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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예술품] 역삼동 I-Tower ‘미디어 오벨리스크

역삼동 I-Tower 앞에 설치된 ‘미디어 오벨리스크’가 테헤란로의 밤거리를 환하게 비추고 있다. 김경록 기자
선릉역 4번 출구 에스컬레이터를 오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신비로운 모습의 조형물이 있다. 우뚝 솟은 사각의 기둥을 기하학적으로 둘러싼 150개의 LED(발광다이오드) 화면이 빛의 나무를 연상케 한다. 각각의 LED 화면에는 수백 개의 혼합된 색들이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는다.



예술에 미디어 조각 개념 도입
낮과 밤 느낌 달라 야누스 연상

이 작품은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I-Tower 주출입구 앞 광장에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는 ‘미디어 오벨리스크’다. 인공적으로 조성된 테헤란로의 거대한 수직 구조와도 절묘하게 어울리는 풍경이다.



2010년 9월 설치된 이 조형물은 경북대학교 미술학과 류재하(52) 교수의 작품이다. 그는 2010년 G20 서울 정상회의 때 ‘미디어 첨성대’를 제작한 유명 작가다. 최근에는 덕수궁 전각과 후원에 현대미술 작품을 설치하는 ‘덕수궁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가 만든 오벨리스크는 원래 방첨탑(方尖塔)이라고도 불리는 하나의 거대한 사각 조형물이다. 이집트의 오래된 신전에서 볼 수 있는 상징적인 형태다. 시대, 혹은 국가의 번영과 풍요를 의미하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로 이후에도 전 세계로 전승된 건축 양식이다. 류 교수가 처음 작품의 이름을 고민할 때 오벨리스크라는 단어를 채용한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의 중심부인 강남, 그 중심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테헤란로의 랜드마크 역할을 미디어 오벨리스크가 담당했으면 하는 소망이 담겨 있다”고 류 교수는 설명했다.



21세기에 들어서며 재해석된 이 오벨리스크는 스테인레스와 노출콘크리트, 풀 컬러 LED 모듈로 구성됐다. 약 10m 높이의 콘크리트 기둥에 크고 작은 큐브 형태의 LED 전광판 150개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멀리서 바라보면 ‘흘러내린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기둥이 매우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형태를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4면에 설치된 LED에서 끊임없이 뿜어져 나오는 빛의 영상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낮에는 구조적 형태만으로도 신비로운 느낌을 주고, 밤에는 영상을 통해 매혹을 느끼게 한다.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는 야누스를 연상시키는 형태다.



무엇보다 각각의 LED 전광판 하나 하나는 별개의 작품으로도 볼 수 있다. 각각의 전광판에 다른 색, 다른 영상이 비춰지는가 하면 전체의 전광판이 한 영상을 표현하기도 한다. 작품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스크린이 될 수도 있고 150개의 작은 스크린이 될 수도 있는 셈이다.



이처럼 다중적 이미지로 연결되는 연결성은 콘크리트라는 아날로그한 재료와 LED라는 디지털한 미디어 영상을 연결하고 있는 구조적 상징과도 통한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본 조각이라는 형태와 현대의 시각을 나타내는 영상 매체의 아름다운 결합이다. 류 교수는 “미디어 오벨리스크는 예술 분야에서 미디어 조각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작품이다”며 “재료 자체가 금속 혹은 석재로만 이뤄진 조형물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특히 이 작품이 추구하고 있는 것은 신비로움과 초자연성이다. 지하철역을 올라온 강남의 사람들이 처음 접하는 이 작품은 태고적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도 LED에서 나오는 영상은 태고적 원시성의 기하학적 문양과 도형들을 조합해 패러디한 추상적인 이미지 투성이다. 영상이 의미하고자 하는 것이 무언인지를 한 번쯤 생각하게 만드는 느낌이다.



김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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