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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헝그리 정신’… 기업 끌어모았다

대한민국 영공의 수호자 ‘천마·신궁’ 미사일을 만드는 방위산업체 LIG넥스원. 이 회사는 현재 경상북도 김천시에 군수품 조립공장을 짓느라 한창이다. 2015년까지 17만㎡(5만1000평) 부지에 1600억원을 투입한다. 여기서 창출되는 일자리만 250개다. 협력업체까지 따지면 창출될 일자리는 1000개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알짜 사업’이 공짜로 떨어진 건 아니었다. 공장 유치에 나선 2010년 김천시는 암초를 만났다. 해당 부지가 저수지의 ‘상류 2㎞’ 이내 지역에 있었다. 환경 규제로 백지화 위기에 처했다. 이때 공무원이 움직였다. 대구지방환경청과 농어촌공사를 찾아가 집요하게 설득했다. 공장 오수를 하류의 하수처리장으로 뽑아내기로 하고 결국 승낙받았다.

 김천시 예산 3억원이 들어간 오수관 공사는 다음 달 완공된다. 공장 건설 현장의 박종만 LIG넥스원 과장은 “지자체가 갑(甲)이 아닌 을(乙)이 돼서 자신의 상급기관까지 찾아가 기업 애로 해결에 나선 건 처음 봤다”고 말했다.


 전라북도 완주군엔 현대자동차의 트럭·버스 공장이 있고, 여기에 물건을 대는 협력업체가 많다. 또 유명 농기계 업체 LS엠트론과 이와 거래하는 하청 공장도 수두룩하다. 모두 ‘부품·소재 기술’이 중요한 업종이다.

 전영선 완주군 투자지원담당은 “공장을 하나라도 더 유치하기 위해 2008년부터 머리를 짜냈다”며 “이후 관련 기업을 위한 연구단지 조성에 본격적으로 나섰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게 산업단지 안에 유치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분원. 완주군은 200억원 상당의 33만㎡(10만 평) 땅을 무상으로 제공했다. 지난달 KIST 전북 분원이 준공되면서 기업의 산업단지 입주 문의도 늘었다.

 ‘몸 낮추기, 과감한 정책, 발로 뛰는 서비스’. 기업 유치에 성공하는 지방자치단체가 공통으로 키운 DNA(유전자)였다. 26일 지식경제부가 4000여 개 기업을 상대로 수도권을 제외한 지자체 100여 곳의 ‘투자 유치 정책’ 만족도를 설문조사한 결과다.

 완주군은 100점 만점에서 68점을 받아 ‘비즈니스 프렌들리’ 1위에 올랐다. KIST 분원뿐 아니라 고온 플라스마 응용연구센터, 연료전지 핵심기술센터 등을 의욕적으로 유치한 전략이 기업들로부터 점수를 받았다. 방수도료 생산업체인 티오켐의 노창섭 대표는 “첨단 기술 습득에 유리한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지난해 입주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불경기 속에서도 최근 3년간 완주군에서 신·증설된 공장은 95개에 달했다.

 이처럼 ‘인프라 확충’을 통한 구애 작전은 강원도 강릉시(4위)에서도 돋보였다. 1998년 조성한 과학산업단지를 조성 당시 원가 에서 현재 60% 내린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

조금현 강릉시 지역투자계 담당은 “수도권에서 멀지만 땅값이 싸다는 이점 때문에 기업 문의가 꾸준히 들어온다”고 말했다.

인프라 구축과 양날개를 이룬 건 ‘집사형’ 행정체계였다. 마치 주인 모시듯 일대일 ‘밀착 관리’를 통해 기업 애로를 해소하는 전략이다.

경북 영주시(7위)엔 ‘1기업 1담당제’가 있다. 6급 이상 공무원 130여 명이 기업 130여 개를 맡아 ‘신속 처리’를 모토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김천시 또한 ‘기업사랑 119’라는 별동대를 조직해 공무원 180여 명이 320개 중소기업의 해결사로 나서고 있다.

 ‘복지부동’으로 비난받던 지자체 공무원의 변화 밑바닥엔 ‘눈물’과 ‘배고픔’이 있었다. 김미애 지경부 지역투자팀장은 “상위 10위 내 지자체의 ‘재정 자립도’는 평균 18%로 전국 평균(31%)에 크게 못 미쳤다”며 열악한 곳간 사정이 기업 유치의 ‘자극제’가 됐다고 분석했다. 지경부는 올해 선정된 1~10위 지자체에 대해 포상금으로 1년간 ‘지방투자촉진 보조금’을 더 지급하기로 했다. 김영수 산업연구원 박사는 “수도권에서 지방 이전을 추진하는 기업들도 충청권 이남으론 잘 안 가려 한다”며 “중앙정부가 일자리 창출과 연계한 법인세 감면 등에 나서면 지역 투자가 더 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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