로서 답변이 궁했다”고 공개적으로 토로한 적이 있다. 문 후보가 노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박·문 후보는 이런 차이점들을 TV토론 같은 공간에서 유감없이 보여주기 바란다. TV토론은 후보들이 같은 현장에서 같은 시간에 수많은 눈길 속에 진행하는 것이어서 양자 차별성을 확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중앙선관위가 주최하는 TV토론은 규칙에 따라 통합진보당 후보가 참여하는 3자 토론이 될 것이기에 차별성이 덜할 것이다. 따라서 두 후보는 종합편성이나 지상파 방송사가 추진하는 양자 맞짱토론을 두려워 말고 적극 참여해 유권자의 선택을 도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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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