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아기자기한 식탁 넉넉한 맛 집손님 된 기분

1 성게알과 어란 파스타. 어란은 이탈리아에서 수입된 것을 쓴다. 이탈리아에서도 어란은 요리에 많이 쓰인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결혼해 가정을 꾸려나가던 주부가 있었다. 한때 ‘현모양처 양성소’라는 얘기를 들었던 가정대 출신답게 꽃과 예쁜 그릇 그리고 음식 만들기를 좋아하는 평범한 주부였다.

그러다가 시댁에서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시작하게 됐다. 본인이 직접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워낙 음식을 좋아해 이것저것 일을 거들게 되면서 요리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런 김에 요리를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어렵게 용기를 내고 여건을 만들어 36세라는 늦은 나이에 프랑스로 요리 유학을 떠났다. 파리의 최고급 호텔인 리츠(Ritz)에서 운영하는 고급 요리학교였다. 처음엔 단기 교육을 받으러 갔었는데 배우다 보니 무척 재미있었다. 체류를 계속 연장하면서 다채로운 교육을 받았다.

2 미피아체 내부. 유럽의 어느 작은 카페에 온 것 같은 아늑한 느낌이 든다. 3 미피아체 외부. ‘골목길 모퉁이’에 있는 작은 레스토랑의 이미지에 잘 어울린다.
이곳에서는 요리도 요리지만 무엇보다 음식을 만드는 기초를 단단히 배울 수 있었다. 우선 좋은 식재료를 보는 눈이 생겼다. 그 호텔의 최고급 레스토랑에 납품되는 최고의 식재료를 이용해 수업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아주 정성스럽게 공을 많이 들여야 좋은 음식이 만들어진다는 것도 배웠다. 단순한 소스 하나라도 몇 번씩 끓이고 졸이는 복잡한 과정을 되풀이해야만 제대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직접 체험하면서부터다. 프랑스 요리의 화려한 프레젠테이션 방법들을 배우면서 음식은 역시 눈이 즐거워야 맛도 좋다는 진리도 온몸으로 느끼게 됐다.

꿈 같았던 유학을 마치고 주부의 일상으로 돌아온 그녀는 자신만의 작은 레스토랑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차츰 하게 됐다. 파리의 골목길을 돌아다닐 때 마주치곤 했던 길 모퉁이의 조용한 이름 없는 작은 동네 레스토랑, 크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음식이 맛있어서 사람들이 단골로 편하게 찾아가던 정감 있는 그런 곳이다.

마침내 2003년 청담동 골목길에 자리를 잡고 ‘미피아체(Mi Piace)’라는 작은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오픈하기에 이르렀다. 이곳 김혜령(50) 대표의 이야기다.

전업주부로 지내다 36세에 요리 유학
처음 개업하면서 내세운 요리 컨셉트는 만들기 복잡하지 않지만 정성스럽게 만든 요리였다. 여기에 청담동 트렌드 세터(Trend Setter: 유행을 앞서가는 사람들)들이 반응을 보이면서 생각보다 장사가 잘되었다.

하지만 1년쯤 지나자 손님이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 유행에 민감한 고객층들이 다른 곳으로 관심을 옮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때부터 다시 개업한다는 마음으로 새로운 노력을 시작했다. 그동안 쌓아놓았던 내공을 총동원하고, 외국의 유명 레스토랑들을 찾아가 배우면서 새로운 메뉴들을 개발했다. 우선 다양한 애피타이저들을 만들어서 메뉴의 가짓수를 늘렸다. 이런 노력 끝에 새롭고 맛있는 메뉴들로 널리 알려지면서 다시 손님이 늘기 시작했다. 그러고 나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고 처음 마음 그대로 계속 열심히 노력했더니 단골들이 점점 많아졌다. 지금은 단골이 전체 고객의 50~60%를 차지할 정도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미피아체’에서 내어오는 음식의 특징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역시 ‘정성’이다. 맛 자체가 열심히 준비했다는 느낌을 주는 꽉 찬 맛이다.

다른 곳보다 양도 푸짐한 편이어서 어느새 마음도 넉넉해진다. 음식을 내오는 그릇도 아기자기하고 예뻐서 음식의 맛을 잘 살려주고 있다. 테이블마다 꽂혀 있는 꽃들도 참 정성스럽다.

그릇과 꽃들 모두 김혜령 사장이 직접 사와서 준비하는 것들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깔끔한 인테리어에 아기자기한 소품과 예쁜 그릇들, 그리고 정성스럽게 만들어서 내오는 음식을 먹고 나면 대접을 잘 받았다는 느낌이 절로 든다.

김 사장은 손님들이 제대로 즐기면서 많이 먹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요즘 다이어트니 건강이니 하면서 음식을 많이 먹지 않고 남기는 사람이 많은데 아주 안타깝단다. 직원들하고 함께 정성스럽게 음식을 만드는데 그렇게 남기는 것이 너무 마음이 아프다는 것이다. 집에 온 손님을 잘 대접하고 싶은 안주인의 마음 그대로다. 이런 ‘미피아체’를 이름 때문에라도 나는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미피아체’는 이탈리아어로 ‘나는 좋아한다(I like)’라는 뜻이다.

미피아체
서울 강남구 청담동 97-22, 02-516-6317



음식, 사진, 여행을 진지하게 좋아하는 문화 유목민. 마음이 담긴 음식이 가장 맛있다고 생각한다. 마케팅·리서치 전문가. 경영학 박사 @yeongsview

도민이 행복한 더 큰 제주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