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J Report] 레벨업 되셨습니다 이자 0.5%P 더 획득

최근 NH농협의 ‘내 사랑 독도 채움 사이버정기예금’에 가입한 임모(39)씨는 틈만 나면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린다.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내사랑 독도’ 게임을 하기 위해서다. 바다 낚시로 고기를 잡는 게 나름 ‘손맛’이 있는 데다 고기를 많이 잡을수록 예금이자를 더 받을 수 있다. 임씨는 “레벨을 20까지 올리면 금리를 0.5%포인트 더 받을 수 있어 시작했는데 게임이 제법 중독성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상품도 게임처럼 . 마케팅 새 트렌드
NH 독도 앱, 고기 많이 낚을수록
KB, 가상 농장 키우면 금리 우대
스마트폰 세대 ‘재미+저축’에 호응

 스마트폰·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 사용이 확산하면서 국내에서도 ‘게임화’ 기법을 도입한 금융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게임화’(gamification)란 게임(game)과 화(化·fication)를 합쳐 만든 신조어로 게임에서처럼 재미·경쟁·임무·보상의 요소를 상품 판매에 적용시키는 마케팅 기법을 뜻한다.



 센서가 장착된 운동화를 신고 달리면 달린 거리와 소모 칼로리를 계산해 인터넷으로 전송하는 ‘나이키 플러스’가 대표적 성공 사례다. 센서에 입력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록 경신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고, 미리 정해둔 훈련 목표를 달성하면 웹사이트에서 가상의 트로피를 주기도 한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자신의 기록을 올려 친구들과 경쟁을 하기도 한다. 전 세계 2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나이키 플러스’를 활용해 운동 기록을 공유하고 있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9일 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이처럼 게임과 접목된 상품·서비스의 세계 시장 규모는 올해 2억4200만 달러에서 2016년 28억3000만 달러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의 리서치회사 가트너는 “2014년까지 글로벌 기업 2000개사 중 70% 이상이 게임화된 애플리케이션을 적어도 한 가지 도입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초기단계지만 국내 금융권에서도 이런 게임화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딱딱하고 밋밋한 예·적금 상품에서 벗어나 고객이 상품에 흥미를 갖게끔 게임의 요소를 가미한 것이다. 국민은행은 동식물을 키우는 게임을 접목한 ‘KB 스마트폰 적금·예금’ 상품을 내놓았다. 스마트폰 전용상품이지만 출시 2년 만에 38만여 계좌에 2조8000억원이 팔려나갔다.



 이 상품은 스마트폰에 계좌 현황이 농장 화면처럼 형상화되는데 예·적금의 만기가 가까워질수록 고객이 키우는 동물이 늘어난다. 또 지인에게 이 상품을 추천해 우대이율이 쌓일수록 나무와 먹이 수가 늘어나 농장이 풍성해진다. 술·커피 같은 소비를 줄이고 예·적금에 돈을 넣게 되면 아이콘을 받게 되는데, 이런 아이콘을 10회 이상 받으면 연 0.1%포인트, 20회 이상이면 연 0.2%포인트의 우대이율을 제공받을 수 있다.



 NH농협의 ‘내 사랑 독도 채움 사이버정기예금’은 게임에서 고기를 많이 잡으면 포인트를 받을 수 있고, 적립된 포인트로 건물을 짓는 등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나간다. 성과를 쌓아가면 레벨이 오르는데, 레벨이 오를 때마다 ▶금리 우대 ▶수수료 면제 ▶환율 우대 ▶보험 가입 ▶각종 이벤트 응모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롯데카드의 ‘스마트 컨슈머’도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평가를 남기면 손으로 문질러 확인할 수 있는 행운권을 준다. 즉석복권처럼 긁어서 당첨되는 즐거움을 가미했다는 게 롯데카드의 설명이다. 이 밖에도 영화 관객수, 스포츠 구단 성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제공하거나 고객이 설정한 소망을 달성하면 다양한 부가혜택을 제공하는 금융상품도 넓게 보면 게임화 기법을 적용한 상품의 사례로 볼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이성호 수석연구원은 “사람은 재미를 느끼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한다”며 “여기에 다른 사람과 경쟁이라도 붙으면 더 악착같이 달려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상품 서비스의 질이 비슷해지면서 이처럼 인간의 본능인 ‘재미’를 자극하는 게임화를 통해 차별화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미국 PNC은행은 ‘Punching the pig’라는 게임을 통해 고객의 저축을 독려하고 있으며, 스페인의 BBVA은행도 ‘BBVA Game’이라는 앱을 개발하는 등 해외에서도 금융상품의 게임화는 확대되는 추세다. 미국의 금융컨설팅회사인 IND그룹이 고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게임화로 온라인 뱅킹 사용이 늘었나’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69%가 그렇다고 답했고, 그렇지 않다는 답변은 6%에 불과했다.



 게임화에는 미래의 주거래 고객인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려는 목적도 있다. 20~30대는 게임과 함께 자라온 이른바 ‘G세대’로 스마트폰·PC·게임기 등 디지털 재미를 추구한다. 하나금융연구소 김동한 연구원은 “소비시장에서 모바일·인터넷에 익숙한 G세대가 TV에 익숙한 ‘베이비부머’ 세대를 대체하면서 게임화가 확산하는 추세”라며 “자산을 굴리면서 재미도 추구할 수 있는 금융 상품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