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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집단지성

소설 『영원한 제국』을 쓴 이인화(46·이화여대 대학원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는 유명한 ‘온라인 게임 폐인’입니다. 1초에 12번 폭풍 클릭을 하다가 오른팔 인대가 끊어지기도 했죠. 그에게 2004년 온라인 게임 리니지의 ‘바츠 해방전쟁’은 문화적 충격이었습니다.

“게임 시스템은 저레벨 캐릭터가 아무리 많아도 최고 레벨의 캐릭터를 무너뜨릴 수 없게 설계돼 있습니다. 그런데 간단한 무기밖에 없는 저레벨의 수만 명 유저는 매일, 매시각, 매순간 계속 상상을 초월하는 전술을 발명해 그 시스템을 파괴했습니다. ‘내가 죽을 테니 너는 살아라’라는 인간 본연의 선함과 자기 희생은 제게 새로운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13일 기자간담회에서 8년 만에 선보인 소설 『지옥설계도』(해냄)는 바로 그러한 깨달음에서 나왔습니다. 지능이 보통 인간보다 10배 이상 좋아지게 된 소설 속 강화 인간들은 그 재능을 일신의 부귀영화가 아니라 모두 함께 잘 살기 위한 방안을 찾는 데 쓰려고 하죠.

이 교수는 “사회가 폐인이라고 손가락질하는 그들은 살아갈 가치가 있는 삶의 대변자들이었고 부재하는 이상에 헌신하는 순교자”라고 말합니다. 비록 현실은 남루하지만 게임에서나마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헌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인간의 선한 본성에 근거한 집단지성은 현실에서는 이뤄질 수 없는 걸까요. 그 집단지성을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할 수 있는 지도자가 더욱 아쉬워지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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