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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 시장 공략 나선 협동조합 형태 ‘카페 50’

지난 15일 오후 10시 서울 서초동에 있는 협동조합 카페 ‘카페50’의 풍경.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많은 회원이 모여 이야기꽃을 피웠다.




“틀 에 박힌 카페는 가라” 주인 34명 뭉쳐 개성 톡톡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 건너편에 있는 ‘카페50’. 이곳에 가면 보통 카페에서는 보기 드문 풍경이 펼쳐진다. 적게는 5명, 많게는 11명이 한 테이블에 무리 지어 앉아있는데다 사람들의 대화가 이 테이블에서 저 테이블로 탁구공처럼 오간다. 메뉴에 없는 초콜릿을 공짜로 먹을 수 있고 운이 좋으면 보쌈 같은 특별한 요리도 맛본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카페의 주인이 34명이라는 것이다.



귀농 준비하던 사람들끼리 카페 차려



길을 걷다 보면 발에 차이는 게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인 요즘, 강남 한복판에 자리 잡은 카페50의 모습이 낯설다. 귀농을 준비하던 사람들이 모여 지난 5월 문을 열었다. ‘50명이 100만원씩 출자’를 목표로 만들어진 협동조합형 카페다. 단순한 모양의 테이블들, 군데군데 허술한 인테리어는 ‘강남스타일’과 동떨어져 보인다. 전문 인테리어회사에 맡기지 않고 출자자들끼리 십시일반으로 카페를 꾸몄기 때문이다.



주인을 50명으로 정한 이유는 간단하다. 카페를 차릴 장소를 구하는 데 5000만원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100만원이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돈이지만, 한 사람이 사업자금으로 책임지기에 적당한 금액이라는 데 공감했다. 지금까지 34명이 주인장(이들은 공동 출자자를 모두 ‘주인장’이라고 부른다)으로 모였다. 실제로 1인당 분담금은 100만원을 조금 웃돌았다. 주인장들의 나이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까지. 직업은 예술인·강사·목수·NGO활동가·회사원 등 각양각색이다. 카페를 운영하다 어려운 문제가 생겨도 쉽게 해결할 때가 많다. 출자자 가운데 적어도 한 명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협동조합 카페의 운영 목표는 단순하다. 모든 주인장이 공동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수익을 나눠 갖기도 하지만 적자 역시 함께 감당한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 네댓 곳과 벌이는 경쟁에서 어떻게 살아남느냐가 관건이다. 지금까지 실적은 매월 적자의 연속이다. 하지만 주인장 조정훈(33)씨는 “우리 목적은 수익이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손익분기점이 넘더라도 출자자들은 배당금을 챙기지 않고 모아뒀다가 2호·3호점을 내는 데 쓸 것”이라고 했다. 그 배경에는 다른 조합카페엔 거의 없는 요일별 재능 나눔 프로그램이 있다. 조씨는 “나이 서른을 넘으면 누구나 하나쯤은 재능을 갖게 된다”며 “이를 보다 많은 사람과 나누는 징검다리가 카페”라고 말했다. 매주 화요일 이곳에서 크로키를 가르치는 이정현(32)씨도 제품 디자인 관련 일을 하는 회사원이다. 일상을 보다 재미있게 보내는 방법을 공유하고 싶어 참여를 결심했다.



예고 없이 열리는 심야식당 역시 재능 나눔의 일환이다. 일본만화 『심야식당』의 내용처럼 처음 본 사람과도 거리낌 없이 한 상 나누자는 것이 컨셉트다. 일일 요리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지원받는다. 밤늦은 시간, 외로운 도시남녀가 서로를 알아가고 공통의 주제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카페의 최고 인기 프로그램이 됐다.



‘협동조합스러운’ 수익 모델도 하나씩 만들어가고 있다. 카페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주인장 7명은 현금 대신 카페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대안화폐 ‘콩알’을 받는다. 단골에게는 ‘회원제’를 권하기도 한다. 회비는 월 2만원이며, 회원은 원가에 가까운 값에 메뉴를 즐길 수 있다. 회원제는 카페 운영에 내실을 다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음달부터 ‘협동조합 기본법’이 본격 시행되면 조합카페가 많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비해 카페50은 서초자원봉사센터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 지역사회에 이바지한다는 협동조합의 취지를 살리고 다른 조합카페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다. 서초동 카페시장의 틈새를 개척하고 있는 카페50. 앞으로 이 지역에 어떤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올지 주목된다.



● 카페50

영업시간 월~금요일 오전 11시~오후 11시 (토요일 오후 1~9시, 일요일 휴무)

주소 서울시 서초구 서초3동 1586-5 지하 1층

문의 02-598-8804



<한다혜 기자 blushe@joongang.co.kr/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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