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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체육교육 통해 인성·협동심 키우니 학교폭력 ‘뚝’

2009년 9.4%, 2010년 11.8%, 2011년 18.3% …. 올해 초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 실시한 학교폭력 실태조사 피해율 결과다.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도 2009년 32.8%에서 2010년과 2011년엔 각각 38.1%와 41.7%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학교폭력은 더 이상 학생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문화·예술·체육수업으로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힘쓰며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학교가 있다. 송파구에 있는 송파중학교가 그 주인공이다.



[학교 탐방] 송파중학교

송파중학교 도서실에서 열린 ‘저자와의 만남’ 행사에서 문정희(65·가운데) 시인과 학생들이 언어 사용의 중요성과 독서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있다.


13일 오후 3시 송파중 도서실. 70여 명의 학생과 30여 명의 학부모들이 모여 있다. 문화 교육의 하나로 학교가 마련한 ‘저자와의 만남’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다. 이날은 시인 문정희 씨가 초청돼 ‘인간관계’와 ‘대화법’ 등에 대한 얘기를 들려줬다. 문씨는 국어교과서에 수록된 ‘찔레’와 ‘꽃 한 송이’ 등을 지은 시인이다.



‘저자와의 만남’으로 진로·독서교육까지



“사람이 평생을 살면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게 뭘까요?” 그가 참가자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여기저기서 “물” “공기” “돈” 등의 답이 나왔다. 문씨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어나갔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언어’입니다. 말 한마디로 부부관계가 깨지고, 친구 사이가 멀어지기도 하죠. 한 번 내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기 때문에 항상 신중해야 합니다.”



그는 언어를 배우고 익힐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독서’를 꼽았다. “우리는 1~2만원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고, 반기문 UN사무총장의 생각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도 배울 수 있어요. 이보다 더 저렴하고 실용적인 공부가 있을까요?” 문씨의 말에 청중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녀와 함께 이번 행사에 참여한 윤혜신(46·가락동)씨는 “자녀에게 한마디를 해도 말하기 전에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송파중은 지난해부터 일 년에 두 차례 ‘저자와의 만남’을 진행하고 있다. 이 시간은 진로·문화·독서교육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기회다. 지난해에는 정호승 시인과 이철환 작가, 올해 7월에는 오채 동화작가가 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에게 독서의 중요성과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 등을 전달했다. 한경문 교감은 “강의를 듣고 ‘독서모임’에 참여하는 학생과 ‘작가가 되고 싶다’는 아이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댄스경연대회, 토요스포츠 클럽 진행



송파중이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위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예술·체육 분야다.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행사를 기획·진행한다. 동아리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리더십을 키우고, 배려심을 배울 수도 있다. 관혁악반 정기연주회, 락밴드반 운영, 3학년 댄스경연대회, 등굣길 클래식 음악듣기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교내구기대회와 교내육상대회, 송파컵 축구·배구대회, 토요스포츠 클럽 등을 통해선 기초체력을 기르고 다른 사람과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는 방법을 배운다. 3학년 이한결·송관섭(15)군은 “스포츠 클럽에 참여하면서 친구들과의 협동심을 기르고,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입을 모았다. “축구경기는 혼자서 하는 게 아니잖아요. 11명이 똘똘 뭉쳐야 상대편의 골대에 공을 넣을 수 있죠. 모든 학생들이 하나가 돼 머리를 맞대고 힘든 상황을 헤쳐 나가면서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런 활동은 실제로 효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4건 발생했던 학교폭력징계 발생건수는 올해 11월 현재 1건으로 줄었다. 한 교감은 “내년에는 ‘학교폭력 제로’를 목표로 학생들이 바른 인성을 기를 수 있도록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교사 15명 모여 소통·상담 기술 교류



문화·예술·체육 교육이 학생들이 중심이 된 활동이라면 ‘성사모’는 교사들의 학습동아리다. ‘성장하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지혜로운 교사들의 모임’이라는 의미를 담은 성사모의 회원 수는 15명. 그들은 2주에 한 번씩 모여 공부를 한다. 학생 상담기법을 의논할 때도 있고, 전문가를 초빙해 인성교육에 대한 강의를 듣기도 한다.



  회장직을 맡고 있는 이지영 교사는 ‘교사들이 먼저 바뀌어야 아이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의기투합했다”고 동아리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다른 반 담임 교사와 학생 소통비결에 대한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어요. 방법은 다르지만 각자의 노하우가 있더군요.” 그는 교사 개개인이 가진 노하우를 합하면 학생들과의 눈높이를 좀 더 쉽게 맞출 수 있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연구를 거듭한 교사들은 ‘왕따게임’을 활용해 학생지도에 큰 효과를 봤다. 학기 초 학급 학생들을 몇 개의 모둠으로 나눈 뒤, 모둠별로 한 학생씩 돌아가며 5분 동안 왕따가 된 기분을 느껴보게 하고, 그 느낌을 써보는 방식이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입장이 돼 보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학교폭력을 줄여나갈 수 있다. 이 교사는 “이런 활동을 통해 학생들 간의 친밀도가 향상되는 것은 물론, 교사에 대한 신뢰도 높아졌다”며 “성사모 활동을 시작한 뒤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 담임교사에게 말하겠다’는 학생 비율이 30%나 증가했다”고 말했다. 



글=전민희 기자

사진=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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