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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소닉·도시바 떠난 모바라시, 올 실직자만 1500명

일본의 주요 제조업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 최강이었다. 80년대 소니가 개발한 워크맨은 전 세계 젊은이들이 가장 갖고 싶어 하던 첨단 오디오 제품이었다. 종합 가전업체인 샤프도 지금의 애플이나 삼성전자를 능가하는 유명세를 탔다. 한때 최고라는 찬사를 받았던 일본 간판 기업들이 극심한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그동안 근근이 버텨왔지만 더 이상 어쩔 수 없는 쓰나미를 만난 듯 잇따라 일본 각지의 공장을 축소·폐쇄하고 있다. 올 들어 공장 폐쇄에 나선 대기업은 10여 개에 이른다. 지역경제도 덩달아 주저앉고 있다.

 파나소닉과 도시바가 잇따라 공장을 폐쇄한 지바현 모바라시에는 올 들어 9월까지 700여 명의 실직자가 발생했다. 인구 9만3000명인 이 도시의 실직자는 올 연말까지 1500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모바라시의 고용지원센터에는 재취업하려는 실직자가 몰려들고 있지만 새 일자리를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공업단지 주변의 상가나 식당 또한 장사가 안 돼 문을 닫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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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프나 파나소닉이 대규모 정리해고와 함께 생산거점을 폐쇄하는 것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삼성전자와 애플 등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는 기업들에 밀려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일본 재계의 고민은 제2, 제3의 샤프가 속출해 ‘도미노 현상’이 일고 있다는 점이다. 13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소니·후지쓰·도시바·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아사히카세이·TDK·SUMCO·실트로닉 등이 실적 악화를 감당하지 못해 잇따라 일부 주력 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아직도 종신고용 을 중시하는 일본 기업들이 정리해고가 뒤따르는 공장 폐쇄를 단행하는 것은 한마디로 막다른 골목에 몰렸기 때문이다.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나가우치 아쓰시(長內厚) 와세다대 교수는 “일본 전자업체들의 실패 요인은 과거의 성공 경험에 사로잡혀 한국·대만 업체 등에 기술적으로 뒤처질 리 없다고 자만했기 때문”이라며 “일본 기업이 구조조정과 경영 합리화만으로는 경쟁력을 되찾기 힘들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일본 기업들은 이런 지적을 애써 외면해 왔다. 실적이 악화될 때마다 엔고(高) 탓으로 돌렸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엔고가 일본 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린 것은 사실이지만 근본 원인은 제품 경쟁력 자체가 너무 약해진 데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한 뒤로도, 아무런 혁신 제품을 내놓지 못하는 현실이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아사카 도시마사(安積敏政) 고난(甲南)대 교수는 “생산거점을 해외로 옮겨도 버티기 힘들다면 중국이나 한국 기업에 매각해 살아남는 것도 탈출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사롭지 않은 점은 경영실적 악화로 공장 문을 닫는 업종이 전기·전자·IT에 그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본의 마지막 자존심이라 할 자동차·화학 등 분야까지 흔들리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근로자 전환배치를 결정한 아사히카세이와 히노자동차가 그 예다. 이케오 가즈히토(池尾和人) 게이오대학 교수는 “지금이라도 한국·중국과 차별화된 산업구조로 전환해야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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