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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 값 500원 바람 값 500원 보태, 500원짜리 땡감은 1500원짜리 곶감이 되지요

추수를 끝낸, 겨울로 접어드는 11월 농촌은 대개 한가하다. 하지만 경북 상주는 다르다. 손이 모자라 인근 지역 사람들까지 데려와야 한다. 상주 특산품 곶감 때문이다. 10월 중순부터 감을 따서 건조해 12월 중순께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가는 상주 곶감은 연간 매출이 약 2500억원에 이른다. 상주에서는 어디를 가나 처마에 곶감이 주렁주렁 달린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상주에는 말을 탈 수 있는 좋은 시설을 갖춘 승마장이 있다. 가수 싸이의 ‘강남 스타일’ 덕분에 최근 들어 승마는 새로운 레저로 떠오르고 있는 중이다. 매년 10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말을 타기 위해 상주로 몰려들고 있다. 그래서 ‘week& 신나는 농촌여행’ 11월의 행선지로 상주를 정했다.



신나는 농촌여행⑨ 경북 상주

11월 상주에 가면 마을마다 곶감 말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적게는 수십만 개, 많게는 수백만 개 곶감을 말리는데 멀리서 보면 마치 주황색 발을 쳐놓은 것 같다.


집집마다 곶감이 주렁주렁 | 외남면 곶감마을



곶감마을로 유명한 외남면에 들어서면 창고처럼 보이는 건물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가까이서 보면 지붕만 있고 외벽은 없다. 대신 검은 그물 가림막만 쳐져 있다. “바로 곶감 건조장 겸 작업장입니다.” 안내를 맡은 윤종노(53) 상주시청 곶감계장의 설명이다.



 찾아간 곳은 권홍극(48)씨의 농장이다. 삼성에 근무하던 권씨는 2년 전 상주에 정착한 귀농인이다. 상주는 곶감뿐 아니라 오이 등 많은 농산물이 난다. 이 덕분인지 상주에는 올해 귀농·귀촌한 사람이 800여 명이나 된다.



 작업장에 들어서자 아주머니 4명이 기계로 열심히 감을 깎고 있었다. 한 사람이 하루에 깎는 감은 7000개가량. 4명이니깐 하루 3만 개 가까운 감이 깎여 건조대에 걸린다. 한 개 깎는 시간은 5초 남짓하다. 쉽다. 그냥 기계에 꽂기만 하면 금세 속살이 드러난다.



 “간단하네요”라고 하자 권홍극씨가 손사래를 친다. “곶감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람의 손길이 열 번쯤 갑니다. 따고 고르고 다듬고 깎고…. 저도 이 일을 하기 전엔 손길이 이렇게 많이 갈 줄 몰랐습니다.”



 깎는 것을 빼고는 모두 수작업이다. 그러니 사람이 모자라 난리다. 구미나 의성 등 인근 지역에서 ‘모셔온다’고 한다. 윤 계장도 “다른 지역은 농한기지만 상주에는 12월까지 노는 사람이 없다. 다 곶감 덕분이다”고 거들었다. 사람이 모자라다 보니 인건비는 많이 올랐다. “깎는 데 일당 6만원, 따는 데는 20만원입니다. 내년에 휴가 내서 아르바이트하러 오세요.” 권씨의 농담이지만 손이 모자라는 안타까움이 그대로 묻어나는 것 같았다.



곶감을 만드는 감은 흠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깨진 감을 깎아 말려서 먹는 맛도 괜찮다.
 수익은 얼마나 될까. 권씨는 올해 30동(1동은 1만 개)의 곶감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한다. “땡감 한 개에 500원 하지만 이게 곶감이 되면 약 1500원합니다. 매출은 4억~5억원 정도 되겠지요.”



 건조대에 걸린 감은 두 달가량 햇볕과 바람을 맞으면서 상주 특산품으로 거듭난다. “감이 본격적으로 마르는 11월 중순 기후가 영하 4도~영상 20도 정도 돼야만 최상의 곶감이 만들어집니다. 상주가 곶감으로 유명한 건 바로 이때의, 이런 기온 때문입니다.” 윤 계장의 설명이다.



 외남면에서는 곶감이 본격적으로 생산되기 시작하는 12월에 곶감 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12월 22일부터 30일로 잡았다. 곶감을 시중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고 곶감으로 다양한 음식도 만들어 볼 수 있다. 축제 전이라도 건조장에 가서 곶감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구경할 수 있다. 직접 판매도 한다.





곶감도 만들고 탈곡도 해보고 | 봉강 체험마을



1 대구에서 온 초등학생들이 봉강 체험 마을에서 두부 만드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2 전사벌 왕릉은 신라 54대왕 경명왕의 다섯 번째 왕자 박언창의 묘라고 전해진다. 박언창은 상주에 사벌국을 세웠지만 견훤에게 패했다.
감 깎는 것은 대개 11월 10일께 끝이 난다. 그래서 지금 상주에 가면 수십 만 개의 감을 말리는 장관만 볼 수 있다. 이 아쉬움을 봉강 팜스테이 마을에서 달랠 수 있다. 농장에서는 계절마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11월에는 곶감과 두부 만들기, 탈곡 등을 주로 한다.



