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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받는 아이 29%, 밥 제대로 못 먹고 병나도 방치된다

수도권에 사는 김인수(5·가명)군은 한 살 때부터 엄마(43)의 폭언과 욕설에 시달려 온종일 울어대기만 했다. 보다 못한 이웃이 아동보호기관에 신고했다. 조사 결과 엄마는 심한 산후우울증에다 생활고(월수입 100만~150만원)까지 겹치자 이에 따른 불만을 아이에게 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호기관은 엄마가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자 아이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하지만 3년 후 또다시 학대신고가 들어왔다. 이번엔 부모가 보호기관의 개입을 강하게 거부하는 탓에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슈추적] 경기침체의 그늘 … 학대아동 신고 올 1만 건 넘을 듯
현행법상 부모 강제교육도 못 해 보호기관 개입 거부 땐 방법 없어
교사 등 주변 신고율 33% 그쳐

 올 1~9월 아동보호기관들에 접수된 아동학대 신고는 8282건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7742건)보다 7% 증가했다. 이런 추세로 가면 올해 신고 건수는 지난해(1만146건)보다 훨씬 많을 전망이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장화정 관장은 “경제가 어려우면 아동학대가 느는 경향이 있는데 올해가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아동학대는 저소득층 가정에서 많이 일어난다. 지난해 아동학대 6058건 가운데 기초수급자 가정에서 1483건(24.5%)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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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관장은 “경제가 어려우면 특히 방임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밥을 안 주고 아파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학교도 제대로 보내지 않고 방치하는 행위다. 지난해 아동학대의 29.4%가 방임으로, 학대 유형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지난해까지 전체 아동학대는 증가해도 방임은 줄어왔는데 경기가 악화되면서 방임이 증가할 우려가 커졌다.



 방임 등 아동학대를 줄이려면 조기에 발견해 전문가들이 보호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신고가 중요하다. 현행법상 아이를 가깝게 접하는 교사·의사·학원강사 등은 학대받는 아동을 보면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이들이 신고한 비율은 전체 신고 건수의 32.5%에 지나지 않는다. 2006년(31.2%)과 별 차이가 없다. 일부는 자신이 신고의무자라는 사실을 잘 모르고, 신고했다가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한다. 반면 미국은 57.9%(2008년 기준), 호주 77.8%, 캐나다 68%, 일본은 40%(2006년 기준)에 달한다.



 신고가 적다 보니 인구 1000명당 학대 아동이 수치상으로는 0.65명으로 미국(13명)보다 훨씬 적게 나타난다. 하지만 장 관장은 “한국이 미국보다 아이를 더 사랑하는 나라라면 이 통계가 맞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우리가 처한 상황을 보면 정서적 학대가 미국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미국이 통계상으로 한국보다 학대 아동이 많은 이유를 캘리포니아주에서 찾을 수 있다. 0~17세 인구가 한국보다 25만 명이 적은데도 아동보호기관은 98개(상담원 4721명)나 된다. 이들이 동네 구석구석을 살핀다. 하지만 우리는 45곳(312명)에 불과하다. 또 아이를 부모의 소유물로 여기는 잘못된 사고방식에다 아동학대를 부부싸움 정도로 가볍게 여기는 풍조가 뒤섞여 신고율이 더 떨어진다.



 전문가들은 학대 부모를 잘 교육해 아이가 가정에서 잘 자라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대책이라고 말한다. 그러려면 학대가 발생하는 경우 아이와 부모를 떼내 교육하고 알코올 중독 등을 치료해야만 한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지난해 부모와 격리해 이런 조치를 취한 경우가 25%밖에 안 된다. 현행법에는 이런 강제조치를 취할 근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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