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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집권 2기 오바마, 북핵 밀어붙일까

[일러스트=박용석 기자]


빅터 차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 밋 롬니 공화당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확보한 선거인단 숫자에서 332대 206의 압승이었다. 이제 미국의 관심은 오바마가 승리의 여세를 몰아 재정 문제 해결에서 반대파의 공세를 누를 수 있을지로 옮아가고 있다.



 궁금한 건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정책이다. 집권 2기에는 뭔가 달라질 것인가. 한국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어떻게 바뀔 것인가. 이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해 봤다. 면밀한 관측과 논의, 그리고 경험과 역사를 바탕으로 한 답변이다.



 첫째, 오바마 2기 행정부는 인적 교체를 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본질은 변하지 않더라도 정책 스타일에는 변화가 올 것이다. 행정부의 외교정책은 최고위층의 성격과 개인적인 취향에 상당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 아래에서 1949~53년 국무장관을 맡았던 딘 애치슨은 아시아에 거의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1950년 1월 10일 미국의 태평양 방위선을 알래스카-일본-오키나와-대만-필리핀 선으로 한다고 발표, 북한 공산 집단이 ‘미국이 한국을 태평양 방위권 내에서 제외했다’는 오판을 하게 했다. 이는 북한의 6·25 남침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1982~89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으로 일했던 조지 슐츠는 그와 완전히 반대였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조만간 퇴임할 것이 확실하다. 클린턴은 오바마 1기 행정부에서 가장 유능한 고위 관료였으며 국무부에서의 평가도 좋다. 민간인으로 돌아가면 우선 회고록을 쓰겠지만 2016년 대통령 선거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크다.



 클린턴이 국무부를 떠나면 워싱턴에서 이른바 ‘힐러리 사람들’로 불리던 정무직 공직자들도 대거 물러날 것이다. 2009년 집권한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전에서 경쟁했던 클린턴을 자신의 각료로 영입하면서 그 캠프의 인물들에게 국무부를 사실상 내줬다. 하지만 클린턴의 퇴임은 커트 캠벨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비롯해 수많은 자기 사람도 함께 국무부를 떠나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주 클린턴 장관의 후임으로 수전 라이스가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라이스는 맹렬 외교관으로 오바마 1기 행정부에서 유엔주재 대사를 맡아왔다. 오바마의 최측근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력을 보면 아시아는 라이스의 관심지역이 아니었다(아프리카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클린턴은 아시아에 대해 개인적으로 상당한 관심을 보여 왔다. 사실 그는 오바마가 2년 전 아시아 우선정책을 펴겠다고 발표하기도 전부터 아시아를 최우선에 둔 활동을 펼쳐 왔다. 2009년 2월 장관직을 맡은 뒤 첫 해외 방문지로 아시아를 선택했다. 미 국무장관이 취임 후 첫 해외출장을 아시아로 떠난 것은 클린턴이 거의 50년 만이다.



 둘째, 오바마 대통령 자신이 아시아에 빠져 있다면 인적 교체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적어도 당선 직후 오바마가 보여준 바에 따르면 아시아 우선정책은 새 임기 중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안보보좌관인 톰 도닐런은 지난주 워싱턴에 있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연설하면서 아시아 우선정책은 오바마 외교정책의 유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는 재선 뒤 첫 해외 방문지로 1년 전 개혁·개방이 시작된 미얀마를 골랐다. 오바마가 재정 등 국내정치 문제가 산적한 상황에서도 캄보디아에서 열린 동아시아 정상회의에 참석한 것은 그가 아시아에 얼마나 신경 쓰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셋째, 두 번째 임기에 들어선 대통령은 정책 결정에서 훨씬 더 대통령다워진다. 이는 타협을 중시하고 민주당과 공화당 간의 초당적인 제휴를 강화한다는 걸 의미한다. 오바마는 첫 임기 때 큰 정책 이슈를 자신이 주도하지 않고 민주당의 전통적 가치를 고수하려는 측에 맡겼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재선을 걱정하지 않게 된 둘째 임기에선 이런 일이 줄어들 것이다. 그중 하나가 무역 문제다. 첫 임기 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의회 비준을 받아냈던 오바마는 둘째 임기 중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체결을 위해 비상한 노력을 펼치게 될 것이다. 한국의 TPP 동참을 이끌어 내기 위해 특히 신경을 쓸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TPP에서 아주 중요한 국가이기 때문이다. 전략적으로 봐서 한국이 TPP에 들어오면 일본은 물론 중국도 이를 심각하게 고려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두 번째 임기의 대통령은 지난 임기의 경험에서 배우게 된다. 오바마는 각각 2009년과 2012년 초 북한과 관련해 두 차례 관계 개선을 시도하면서 쓰라린 경험을 했다. 평양은 각각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미국에 대응했다. 그 이후 미국은 북한에 신중하게 대처해 왔으며 관계 변화 시도에 별다른 열정을 보여주지 않았다.



 이제 12월에 치러질 한국의 대선이 와일드카드가 되고 있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대통령은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시도할 것이며 현재 각 대선후보는 선거운동을 펼치면서 여러 가지 대북 제안을 내놓고 있다. 만일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가시적인 행동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이를 요구하고 있는 미국과 한국의 새 대통령 사이에는 의견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한·미동맹은 한때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제 역동적이고 화기애애한 관계를 복원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지난 4년 동안 익숙했던 이런 상황과는 또 다른 미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빅터 차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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