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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칼럼] 홍콩은 경제자유화, 우리는 경제민주화

심상복
중앙일보 경제연구소장
지구촌 경제가 한 묶음으로 돌아가는 요즘 독야청청할 나라는 없다. 홍콩 정부도 올해 성장률이 1.5%를 밑돌 걸로 예상한다. 2010년 7.1%, 지난해 5%에 비하면 낙폭이 크다. 세계 무역경기를 바로 반영하는 홍콩경제 속성상 피할 수 없는 일이다. 거시지표는 이렇게 둔화돼도 피부로 접하는 홍콩은 여전히 활기차다. 본토에서 관광객과 돈이 끊임없이 밀려오는 데다 글로벌 기업인들의 발걸음도 부산하다.



 사람과 기업이 몰리는 걸 방증하는 자료가 마침 지난주 나왔다. 홍콩 코즈웨이베이의 사무실 임대료가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는 것이다. ㎡당 월평균 257만원으로 지난해보다 35%나 급등했다. 11년간 1등을 고수했던 뉴욕 맨해튼 5번가를 넘어선 것이다. 럭셔리 브랜드들이 중국 부자들을 겨냥해 기존 매장을 확장하거나 새로 내고 있기 때문이란다. 홍콩 정부가 앞바다를 계속 메워 고층빌딩을 짓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 바탕엔 홍콩 부동산을 좋아하는 대륙 자본이 깔려 있다. 최근엔 유럽 재정위기 완화를 위해 풀린 돈까지 유입되고 있다고 한다.



 높아진 부동산 가격은 큰 부담이지만 글로벌 기업들의 입장은 달라질 여지가 별로 없다. 홍콩만큼 비즈니스 효율이 높은 곳은 없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위축됐던 기업공개(IPO) 시장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중국 국영 보험회사인 PICC그룹이 약 40억 달러 규모의 IPO를 추진 중이다. 얼마 전엔 상하이포쑨제약이 상장하면서 5억 달러 이상을 조달했다. 내년 상반기엔 중국 은행들의 상장도 이어질 전망이다. 홍콩은 이처럼 지구촌 경제의 핵으로 부상한 중국을 등에 업고 파워를 키워가고 있다.



 인구는 700만 명에 불과하지만 올해 홍콩을 찾는 사람은 4400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 이 중엔 각국의 투자사절단도 한몫한다. 지난 8일에는 지식경제부와 인베스트코리아가 주관한 투자설명회가 카오룽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렸다. 한기원 인베스트코리아 커미셔너는 “요즘 한국에선 호텔과 화장품, 신재생에너지, 한류 관련 콘텐트산업이 유망하다”고 소개했다. 참여한 중소기업 중엔 세계 최초로 유리창 청소 로봇을 상용화한 일심글로발이 각별한 주목을 받았다.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어떤 자리에서든 짭짤한 양념 역할을 했다.



 참석한 전문가들은 한국의 신용등급이 높아진 사실을 평가하면서도 규제에 대한 언급도 빠뜨리지 않았다. 홍콩 경제를 한마디로 ‘자유’라고 표현하는 이곳 비즈니스맨 시각으론 당연한 지적이다. 홍콩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 헤리티지재단이 공동 조사하는 ‘경제자유도 지표(Index of Economic Freedom)’에서 1994년 이후 1등을 놓쳐본 적이 없다.



 홍콩은 부가세도, 관세도 없다. 금융소득과 증여도 비과세다. 소득세는 누구나 15%다. 행정서비스는 맞춤형이면서도 신속하다. 기업하기 더없이 좋은 환경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대선을 앞두고 증세 논쟁이 한창이다. 경제자유화는 뒷전이고 개념도, 실체도 모호한 경제민주화를 놓고 씨름하고 있다. 답답한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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