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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형 펀드 시대 저무나

구재상 전(前) 미래에셋 부회장의 퇴진, 외국계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의 전격적인 한국시장 철수.

 이달 들어 생긴 두 사건(?)에 자산운용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주식형 펀드 시대 쇠진’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구 전 부회장은 미래에셋 창업 멤버로 박현주 회장과 함께 국내에 ‘1인 1펀드 시대’를 연 인물이다. 그의 퇴진은 미래에셋 펀드의 부진과 맞물려 있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의 철수를 보는 시각도 비슷하다. 2007년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은 “예금 대신 투자의 시대가 꽃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과 함께 국내에 진출했다. 그랬던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이 5년 만에 철수한 데는 ‘당분간 투자의 시대가 어렵다’는 판단이 있었을 것이란 게 업계의 해석이다. “다른 몇몇 외국계도 곧 철수한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여기에 업계 1위(순자산 기준) 삼성자산운용이 지난해 초 싱가포르투자청(GIC)에서 영입한 김준성 운용총괄 사임 소식까지 전해져 운용업계는 그야말로 바짝 움츠려 있다. 삼성운용은 지난해 주식형 펀드에 1조원이 넘는 돈을 끌어 모았다. 그러나 올해는 5217억원이 빠져나갔다.

 돈이 빠지면서 운용사 실적도 덩달아 나빠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 운용사 82개사 중 34개가 적자를 기록했다. 펀드 자금의 이탈에는 저조한 펀드 운용 실적이 한몫했다. 올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 중 코스피 수익률을 초과하는 펀드는 전체의 19.8%에 그쳤다. 2008년 이후 최저치다. 특히 펀드 매니저들이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고 파는 액티브 펀드 수익률은 코스피(6.1%)보다 저조한 3.6%에 불과했다. 2008년 6월 1568만 계좌로 정점을 찍었던 적립식 펀드 수는 9월 말 현재 839만 개로 반 토막이 났다. 공모 펀드에 몰린 돈도 2007년 말 168조원에서 10월 말 현재 115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런 ‘펀드의 굴욕’은 국내뿐 아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의 가계 금융자산 중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11.9%에서 올 들어 7.8%로 떨어졌다. 펀드 대신 은행 예금과 보험·연금 등 ‘안전 자산’으로 이동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전체 펀드 시장에서 가계가 차지하는 비중도 2001년 49.1%에서 27.2%로 급감했다.

 유재홍 얼라이언스번스틴자산운용 상무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투자위험을 감내하는 개인투자자들의 태도가 달라졌다”며 “장밋빛 전망이 시들해지면서 관심이 주식형 펀드에서 급격히 멀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식 장기불황 공포가 불어닥치면서 상대적으로 ‘안전 상품’ 쪽으로 관심이 쏠린다는 것이다. 펀드 시대 쇠진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강신우 한화자산운용 대표는 “주식형 펀드는 가장 효율적인 간접 투자 수단”이라며 “주식형 펀드가 끝났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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