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현장에서] 졸속·부실 단일화 협상, 국민 알 권리도 뒷전

김경진
정치부문 기자
[특집] '18대 대통령 선거' 바로가기 ▶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방송기자클럽 토론이 있던 20일 오전 11시 여의도 63빌딩. 1시간에 걸친 토론이 끝난 현장에서 문 후보의 신경민 미디어단장을 만났다.



 정오가 지난 시각이었지만 신 단장은 “두 후보 간 TV토론을 21일 몇 시에 할지 방송사와 아직 조율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결국 오후 3시가 넘어서야 신 단장은 “오후 10시 KBS를 통해서만 생중계된다”고 발표했다. 어느 방송사에서 TV토론을 중계할지, 방송시간은 몇 시인지, 토론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사회자는 누구인지가 TV토론 하루 전 오전까지도 결정되지 않았다. 단일화 협상이 얼마나 졸속으로 진행되는지 짐작이 가능한 사례다.



 19일부터 재개된 단일화 룰 협상 자체가 그렇다. 두 후보는 후보등록일(25~26일)까지 한 사람이 사퇴하고, 다른 한 사람을 밀어주는 데 합의했었다. 앞으로 5~6일 안에 TV토론과 여론조사 등을 모두 해치워야 하는 상황이다. 시간이 절대적으로 모자란다.



 문 후보는 최근 단일화 방식을 안 후보 측에 맡기겠다면서 “늦어도 24일엔 단일후보가 결정돼야 하고 가장 기초적인 방식인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화를 한다고 하더라도 방법이 20일까진 합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론조사가 실행됐을 때 오류나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를 보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에서였다.



 그런 문 후보의 일정대로라면 벌써 나왔어야 할 여론조사 방식은 20일에도 결정되지 않았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두 후보 진영은 ‘여론조사’로 단일화를 정하느냐, ‘여론조사+공론조사’로 하느냐를 놓고 거칠게 대립했다. 국민들 앞에서 단일화를 위한 TV토론을 한다면서 어떤 방식으로 단일화를 할 것인지조차 아직 정하지 못한 것이다.



 이대로라면 두 후보가 TV토론에 나와 “단일화 여론조사는 경쟁력을 조사해야 한다”느니, “경쟁력 조사는 안 된다. 야권 단일후보로 누가 적합한지를 물어야 한다”느니 하고 설전을 벌여야 할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으면 단일화 방식 결정은 TV토론 이후로 미루거나, TV토론장에 나오기 전에 두 후보가 방문을 걸어잠그고 룰 협상을 담판짓는 수밖에는 방법이 없다. 단일화 룰 협상팀은 장소가 어딘지, 언제부터 협상을 시작해서 언제 끝나는 건지, 당 핵심 관계자들조차 알지 못한다. 여권에서 ‘밀실 흥정’ ‘야합’이라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이를 ‘아름다운 단일화’라고 주장하기엔 아무래도 명분이 달려 보인다.



 이제 대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후보 등록일까진 21일을 기준으로 꼭 닷새가 남았다. 그런데 정작 국민들은 누가 야권 단일후보가 될 것인지는커녕 당장 언제 집으로 전화가 걸려 올 건지, 걸려온다면 어떤 질문을 받게 될지도 모르고 있다. 이런 ‘깜깜이 선거’는 전례가 없다.



 21일 단일화 룰 협상이 진통 끝에 타결되더라도 문·안 후보 측은 수일 내로 단일 후보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렇게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 탄생된 단일 후보를 어떻게 봐야 할까. 문재인 캠프 관계자는 룰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는 소식에 “대통령은 하늘이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양 캠프는 자신의 후보가 ‘로또’를 맞기만 바라고 있는 건지 모른다. “야권 단일 후보는 국민이 만들어 주는 것”이라던 목소리는 다 어디로 사라졌을까.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