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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아래 환경 쾌적 … 집값 싸 강남서 이사 땐 차액 ‘쏠쏠’

서울 강남권 아파트 값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강남권 주택시장에 새로운 풍속도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더 이상 돈이 많이 드는 ‘강남 살이’를 굳이 고집하지 않는 주택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은퇴 후 살기 좋은 은평뉴타운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권 아파트 값은 2008년 7월 이후 올 10월 말까지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국민은행 통계를 보면 특히 강남구의 경우 이 기간 아파트 값이 6.7%나 떨어졌다. 하지만 강남은 여전히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비싸다. 강남구의 전용면적 85㎡(30평형)짜리 아파트 값은 평균 9억원 선. 서울 평균(5억2000만원)의 배, 경기도 평균(2억9000만원)보다는 세 배 정도 비싼 가격이다. 게다가 주거환경만 놓고 봐도 강남이 서울 외곽이나 경기도보다 낫다고 볼 수 없다. 요즘 강남의 비싼 집값을 피해 도심 접근성이 좋고, 집값이 싼 용인·광주·양주 등 서울 근교지역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그런데 강남권 은퇴자나 예정자의 입장에서 보면 용인·광주·양주 등은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무엇보다 생활 근거지가 있는 서울 강남권을 오가기 불편하고, 대부분 ‘나홀로’ 아파트라서 단지내 편의시설도 강남보다 부족한 경우가 많다.



강남지역 주민에게 은퇴 후 새 삶의 터전으로 주목받고 있는 은평뉴타운. 수려한 풍광과 맑은 공기, 잘 갖춰진 산책로 등 웰빙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최근 경기도 대신 은퇴자나 은퇴 예정자에게 관심을 끄는 곳이 서울 진관동 은평뉴타운이다. 서울 도심 생활권이면서 주거환경이 용인·광주보다 쾌적하고 북한산 전망이 병풍처럼 펼쳐진 데다 집값까지 싸기 때문이다. 신도시이다 보니 조경이나 산책길, 운동시설, 지하주차장 등이 잘 갖춰져 있다.



이런 장점이 알려지면서 요즘 은평뉴타운을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삼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은평구에 따르면 진관동 전체 주민 4만6424명 중 대개 민간업체 정년퇴직 나이인 55세 이상이 33.3%인 1만5422명이다. 이는 서울 평균(21.8%)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특히 은퇴한 지 얼마 되지 않는 55~65세가 전체 주민의 14.2%로 서울시(11.6%)보다 높은 편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강남 등 서울 도심권에서 이사 온 사람들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진관동주민센터 관계자는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한 2010년 이후 서울 강남 등지에서 은퇴자들이 모여들었다”며 “장년층 부부만 사는 집이 많다 보니 평일보다 자녀가 방문하는 주말이 더 북적댄다”고 전했다.



대기업 계열사에 다니던 서종환(58) 씨는 2009년 막내아들이 결혼해 분가한 뒤 2010년 은평뉴타운 마고정마을 S아파트 134㎡(분양가 6억8207만원)로 이사를 했다. 그는 오래 전부터 답답한 강남 아파트(165㎡, 16억9000만원)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자녀 교육 문제로 섣불리 집을 옮길 수 없었다. 그러던 차에 막내아들의 결혼과 분가는 평소 꿈을 실천에 옮기는 계기가 됐다. 그는 강남 아파트를 팔고 은평뉴타운 아파트를 구입한 뒤 남는 차액 10억원은 노후 자금으로 활용할 생각이다.



서씨는 “은퇴 뒤 공기 맑고 조용한 전원주택에서 살고 싶었지만 아내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면서 “대신 서울 도심을 오가기 쉽고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진 은평뉴타운으로 이사하는 것으로 아내와 타협을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랜 도심 생활로 건강이 나빠져 집을 옮긴 사람도 있다. 은평뉴타운 우물골 두산위브 5단지에 사는 윤모씨는 압구정동의 아파트에 20년 이상 거주한 사실상 ‘강남 토박이’다. 60대 후반에 접어들었지만 노후걱정은 없었다. 두 자녀는 모두 분가시켰고, 부동산에서 나오는 임대소득도 월 400만원이 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2008년 폐암 수술을 받았다. 수술 2년 뒤인 2010년 윤 씨는 은평뉴타운으로 집을 옮겼다. 윤 씨는 “입주 1년 만에 두통, 불면증이 사라져 신기했다”고 말했다.



물론 은평뉴타운에 장년층만 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자녀의 아토피 때문에 은평뉴타운으로 이사온 40대도 있다. 아토피 피부염이 심한 아이를 위해 귀농까지 고민했던 박인하(43) 씨가 은평뉴타운의 한 아파트를 분양받은 것은 초등학교 동창생의 경험담이 계기가 됐다. 박 씨는 우연히 만난 이 동창생으로부터 “서울 외곽의 한 아파트로 이사한 뒤 아이의 아토피 증세가 호전됐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서울 송파의 한 아파트에 살던 박 씨의 아이 역시 아토피를 심하게 앓고 있었다.



박 씨는 “아토피로 밤마다 고통스러워하는 아이를 지켜보며 마음고생이 심했다”면서 “이사 뒤 그나마 증세가 완화돼 걱정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은평뉴타운이 주거지로 인기가 높은 것은 무엇보다 주거환경이 쾌적하기 때문이다. 은평뉴타운은 단지에서 걸어서 등산이 가능할 정도로 북한산이 가깝다. 평일에도 등산복 차림의 입주민과 자주 마주친다.



그동안 최대 단점으로 꼽히던 ‘교통 불편’도 조만간 해결될 전망이다. 은평뉴타운은 그동안 주거환경은 쾌적하지만 접근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분양을 시작한 지 5년이 넘도록 미분양이 남아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은평뉴타운은 전체 9074가구 가운데 618가구(6.8%)가 미분양 상태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미분양 해소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박 시장은 지난 7일 기자설명회를 열고 은평뉴타운 미분양 해소를 위해 최대 2억원 할인혜택과 더불어 “신분당선을 용산과 은평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렇게 되면 교통여건이 좋아져 은평뉴타운을 찾는 사람이 더 늘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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