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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 런던 마라톤에서 배우는 기업 경영

신헌철
SK미소금융재단 이사장
지난 4일 2만여 명이 참가한 서울 중앙마라톤은 성공적으로 개최되었지만 같은 날 열릴 예정이던 뉴욕 마라톤은 취소되었다. 성공으로 끝난 대회와 취소로 마감된 대회의 명암이 극명했지만 전 세계의 이목이 취소된 대회에 더 집중된 이유는 바로 브랜드 차이 때문이었다. 마라톤 대회에도 달림이라는 상품과 관중이라는 고객에 의해 브랜드 파워가 차이 난다.



 특히 달림이의 개인 스토리는 가장 인간적 요소를 갖출 때 상품성이 높아지고 모여든 관중의 수와 대회 운영 수준 등이 마라톤 대회의 브랜드로 나타난다. 선수와 관중 간의 순간적인 재치, 넘치는 박진감, 터질 듯한 흥분 등 외향적인 것보다는 선수의 인내와 끈기, 관중의 수준 높은 응원,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대회 관리 등의 내향적인 것이 더 중요하다. 따라서 개인 순위도 중요시하지만 대부분의 참가자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결승점을 밟도록 만들어 주는 노하우가 매우 중요하다.



 특별히 참가자는 결승점을 밟기까지 숨가쁘게 이어지는 고비, 더 아득해 보이는 남아 있는 길, 어느 사이에 들어앉은 욕심, 포기하고 싶은 끊임없는 충동에 흔들리지만 수많은 관중들의 한결같은 응원과 수없이 펼쳐지는 이벤트를 쳐다보며 고통과 좌절의 시간을 지나 결국 결승점을 밟게 되고 세계 기록이 만들어진다.



 쉰다섯 살의 늦깎이로 10여 년 동안 30여 번의 국내외 마라톤 대회를 거치면서 세계 경제 10대국에 걸맞은 지명도 높은 한국 대회를 꿈꿔 보았다. 올해도 많은 마라톤 대회가 열렸고 풍성한 스토리가 전해졌다. 3월의 서울 국제마라톤과 11월의 서울 중앙마라톤에서 잇따라 2시간5분대의 국내 최고 기록이 수립되어 더 많은 세계적 유명 선수들이 참가하고 싶은 대회로 이름을 높였다.



 900여억원의 자선기금을 모은 올 4월의 런던 마라톤대회에서는 16일 뒤에 가장 늦게 결승점에 다다른 하반신 마비 여성 장애인을 응원하기 위해 수많은 시민들이 다시 모였고 다섯 살 난 딸아이와의 감격스러운 키스는 전 세계인들을 감동시켰다.



 11월에는 4만여 명의 참가자와 100만 명에 이르는 응원자들로 유명한 뉴욕 마라톤이 허리케인 ‘샌디’ 후유증으로 갑자기 취소되어 한걸음도 내디뎌 보지 못하는 이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유명 대회의 브랜드는 바로 문화품격의 ‘인증샷’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이 올해 세계 일곱 번째로 20-50클럽에 등재되었지만 향후 30-50클럽으로의 등재는 경제뿐 아니라 문화 수준도 담보해야만 가능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마라톤대회는 그 가늠자 역할을 하게 된다. 보스턴·뉴욕·시카고·런던·베를린·암스테르담·도쿄 마라톤 대회는 하나의 대표상품인 셈이다. 한국도 60~8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대회와 2회의 올림픽 대회 우승, 3회의 보스턴 마라톤 우승 등을 자랑하지만 짧은 기간에 세계적 지명도를 가진 런던 마라톤대회를 배워야 한다. 그것은 국제 수준의 대회 운영과 코스 개발, 인류 화합의 장(場) 마련, 대규모 자선기금 모금, 도시관광 증진, 최고 이벤트 행사, 갈등 많은 세계에 행복과 성취감 제공 등을 그들만의 노하우로 만들어 내었기 때문이다.



 1956년 호주 멜버른 올림픽의 장애물경기 금메달리스트인 크리스 브라시어(영국)는 뉴욕마라톤에 참가한 뒤 “가장 문제가 심각한 도시에서 1만 명 이상의 달림이와 100만 명이 넘는 흑인·백인·황인종이 어우러진 가장 위대한 축제가 격려와 환호 속에 열렸다. 런던이 그런 대회를 치를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세계를 환영할 만한 마음과 친절이 있는가”라는 기사를 썼다. 브라시어의 강력한 추진력에 힘입어 1981년에 만들어진 런던 마라톤은 결국 세계 최고의 명품이 되었다.



 기업도 주주·종업원·정부·소비자 등에게 최대의 만족도를 줄 때 명품을 만들 수 있다. 그중에서도 달림이와 같은 종업원에 대한 인간 위주의 경영관리가 과학적, 체계적,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수많은 고객에 대한 소비자 중심의 관리가 중요하다. 지난 60년 동안 이러한 기업경영을 통해 세계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그 노하우를 이제 문화행사의 하나로 세계적인 마라톤 대회에 접목시켜 볼 수 있지 않을까. 우리도 세계적인 마라톤 대회를 향한 꿈을 이뤄 보고 싶다.



신헌철 SK미소금융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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