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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믿을’ 자동차 연비 … 정부가 따로 검증한다

앞으론 소비자들이 ‘공인 연비’를 믿고 자동차를 살 수 있을까. “연비가 실제보다 과장됐다”는 소비자의 잇따른 불만에 정부가 움직였다. 내년 하반기부터 지금보다 훨씬 강화된 ‘연비 관리 제도’를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단초는 현대·기아차가 제공했다. 이달 초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미국에서 파는 현대·기아차 13개 차종의 연비가 과장됐다”고 밝힌 뒤 국내에도 후폭풍이 밀려왔다. YMCA 자동차안전센터는 “국내에서도 연비가 과장 표기된 게 아니냐”며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현대·기아차 연비 조사를 요청했다.



내년 하반기부터 연비관리 강화
‘싼타페 2.2 디젤’ L당 16.1㎞
사후 검사선 15.4㎞ … 4.4%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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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현대·기아·르노삼성·한국GM·쌍용 등 5개사는 ‘자체 시설’을 통해 연비를 측정한 뒤 에너지관리공단에 신고한다. 원래 정부는 자동차부품연구원·석유관리원 등 ‘공인시험기관’을 통해 연비를 측정케 했다. 그러나 2010년부터 규제 완화를 명분으로 ‘자체 측정’과 ‘시험기관 검사’ 중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수입차의 경우 BMW·도요타·볼보 등이 공인 기관을 활용하고, 벤츠·혼다 등은 직접 연비를 측정한다.



 규제는 풀었지만 ‘검증 시스템’은 빈약했다. 양산차가 생산된 뒤 사후에 연비를 검증하는 장치가 있었지만 검증 모델이 전체 740개 중 25개(3.3%, 2011년 기준)에 그쳐 유명무실했다. 소비자 불만도 누적됐다. 운전 경력 15년의 회사원 김승종(42)씨는 “평소 급가속·급제동 등을 안 하는데도 연비가 표시보다 적게 나와 속은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이날 지경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 싼타페 2.2 디젤의 경우 도심 주행에서 연비는 L당 16.1㎞였지만 사후 검사에선 15.4㎞로 측정돼 4.4%가량 낮았다. 수입차 역시 베스트셀러인 BMW 528i의 경우 표시된 연비보다 4% 정도 낮았다. (표 참조)





 이로 인해 침해되는 소비자 권익을 강화하겠다며 지경부가 이날 ‘자동차 연비 관리’ 제도 개선안을 내놓았다. 먼저 자동차회사가 ‘자체 측정’한 연비를 내년 하반기부터 제3의 전문가들이 따로 검증키로 했다. 또 현재 실시 중인 ‘사후 연비 검증’ 대상을 전체 차량의 3%대 수준에서 최대 10%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동안 법 규정이 없어 공개하지 못했던 검증 결과는 ‘소비자 알 권리’를 위해 법 개정을 통해 알리기로 했다. 송유종 지경부 에너지절약추진단장은 “그동안 연비 제도를 시행하면서 여러 미비점이 나타난 만큼 이를 보완해 소비자 권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는 그동안 사후에 검사한 연비가 표시된 연비보다 5% 이상 낮으면 과태료 500만원을 물렸는데, 이 기준도 3%로 강화키로 했다.



 정부의 강수에 업계는 당황한 기색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오늘 정부가 발표한 방안에 맞춰 연비 측정과 관리를 기존보다 더 엄격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특히 연비 도출에 영향을 미치는 공기저항 값 등을 더 꼼꼼하게 적용해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 연비와 실제 연비 간의 차이를 지금보다 더 줄여갈 계획이다. 한국GM측은 “연비 관리 강화에 따라 향후 업체별로 경제성 마케팅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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