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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경의 중국기업인열전 ④] 유통의 왕 쑤닝전자(蘇寧電器) 장진동 회장





“쑤닝전자는 중국의 월마트가 될 것이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말이다.

1990년 27살의 장진동(張近東?49)은 남들이 부러워하는 국유기업을 박차고 에어컨 판매 사업에 뛰어들었다. 평소 가전을 분해하고 조립하면서 무료한 일상을 달래던 그였다. 장진동은 일찍부터 중국의 가전 수요 성장을 예견했다. 그는 사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친형과 함께 치밀한 준비에 들어갔다. 집집마다 에어컨을 설치하러 돌아 다니면서 나름대로의 시장을 분석했다.



당시 1대에 6,000위안(약 100만원)인 에어컨은 사실상 개인에게는 사치품이었다. 때문에 그는 병원, 학교나 고소득층을 타겟으로 판매 전략을 세웠다. 당장은 개인에게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다 보면 언젠가는 각 가정마다 에어컨을 사는 날이 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장회장은 에어컨을 설치하며 모은 돈으로 지금의 쑤닝전자(蘇寧電器)를 개업했다. 처음으로 선전(深?)의 작은 회사에 에어컨을 공급했다. 그는 첫 계약을 따내고 나서 먹었던 밥의 맛을 아직도 기억한다. 당시 성취감은 지금도 그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중국의 가전업계는 경쟁이 치열하다. 진입장벽도 낮고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가격을 내리기 일쑤다. 재고 부담은 지병처럼 따라다닌다. 장회장은 이를 타계하기 위해 모든 가전업체를 아예 한자리에 모아두고 가격과 품질, 서비스를 비교 판매하는 이른바 전문 가전유통업체를 세웠다.



1993년 5월 13일자 ‘양자만보(揚子?報)’에 실린 쑤닝전자의 광고 카피는 이런 식이다. “여기저기 돌아다닐 필요 없어요, 에어컨을 사더라도 쑤닝에서 비교해 보고 사세요.” 중국판 하이마트나 전자랜드인 셈이다.



중국은 러시아와 캐나다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넓은 나라다. 국내는 물론 글로벌 가전 기업이 자체적으로 유통망을 설치하기에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크기다. 또, 산간벽지에 사는 농촌지역 소비자들도 마찬가지다. TV 한 대 사려고 맘먹고 도시로 간다는 것은 이중 부담이다. 이를 간파한 장회장은 난징(南京)의 건물 한 채를 아예 매입해 에어컨을 비롯한 모든 가전을 판매하는 전문 유통점을 세웠다. 3년 만에 전국에 1,500개 매장으로 성장했다.



가전생산업체는 유통망이 생겨서 좋고, 쑤닝은 더 많은 제품을 업체로부터 공급받아 더 많은 지역에서 더 싼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었다. 결국 소비자에도 좋은 1석 3조의 장사를 하는 셈이다.



어느 날 쑤닝의 강력한 라이벌이자 중국 2대 가전 유통업체 중 하나인 궈메이전자(國美電器)에 문제가 생겼다. 2010년 황광위(黃光裕)회장이 부당대출, 외화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14년 징역형을 받은 것이다. 영향은 쑤닝에도 미쳤다.



장회장은 절호의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당시 쑤닝의 순이익은 궈메이의 반 밖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쑤닝은 재빨리 융자를 받아 매장 수를 확장했다. 궈메이가 내부 사정으로 서비스가 일관적이지 않고, 샘플은 있지만 재고가 없는 등 문제가 부각되자 쑤닝은 더욱더 서비스 제고에 치중했다.



2011년 9월까지 수닝전자의 매출액은 676.3억위안(약73조원), 순이익 34.9억위안(약3.7조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24.5%, 20.7% 급신장했다. 올 3분기까지의 매출액도 궈메이의 360.6억위안을 가볍게 따돌리고 724.3억위안을 기록했다. 궈메이의 그늘에서 벗어나 명실상부 중국 최고 업체가 됐다. 더욱이 2007년 장진동 회장은 자산규모 370억위안(약40조원)으로 황광위 회장을 제치고 유통업계의 황제로 등극했다.



장회장은 말한다. “황광위가 없었다면, 아마 난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1등을 따라가기보다 1등을 추월한 그의 비결은 ‘메기 효과’ 덕분이다. 메기 효과란 과거 냉장기술이 없었을 때 유럽의 어부들이 잡은 청어를 먼 배송지까지 운송할 때 수조에 천적인 메기를 함께 넣어 운반함으로써 싱싱한 청어를 산 채로 운반할 수 있었다는 일화에서 유래한다. 기업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적절한 자극과 위협 요인도 때로는 좋은 약이 되는 법이란 얘기다.



☞신보경 한화생명 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중국 상하이 푸단(復旦)대학에서 국제경제를 전공했으며, 현재 중국 경제 및 기업을 연구하고 있다. shinbo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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