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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오너십 있는 한국 일본과 다른 길 간다

기타노 하지메 JP모건증권 수석 일본 투자전략가는 20일 “한국은 일본과 같은 길을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JP모건증권]


“지금 일본이 한국의 미래 모습은 아니다.”

기타노 하지메 JP모건증권 수석 투자전략가
“고령화가 불황원인 아니다
일본 15년째 제로금리에도 기업들 투자 안 하니 침체
한국 기업은 이익 줄어도 오너가 과감하게 투자 가능”



 JP모건증권 수석 일본 투자전략가인 기타노 하지메(北野一·52 )의 주장이다. 지난해 초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기타노의 보고서를 인용해 “한국은 ‘잃어버린 10년(Lost decade)’에 접어들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



잃어버린 10년은 1990년대 초 일본 경제의 거품 붕괴 후에 이어진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의 불황을 말한다. 2000년대 중반부터 반등하는가 싶었던 일본 경제의 침체가 최근까지 이어지면서 ‘잃어버린 20년’으로 바꿔 부르기도 한다.



그는 “한국이 일본과 같은 잘못을 저지른다면 ‘잃어버린 10년’을 맞을 수 있지만 그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20일 투자자 설명회를 위해 방한한 그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만났다.



 -한국이 일본과 비슷한 길을 갈까.



 “그러지는 않을 것 같다. 먼저 ‘일본화(Japanication)’에 대해 생각해 보자. 일본이 왜 일본화되었을까. 일본이 소위 ‘잃어버린 10년’ 동안 어떻게 대처했는지 따져봐야 한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는 일본 경제의 약점이다. 만약 잃어버린 10년이 온전히 이것 때문이라면 한국도 일본화할 것이다. 그런데 아니다. 잃어버린 10년의 원인은 따로 있다.”



 -그게 무엇인가.



 “일본은행(BOJ)은 거의 15년째 제로 금리 정책을 펴고 있다. 금리만 보면 투자에 들어가는 비용이 매우 싸다. 그러나 투자할 때는 금리에 더해 자기자본비용(cost of equity)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건 자기자본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최소한으로 요구되는 수익률이다. 이 비용 이상으로 수익을 올리지 못하면 자기자본의 가치는 감소한다. 일본에서는 금리는 낮은데 자기자본비용이 높다. 15년째 제로 금리인데도 기업이 투자를 안 하는 이유다.”



 -한국은 일본과 상황이 다르다고 했는데.



 “일본에선 90년 이전까지 자기자본을 가지고 얼마의 이익을 달성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80년대 버블 때 일본 기업은 순환출자, 곧 서로의 지분을 교환해 덩치를 불렸다. 내 자본의 이익률을 높여봐야 상대 기업에만 좋은 일을 하는 셈이 된 거다. 그렇게 가치는 생각하지 않고 덩치만 불리다 보니 주가에 버블이 생겼다. 버블이 꺼지면서는 반대로 다들 이익률만 강조하기 시작했다. 신규 투자를 하면 당장은 이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투자하지 않으면 성장은 불가능하다. 일본 기업이 투자를 안 하니 침체에 빠진 것이다. 한국은 그렇지 않다.”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삼성을 보자. 주인이 있으니 당장은 이익률이 줄어드는 걸 감수하고라도 투자를 과감하게 한다. 일본에서는 그런 투자 결정은 이사회도 통과하지 못할 거다. 삼성은 투자를 계속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일본에서도 잃어버린 20년 동안 가장 크게 성장한 기업 세 곳(일본전산·야마다덴키·니토리)은 모두 오너십(ownership)이 있다.”



 -재벌 구조에 긍정적인 건가.



 “무조건 재벌을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장점과 단점이 모두 있다. 양극화의 문제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한국에서도 재벌에 대한 반감이 많은 것으로 안다. 그러나 그렇다고 주주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로 가는 게 한국 경제에 좋은 일인지는 생각해 봐야 한다.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는 의사결정은 강력한 오너십이 있을 때 가능하다.”





기타노 하지메(北野一) 일본 오사카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82년 미쓰비시은행에서 채권 딜러와 외환 애널리스트 등의 업무를 맡았다. 1997~2005년 미쓰비시UFJ증권에서 수석 주식투자전략가를 역임했다. 2006년 JP모건증권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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