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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단일화 하면 우리도 한쪽으로 몰빵하자”

문재인·안철수 후보 간의 경쟁은 두 고교 출신들의 자존심 전쟁이기도 하다. 경남고와 부산고는 부산의 ‘영원한 라이벌’로 통한다. 두 학교 모두 야구 명문에다 많은 사회 지도층 인사를 배출했다.

부산고 졸업생들은 첫 부산고 동문 대통령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부산고 출신인 이방호 전 한나라당 의원은 “부산고가 기수별로 열심히 움직이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성낙규(48·부산고 36회) 코스투어 남구점 이사는 “대놓고 표현은 안 하지만 다들 부산고 선배 한 번 밀어주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박기룡(44·부산고 40회) 푸르덴셜생명보험 부산지점 보험설계사도 “우리 학교 대표로 나왔으니 일단 덮어놓고 지지할 것”이라며 “경남고에선 대통령이 나왔는데 왜 부산고는 안 되느냐는 자존심 문제가 있다”고 했다. 안 후보가 부산고를 방문한 9월 26일 안 후보의 동기생 30여 명이 학교에 몰려오기도 했다.

경남고는 김영삼(YS) 전 대통령을 배출한 경험이 있다. 한 동문은 “YS가 나온 1992년 대선 땐 서울 강남구·은평구 등 구별로도 모임을 열었다”며 “유세장에도 응원 가고 선거자금도 지원했다”고 기억했다. 그는 “하지만 요즘 일부 50대 동문은 문재인 얘기를 꺼내면 싫어한다”며 “문 후보가 노무현 청와대에서 비서실장 할 때 동문들이 전화하면 ‘못 들은 걸로 하겠습니다’고 끊어버려 마음 상한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지 움직임도 뜨겁다. 김종만(51·경남고 33회)씨는 “새누리당 소속인 동기들도 많아 공식적으론 ‘문재인을 밀자’고 말하지 않는다. 그래도 비밀결사조직은 암암리에 만들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가 논의되면서 경남고와 부산고가 연합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두 고교 출신은 아니지만 친구들이 있어 해당 모임에 가봤다는 하정태 부경대 총동창회 부회장은 “부산고와 경남고가 자기들끼리 회동을 했는데 단일화하면 한쪽으로 몰빵하자는 이야기들을 한다”며 “둘이 합치면 야권에서 40%는 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고교 동문이 단일 후보가 되지 않는다면 박근혜 후보를 찍겠다는 사람도 있다. 박기룡씨는 “동기 10명이 모여 술잔을 기울이는데 안철수 선배가 단일 후보가 안 되면 문재인을 찍어야 되느냐로 논쟁이 생겼다. 안 된다는 사람이 반, 문재인 후보라도 좋다는 사람이 반이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경남고 졸업생은 “안 후보로 단일화되면 부산고에 라이벌 의식이 있는 일부 동문은 박근혜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학교 출신은 아니지만 지역 사정에 밝은 김형민 부경대 총동창회 사무총장은 “50대 중반 이후론 거의 박근혜 후보를 변함없이 지지하지만 50대 초반이나 40대 중반은 그렇지 않다”며 “부산 40대, 더 들어가면 부산고와 경남고의 40대가 이번 선거의 가늠자라고 생각하는 이가 많다”고 말했다.

물론 특정 학맥이 선거전에서 강조되는 데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과거 YS는 집권 후 고교 후배인 안우만·김기수씨를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에 임명했다. 박일룡 경찰청장, 추경석 국세청장 등도 동문이어서 “사정 핵심 라인을 경남고가 독식했다”는 말이 나왔다. 이후에도 경남고는 박희태·김형오 전 국회의장을 배출했고 현재도 양승태 대법원장과 김석동 금융위원장(경남중) 등 사법부와 금융계의 수장을 맡고 있다. 명지대 김형준(정치학) 교수는 “특정 세력이 국정 운영을 하면 견제 기능이 상실되고 권력에서 제외된 세력들이 저항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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