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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재정절벽’ 탈출 희망이 보인다

11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열린 재향 군인의 날 행사에서 참석 노병들을 향해 박수 치고 있다. 오바마는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 하원과 부자 증세 협상에 직면해 있다. [알링턴 로이터=뉴시스]


“에릭, 대통령인 나를 협박하지 마시오. 오늘 당신이 한 말을 국민들에게 낱낱이 알리겠소.”

강경 보수 모임 티파티 몰락
증세 등 의회 협상 유리해져
이번주 연쇄 노·사·정 대화
전국 돌며 국민과 대화도 예정



 지난해 7월 13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에릭 캔터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를 향해서였다. 화를 참지 못한 오바마는 자리를 박차고 나가 버렸다. 사상 초유의 미국 국가부도 사태를 막기 위해 오바마와 민주·공화 양당 지도부가 닷새째 벌여온 협상에서였다. 강경보수파 ‘티파티(Tea Party)’를 등에 업은 캔터는 거듭된 오바마의 타협안에 모조리 퇴짜를 놓으며 몽니를 부렸다. 2010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도록 밀어준 티파티의 기세에 공화당 존 베이너 하원의장도 속수무책이었다.



 결국 오바마는 국가부도 위기를 이틀 앞둔 31일 티파티에 굴복한 끝에 가까스로 정부부채 한도 증액 협상을 타결 짓는 수모를 겪었다. 그로부터 1년4개월이 지난 지금 오바마는 다시 한번 ‘재정절벽(fiscal cliff)’ 회피와 정부부채 한도 증액을 놓고 공화당과 협상에 나서야 할 처지다. 하지만 입장은 당시와 정반대다.



 기세등등했던 티파티는 이번 총선거에서 전멸하다시피 했다. 부자 증세를 공약으로 내걸고 대통령 선거에서 이긴 만큼 명분도 오바마 편이다. 지난해 협상을 구걸하다시피 했던 오바마의 태도도 바뀌었다. 16일 여야 지도부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놓고 13, 14일 노조와 재계 지도부를 먼저 만나기로 했다. 이달 말에는 전국을 돌며 국민과의 대화에 나설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1일 전했다. 부자 증세의 필요성을 직접 국민들에게 설득해 공화당을 압박하겠다는 계산이다.





 공화당 내 정치지형도 달라졌다. 티파티의 위세가 꺾이면서 중도파의 입지가 넓어졌다. 베이너 하원의장도 이번엔 정치력을 발휘해 존재감을 당 안팎에 각인시켜야 한다. 그래야 2014년 중간선거에서 다시 한번 역전의 발판을 만들 수 있다. 오바마가 9일 정치권 합의를 촉구하자 베이너가 즉각 “재정절벽을 막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기 마련”이라고 화답한 것도 자신이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계산이다.



 현재로선 부자 증세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 조지 W 부시 정부 시절 부유층에 대한 최고 소득세율을 39.6%에서 35%로 낮췄다. 그런데 부부 합산 연 소득 25만 달러 이상(독신은 20만 달러) 고소득층에 대해선 세율을 원상 복귀시키자는 게 오바마의 주장이다. 이를 통해 앞으로 10년 동안 4420억 달러 세수를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공화당은 세율은 건드리지 말고 고소득층에 대한 각종 세금 감면을 줄이고 탈세를 막아 세수를 확보하자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이 방법만으론 세수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공화당 일각에선 연 소득 100만 달러 이상 고소득층의 세율을 올리는 타협안도 나오고 있다. 대신 공화당은 노인과 저소득층 의료보호제도인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예산 삭감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오바마 지지층의 민심을 흔들겠다는 의도다.



 대선에서 이긴 오바마를 상대해야 하는 베이너로선 버거운 협상이 될 수밖에 없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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