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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며낸 이야기 솎아내도 여전히 흥미진진 삼국지

저자: 김경한/출판사: 동랑커뮤니케이션즈/가격: 전 12권 18만원
김경한(54) 서울 마포구 부구청장이 정사(正史)에 기반한 12권짜리 『삼국지』를 출간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나온 일성은 “어떻게?”였다. 서울시 공무원이 어떻게 전집을 냈으며, 그 책은 기존 삼국지와 어떻게 다를까 하는 두 가지 의구심이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삼국지 매니어였습니다. 나도 삼국지에 나오는 영웅들처럼 청운의 뜻을 펼쳐보리라 하고 생각했죠. 그런데 자꾸 읽다 보니 아귀가 안 맞는 부분이 많았어요. 물론 삼국지연의가 야사에 바탕한 책이긴 했지만. 미국 버클리대 연수 시절 도서관에서 정사로 꼽히는 진(晉)나라 진수(陳壽)의 『삼국지』를 읽고 지금까지 읽은 책에 오류가 적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는 10만 자에 달하는 진수의 삼국지에 이어 역시 10만 자에 달하는 배송지(裵松之)의 주석본도 꼼꼼히 읽었다. 유송(劉宋)의 문제(文帝)는 배송지에게 진수의 삼국지에 주석을 달라고 명을 내렸는데, 배송지는 진수가 미처 참고하지 못한 자료까지 인용해 충실하게 보충했다. 또 범엽의 『후한서』, 사마광의 『자치통감』등 다양한 역사서까지 읽어낸 그는 2년 전 국내에서 연수를 받게 된 것을 계기로 남는 시간과 주말을 이용해 집필을 시작해 블로그를 두툼하게 메워갔다.

“삼국지연의는 역사적 정통론, 대의명분론 등 이상주의적 입장이 가장 두드러진 책입니다. 하지만 촉한정통론에 입각한 지나친 명분론, 과도한 흑백논리, 오도된 영웅주의, 객관적 사실에 대한 왜곡·폄하 경향이 두드러지죠. 옛 어른들이 삼국지를 두고 칠실삼허(七實三虛)라며 거리를 두라고 하신 말이 일리가 있으셨던 겁니다.”

그는 기존의 삼국지가 너무 재미를 추구하다 보니 지어낸 이야기가 많다고 지적한다. 조조군에 잡힌 초선의 미모에 유비, 관우, 장비가 모두 반하자 결국 관우가 초선을 달밤에 울며 베었다는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이 이야기는 원래 원나라 잡극 극본에 있던 것인데 너무 황당해 나중에 판본에서는 삭제된 내용이라는 것.
장비와 관우가 망탕산에서 만나는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망탕산은 수호지에 나오는 도적들의 산채일 뿐 진수의 삼국지에는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다고.
유비가 죽은 관우를 위해 즉시 복수전을 펼치는 것은 시간을 왜곡한 사례다. 실제로 유비가 관우의 보복을 구실로 오나라 정벌에 나서는 것은 관우가 죽은 지 2년이나 지나서 황제의 자리에 오른 뒤다. 게다가 관우가 쓰던 언월도는 송나라 때 처음 나타난 병기고, 걸핏하면 터지는 폭죽이나 화염도 화약의 사용이 일반화된 원대 이후의 모습이라는 설명이다.

“처음에는 너무 딱딱해질까 봐 삼국지연의를 참고하겠다고 생각했지만, 웬만한 이야기는 배송지본에 다 있었어요. 정사만으로도 흥미진진하게 꾸몄다고 자부합니다.”

김 부구청장은 “삼국지는 인간관계, 특히 권력관계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경우의 수가 들어 있는 책”이라며 “이를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시대적 배경과 등장인물, 즉 황제와 환관과 외척, 사족계급, 소년건달, 군벌, 백성들의 당시 모습이 실제로 어땠는지 염두에 두고 읽는다면 훨씬 배울 것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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