 상주시내서 북쪽으로 20분쯤 달려가면 봉강마을이 나온다. 마치 폐교를 새로 단장한 듯한 농장에 들어서면 김광식(60) 사무장이 간단한 인사말과 함께 제일 먼저 창고로 안내한다. 디딜방아·탈곡기·맷돌·달구지·홀테 등 옛날 농기구 수백 점이 전시돼 있다. 창고라고 하지만 농기구 박물관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아이들이 신기해 하는 것은 재래식 탈곡기다. ‘쌀나무에서 따서 밥을 짓는 줄 아는’ 도시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농촌 체험활동을 온 대구 율금초등학교 학생들도 재미있어 했다. 발로 힘껏 밟으면서 볏단을 탈곡기에 갖다 되자 벼 이삭이 우수수 떨어진다. “이렇게 털어 낸 벼 이삭을 말려 방앗간에서 도정을 하면 밥을 지을 수 있는 하얀 쌀이 나옵니다.” 홀테로 벼 이삭을 훑어 내 탈곡하는 체험장도 한쪽에 있다. 재미를 붙인 아이들이 먼저 하겠다며 아우성이다.



 감 깎기는 반자동 기계로 한다. 감을 기계에 꽂고 돌리면서 감자 깎는 것과 같은 박피기를 감에 갖다 대면 된다. 김 사무장은 “1년 내내 체험활동을 할 수 있도록 볏단과 감을 저장해 둔다”고 했다.



 두부 만들기는 사시사철 인기 프로그램이다. 체험활동 연락이 오면 김 사무장이 밤새 콩을 불려놓는다. 그러면 아이들은 맷돌을 직접 돌려 콩물을 낸다. 이 콩물을 보자기로 짜서 간수를 넣고 끓여 두부를 만든다. 손두부 만들기는 개인당 1만원, 벼 탈곡 4000원, 감 깎기 4500원. 010-3533-8550.



말 타기 재미에 흠뻑 빠지다 | 상주 국제승마장



상주는 새로운 승마 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상주국제승마장에서 승마를 즐기는 수강생.
“말은 예민한 동물입니다. 박수를 치지 말고 발자국 소리도 크게 내시면 안 됩니다.” “말을 탈 때는 절대로 말 뒤로 가면 안 됩니다. 뒷발에 차여 다칠 수 있거든요.”



 초겨울 바람이 콧잔등을 때리던 이달 초 상주국제 승마장(http://horse-riding.sangju.go.kr) 내 승마 체험장. 조교의 말에 낙동중학교 학생들이 모두들 귀를 쫑긋 세우고 집중한다. 얼굴에는 호기심 반, 근심 반이다. 근데 금세 까먹은 모양이다. 조교의 말이 끝나자마자 몇몇 학생이 박수를 쳤다. 조교가 ‘하지 말라’며 사인을 준다.



 헬멧을 쓰고 말을 타보기로 했다. ‘눈 큰 동물 치고 순하지 않는 동물이 없다’는 말을 믿고 난생 처음 말 안장에 앉았다. 긴장한 탓에 고삐를 세게 쥐니 “고삐를 당기지 마세요. 말이 입이 아프니깐 앞으로 가지 않고 정지합니다”라는 조교의 핀잔이 날아왔다.



 조교의 지시에 따라 느슨하게 고삐를 잡고 30m쯤 되는 말 타기 체험장을 3바퀴 돌았다. 고삐로 딴짓만 하지 않으면 전혀 위험하지 않다. 그냥 마차를 타는 것처럼 안전했다. “대부분 처음에는 겁을 먹은 표정들입니다. 하지만 체험이 끝나면 색다른 경험이라며 강습을 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김영록(46) 주무관의 설명이다. 올해 들어 매달 7000여 명이 이런 승마 체험을 했다고 한다.



  승마체험은 1인당 5000원, 강습은 약 40분에 어른 3만원, 어린이 2만원(강습비 포함)이다. 054-535-5634~5.





 글=이석희 기자

사진=신동연 선임기자



●여행정보=서울 시청에서 상주까지는 차로 약 3시간 걸린다. 중부~영동~중부내륙 고속도로를 이용해 상주 나들목으로 나오면 된다. 볼거리로는 우선 자전거 박물관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자전거 박물관으로 세계 최초의 나무 자전거인 드라이지네를 비롯해 희귀 자전거들이 전시돼 있다. 054-534-4973. 흔히들 속리산 문장대하면 충북 보은을 많이 떠올리지만 사실은 상주에 있다. 054-533-3389. 또 낙동강변에 우뚝 솟은 절벽으로 유명한 경천대와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상주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상주 박물관도 있다. 입장료 어른 1000원. 054-536-6160. 상주의 특산물로는 곶감이 가장 유명하지만 쌀과 한우· 명주·오이 등도 전국적으로 이름이 나 있다. 한우는 명실상감한우(054-531-9911)와 청기와 숯불가든(054-535-8107) 등에서 대도시보다 싼값에 먹을 수 있다. 숙박 시설로는 블루원상주리조트 내 콘도(054-530-8888)나 경천대팬션(054-536-7471), 봉강마을 민박(054-532-7069)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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