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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임 중 104라운드… 빈 라덴 사살 작전 때도 치다 구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09년 8월 매사추세츠 비니어드 헤븐의 한 골프장에서 아이언을 든 채 그를 알아보는 주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작은 사진은 지난해 9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왼쪽)과 골프 카트에 앉아 대화를 나누는 오바마 대통령. [AP, AFP=연합뉴스]
지난 7일(한국시간)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재선된 버락 오바마(51)는 ‘소문난 골프광’이다. 2009년 1월 44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그는 4년여의 재임 기간 중 104회의 라운드를 했다. 1년에 25라운드, 한 달에 2회 정도 골프를 한 셈이다. 지난해까지 89라운드를 돈 오바마는 대선 준비로 바빴던 올해도 15번이나 필드를 찾았다. 지난 8월 초에는 자신의 51번째 생일을 골프장에서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오바마는 원래 골프를 하고 싶어서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골프를 하기 전 농구를 즐겼는데 단단한 코트에서 자주 부상을 당하자 아내 미셸(48)의 권유로 골프채를 잡았다. 미국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으로 당선된 직후인 1997년이었다. 오바마는 얼마 후 시카고의 유서 깊은 퍼블릭골프장인 잭슨파크 골프장에서 낡은 중고 클럽으로 첫 라운드를 했다. 하지만 옷을 어떻게 입어야 하는지 몰라 검은색 실크 셔츠를 입고 나가 놀림감이 됐고, 골퍼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실력이 떨어졌다고 한다.

왼손잡이 골퍼인 그는 입문한 지 1년도 안 돼 100타를 깼다. 현재는 핸디캡 17 수준의 골퍼가 됐다. 오바마는 완벽주의자이며 원칙주의자라고 알려져 있다. 벌타 없이 티샷을 다시 하는 ‘멀리건’은 절대 없고, 일명 ‘OK’로 불리는 컨시드도 주고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10타나 11타를 치더라도 끝까지 홀 아웃하고 스코어카드도 타수 그대로 적는다고 한다. 오바마의 골프 친구이자 백악관 의전국 비서관인 마빈 니컬슨(40)은 “오바마에게 그 자신만큼 엄격한 사람이 없다”며 “그는 100타를 훌쩍 넘겼던 초보 시절부터 매끄러운 스윙을 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11타 쳐도 타수 그대로 적는 원칙주의자
정치에 입문하기 전 인권 변호사로 활동했고 대학에서 11년 동안 헌법을 가르치기도 했던 오바마는 골프를 칠 때도 분석적이며 전략적이라는 평가를 듣는다. 일리노이주 상원의원 시절의 보좌관이자 라운드 파트너였던 댄 쇼먼은 “오바마는 절대적인 위험을 기피하면서도 필요할 때는 공격적으로 친다. 치밀한 계산을 바탕으로 플레이한다”고 말했다.

그의 평균 타수는 90타대 중반이다. 드라이브샷 비거리가 보통 골퍼들보다 긴 편이고 특히 쇼트 게임을 잘한다고 한다. 반면 롱 아이언은 미스 샷을 자주 낸다고 알려졌다. 어떤 상황에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태도를 보이려고 하며 자신이 원하는 대로 플레이가 되지 않아도 클럽이나 공에 분풀이를 하는 법이 없다고 한다.

오바마는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가까운 지인들과의 조용한 라운드를 선호했다. 1번 홀에서 전화기를 껐다가 9홀이 끝나면 다시 켜 급한 볼일을 본 뒤 다시 10번 홀에 올라서면 전화기를 끄는 식이었다. 상원의원 시절에는 참모들이나 동료 의원들과 골프를 했는데, 특히 회의가 끝난 뒤 몰래 빠져나가 ‘보너스 골프’를 즐겼다. 회의를 일찍 마친 날이면 9홀을 치러 나갔을 만큼 안달을 냈다고 한다.

오바마는 2007년 2월 대통령 출마 선언을 한 뒤 선거 유세를 할 때도 골프를 끊지 않았다. 선거 공식 일정 동안에도 언론의 눈을 피해 골프를 즐겼고, 유세를 마친 뒤 짬이 생기면 두세 시간 후면 해가 지는데도 코스에 나가 9홀을 돌 정도였다.

대통령이 된 뒤에도 그는 가까운 측근들과 골프를 했다. 최측근 참모인 니컬슨, 공보국의 벤 피켄바인더 등과 1~2달러짜리 내기를 즐겼다. 대통령 취임 후 자주 찾는 골프장이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 골프장으로 바뀌었을 뿐, 예전 스타일 그대로였다. 2009년 첫 크리스마스 휴가 때 고향인 하와이로 날아가 라운드 삼매경에 빠지기도 했다.

그는 2011년 5월 빈 라덴 사살 작전이 전개됐던 와중에도, 태풍 토네이도 피해가 심했던 상황에도 골프장을 찾아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그해 겨울 하와이에서 열린 아태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는 참모진, 고향 친구들과 골프를 했다가 언론으로부터 “국가적 중대 사안이 걸린 상황에서 적절치 못한 행동”이라고 호된 질타를 받은 적도 있다.

“골프대장 오바마에게 영원한 골프 휴가를”
오바마는 올해 공화당 대선 주자 밋 롬니(65)와 치열한 접전을 벌이면서도 골프장을 찾았다. 롬니가 그의 골프 행적을 추적한 홈페이지를 만들어 공격했다. 또 공화당 의원들까지 나서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골프나 즐기는 ‘골프 대장’ 오바마에게 영원한 골프 휴가를 주자”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그러나 그는 개의치 않았다. 오바마는 아버지의 날이었던 지난 6월 17일 취임 후 100번째 라운드를 했다. 대선이 막바지에 치달으면서 라운드를 할 시간이 없어지자 “골프를 하는 6시간이 갇힌 공간에서 벗어나 긴장을 푸는 유일한 자유시간이었다”고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롬니를 물리치고 재선에 성공한 오바마는 그 주 주말 토요일 앤드루스 공군기지 골프장에 나타나 참모들과 행복한 표정으로 라운드를 했다. 지난 8월 104번째 라운드를 한 이후 석 달여 만의 외출이었다. 그동안 오바마의 골프 행보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봤던 여론도 이번에는 관대한 시선을 보냈다. 미국의 골프전문 사이트인 골프닷컴은 “선거운동으로 한동안 클럽을 잡을 수 없었던 열정적인 골퍼가 다시 코스로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골프닷컴은 이와 함께 미국 대통령의 골프 실력과 열정, 공헌도를 점수로 환산해 오바마가 역대 대통령 중 ‘톱 5’ 골프광에 속한다고 분석했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홈페이지는 1980년 이후 아홉 차례 대선에서 골프를 하는 후보자가 연속으로 당선됐다는 흥미로운 분석을 내놨다. 92년 재선에 도전했다가 빌 클린턴(66)에게 패한 조지 H W 부시(88)를 빼고 나머지 8명은 모두 골퍼였다는 것이다. PGA닷컴은 “오바마가 골프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는 롬니를 상대로 승리를 이끌어냈다”고 평했다. 미국의 온라인 매체인 이그재미너닷컴은 “롬니는 대통령이 되고 싶었다면 골프를 해야 했다. 골프를 하지 않으면 미국 대통령이 될 생각을 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클린턴은 “대통령에게 골프는 필요하며 특히 정신적으로 도움이 된다. 오바마의 골프가 국정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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