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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강 백악관 비서실장… 오바마 재선캠프 이끈 ‘람보’

미국 유대인 다수는 민주당을 선호한다. 1933~45년 재임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이래의 전통이다. 유럽의 진보·보수 정당과 달리 미국의 민주·공화 양당의 정강 차이는 크지 않다. 특히 외교·국방 분야는 일부 각론을 제외한곤 총론이 거의 같은 노선이다. 선거 이슈도 감세, 의료 보험, 동성 결혼, 낙태, 총기 소지 등에 집중된다. 이 모든 문제에서 민주당이 공화당보다 상대적으로 리버럴하고 또 소수민족에 대해 우호적이란 점 때문에 유대사회와 유색인종 그룹은 대체로 민주당을 지지한다.

각종 선거 때마다 미국 유대인 유권자의 평균 70%는 민주당 후보에 투표한다. 루스벨트는 1936년 3선 때 유대인 95%의 지지를 얻었다. 64년 린든 B 존슨 후보는 유대인 유효 투표의 91%를 득표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당선과 올해 재선 때 모두 75~78%의 유대인 표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대통령이라고 해서 모두 유대사회와 가까웠던 건 아니다. 미국 대통령 중 유일한 가톨릭인 존 F 케네디는 유대 권력의 핵심인 연방준비은행(FRB)을 폐지하고 정부 주도의 중앙은행 설립을 추진하다 유대인과 사이가 틀어졌다. 남부 침례교 근본주의자 성향의 지미 카터는 유대인이 유독 싫어하는 중동 평화회담 성공에 집착해 이스라엘의 양보를 강요하다 유대인의 반감을 샀다. 반면 이스라엘 건국 후 가장 먼저 승인한 해리 트루먼, 친이스라엘 주의자인 존슨, 그리고 두 번 임기 중 가장 많은 숫자의 유대인을 각료급 공직에 기용한 빌 클린턴 등은 유대인이 좋아했던 대통령들이다.

오바마-힐러리 경선 땐 힐러리 지지
얼마 전 재선에 성공한 오바마 대통령 주변에도 적지 않은 유대 인사가 포진하고 있다. 그중에도 일명 ‘시카고 사단’의 유대인 3인방은 오바마의 최측근으로 당선과 재선에 크게 기여했다. 람 이매뉴얼(사진) 시카고 시장, 데이비드 액설로드 대선 기획총괄담당, 그리고 데이비드 플루프 선거전략 담당이다.

이매뉴얼은 59년 시카고에서 태어났다. 루마니아계 정통파 유대교 집안이다. 아버지는 예루살렘에서 태어난 ‘사브라’(선인장이란 뜻으로 팔레스타인 출생 유대인을 지칭)로 시온주의 준군사조직 ‘이르군(Irgun)’의 행동 대원이었다. 이르군은 당시 팔레스타인을 통치한 영국에 대항해 독립운동을 벌인 무장 결사체였다.
이매뉴얼은 유대계 초등학교를 다녔다. 67년엔 이스라엘로 하계수련캠프에 다녀왔다. 뉴욕주 새라 로런스 칼리지를 졸업한 뒤 노스웨스턴대학에서 미디어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열렬한 시온주의자인 이매뉴얼은 91년 제1차 걸프전 때 이스라엘 해외 자원군에 입대해 차량 정비소에서 근무했다. 그래서 그는 미국-이스라엘 이중국적자라고 공격받기도 했다. 아내 에이미 룰은 94년 이매뉴얼과 결혼 직전 유대교로 개종했다.

이매뉴얼은 89년 일리노이주 민주당 상원의원 폴 사이먼의 선거 참모로 일하면서 정계에 발을 들였다. 그는 정치 후원금 모금에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물론 그와 가까운 유대 부호들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은 바 크다. 그래서 민주당 유력 정치인의 스카우트 대상이 됐다. 92년 클린턴 대선 후보 캠프에서 재정담당을 맡았다. 정치헌금 모금 외에도 유대계 언론매체의 도움을 받아 클린턴의 여성 추문과 월남전 병역기피 등의 선거판 악재를 진화하는 데도 수완을 보였다.

93~95년 대통령 수석정책보좌관을 지냈다. 이후 한동안 유대계 투자은행에 근무하면서 재력을 키웠다. 2002년 일리노이주 민주당 하원의원에 당선돼 내리 4선을 연임했다. 당시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인 오바마와도 가깝게 지냈다. 2008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전 땐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했다. 그러다 오바마가 후보로 확정되자 오바마 시카고 사단에 합류해 선거대책반을 총괄했다. 오바마 당선 후 2008~2009년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다. 2009년 뉴욕타임스지는 이매뉴얼을 “역사상 가장 막강한 힘을 가진 비서실장”이라고 평했다. 2009년 사임하고 시카고 시장선거전에 뛰어들어 2011년 2월 시장에 당선됐다. 그리고 오바마의 재선 캠프인 시카고사단 ‘어게인 2012’의 좌장 격으로 선거전략을 기획했다.

총기규제 역설하고 對이라크전 옹호
저돌적이고 직선적 성격으로 이매뉴얼은 주변 사람들과 자주 충돌해 ‘람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가 연설 전문가로 알려졌지만 정작 말투는 매우 거칠어 심심치 않게 구설에도 오른다. 다만 이매뉴얼이 순발력 있는 유머 감각의 소유자이며 효율적 업무 추진엔 최고 수준이란 점에 대해 모두의 견해가 일치한다. 그는 민주당 우파에 속하지만 낙태·동성 결혼 등의 문제에 대해 개방적 입장을 보인다. 대다수 의회 인사가 총포 협회의 로비를 의식해 총기 소지의 문제점을 제기하지 않지만 그는 강력한 총기 규제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많은 미국 유대인들과 같이 전임 부시 대통령이 벌인 대이라크 전쟁을 적극 지지했다.

혹자는 이매뉴얼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미국 최초의 유색인 대통령인 오바마는 취임 초 전임자들과 달리 이스라엘이나 유대 로비와 다소 거리를 두려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매뉴얼, 액설로드, 플루프, 제이콥 루(비서실장), 모나 서트펜(전 비서실 차장, 흑인계 유대인)과 같은 유대인 보좌진이 선거팀 또는 행정부 내에서 오바마를 도우며 대통령이 미국의 전통적 친이스라엘 정책을 벗어나지 않도록 견제하는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다. 결과만 놓고 보면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또 이것은 미국에 어떤 대통령이 들어와도 요지부동인 미국 내 유대 권력의 실체를 반증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전임 조지 W 부시 8년 재임기간 중엔 유대계 네오콘들이 외교·국방 정책을 좌지우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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