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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희의 사소한 취향] 아름답도다 ‘늑대소년’

이영희
문화스포츠부문 기자
‘안구정화’란 바로 이런 것이다. 개봉 보름 만에 4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늑대소년’을 보고 나오는 길, 우중충한 밤인데 어쩐지 거리가 환해 보였다. 영화 속 남자 주인공의 빛나는 외모에 ‘헉’ 하는 감동을 받은 건 무척 오랜만. 수년 전 ‘유치닭살 멜로’의 전형을 보여준 ‘늑대의 유혹’이라는 영화, 여주인공의 우산 속으로 뛰어드는 강동원의 그 화사한 미소 이후 처음이 아닌가 싶다.



 인정할 수밖에 없다. 세상으로부터 소외된 늑대소년 철수(송중기)와 세상에 마음을 닫은 소녀 순이(박보영)의 사랑을 그린 ‘늑대소년’은 재미와 감동의 상당 부분을 송중기의 미모에 기댄다. 영화를 객관적으로 봐야겠다는 결심에, 송중기의 얼굴이 화면 가득 클로즈업 될 때마다 “만약 ‘강철대오’의 김인권이 저 역할을 했다면?”이라는 상상을 해 봤다(인권씨, 죄송합니다). 아마 그랬다면 영화는 전혀 다른 감동을 줬을지 모른다. 늑대로 길러진 소년의 인간화를 통해 존재의 정체성을 묻는 철학적인 영화가 탄생했을지도. 하지만 그 주인공이 얼굴에 묻은 검정이마저 볼터치스럽게 만드는 송중기였기에 영화는 자연스레 첫사랑 멜로에 안착한다.



4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늑대소년’의 송중기.
 남녀 관객의 반응은 엇갈린다. 평일 저녁 영화관을 채운 관객들은 20대 커플이 대부분. 그리고 송중기의 열성팬일 것으로 예상되는 중년여성 몇 명이다. 여자친구와 나란히 앉은 오른쪽 옆자리의 청년은 중요한 장면에서 자꾸 산통을 깬다. “기다려!”라는 순이의 명대사가 나올 때마다 “아우~” 한숨을 내뱉더니, ‘예쁜 짓’을 한 철수가 머리를 쓰다듬어 달라고 눈을 깜박이는 핵심 장면에서 못 참겠다는 듯 “윽” 신음을 한다. 얘야, 누나 몰입에 방해되니 차라리 잠을 자는 게 어떻겠니. 영화가 끝나자 여자친구가 말한다. “송중기 어쩜 저렇게 연기를 잘 하니?” 남자가 발끈한다. “야, 저게 무슨 연기냐? 박보영이 영화 완전 살렸다 살렸어.”



 (지금부터 스포일러 있음) 영화홍보마케팅회사 ‘영화인’의 신유경 대표는 이 영화에 대해 트위터에 평했다. “남자들은 세상의 모든 여자를 원하지만, 여자들은 세상에 없는 남자를 원한다.” 맞다. 47년간 나만 기다려주는 (송중기처럼 생긴) 남자. 세상에 없다는 거 여자들도 안다. 하지만 그래서 더 애잔한 걸 어쩌랴. 영화의 마지막, 할머니가 되어 찾아온 순이에게 철수가 “지금도 예뻐요”라고 말해주는 장면, 왼쪽에 앉아 있던 중년 여성이 심하게 흐느낀다. 이 기막힌 마무리 덕에 영화는 세대 초월 여성들을 ‘대동단결’시키는 드문 작품이 됐다. 이 영화, 이러다 1000만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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