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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안 6.3점, 문 6.0점 … 빛 안나는 빚 대책

“약자를 보듬자는 방향은 맞다. 하지만 국가 만능주의나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우려가 크다.”



대선 공약 집중 해부 - 전문가 10인이 평가한 가계부채 대책
박 ‘행복기금’ 찬반 엇갈려
문 ‘피에타 3법’ 최저점수
안 ‘새출발펀드’도 논란 많아

 주요 대선주자의 가계부채 공약이 낙제점을 겨우 벗어나는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다. 금융권과 학계·연구기관의 경제 전문가 10명이 후보들의 핵심공약에 대해 점수를 매긴 결과다. 공약 평가는 박근혜·문재인·안철수 후보가 최근 내놓은 대책 중 구체성과 우선순위가 높은 대표 공약 3개씩을 대상으로 했다. 전문가들은 정책의 시급성과 실현 가능성, 부작용 우려 등을 따져 각 정책을 0점(최악)~10점(최고)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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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가 결과 박근혜·안철수 후보의 공약이 평균 6.3점, 문재인 후보의 공약이 평균 6.0점으로 나타났다. ‘낙제점(6점)’을 겨우 넘어선 수준이다. 임기영 외국어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는 “가계부채 공약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시혜적 성격이 강해 후보 간 차이가 크지 않다”며 “표를 의식해 단기 대책에 치우치다 보니 도덕적 해이 등의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세부 공약 가운데 상대적으로 호의적인 평가를 받은 건 하우스푸어 대책이었다. “집주인과 은행 간의 ‘사적 채무재조정’을 통해 하우스푸어와 ‘깡통주택’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안 후보의 공약은 과반수 전문가로부터 7~9점을 받아 평균 6.5점을 기록했다. 김우찬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집 없는 서민도 많은데 하우스푸어 대책이 이렇게 시급한지는 의문”이라고 전제한 뒤 “금융권과 채무자가 책임을 분담하고 국가재정 투입을 최소화함으로써 시장을 통한 해결을 도모한 점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박 후보의 ‘보유주택 지분매각 제도’(박 후보)는 국가의 재정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이보다 낮은 6.4점을 받았다.



 문 후보의 ‘대출 구조 장기화 유도’는 6.3점으로 평가됐다. 가계의 금리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원리금 일시상환식 변동금리 대출을 장기 고정금리 대출로 바꾸자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정책 취지가 좋고 부작용도 작지만 금융위원회 등 정부가 이미 추진 중이어서 신선도가 떨어진다”고 했다. 이보다 0.1점 높은 점수를 받은 박 후보의 ‘국민행복기금’ 18조원 조성 공약은 전문가 평가가 가장 엇갈렸다. 중산층과 서민 등 경제적 약자를 위한 ‘힐링정책’이라는 찬성론과 막대한 재원이 결국 국민 부담으로 귀결될 거라는 반대론이 팽팽했다.



 안 후보의 ‘진심 새출발 펀드’ 조성 약속(6.2점)도 논란이 됐다. “1인당 최대 300만원씩 모두 2조원의 주택 임차보증금을 지원해 효과를 본다면 괜찮은 정책”이라는 입장과 “그 돈으로 효과가 있겠느냐”는 지적이 함께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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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 학자금대출 부담 경감’(박 후보·6.1점)과 신용불량자 및 파산자를 위한 ‘힐링통장’ 도입(문 후보·6.0점), 개인파산제도 개선(안 후보·6.1점) 공약은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익명을 원한 전문가는 “박 후보의 학자금 대책은 청년층의 빚 부담을 줄여주자는 취지가 좋지만 원금까지 깎아주는 것은 시장원리를 벗어난다”고 지적했다.



  ‘힐링통장’과 ‘개인파산제도 개선’에 대해선 “패자 부활을 돕자는 취지는 인정하지만 도덕적 해이가 확산될 수 있다”는 걱정이 제기됐다.



 ‘법정 이자율을 연 25%로 제한하자’는 문 후보의 이른바 ‘피에타 3법’의 점수가 가장 낮았다. 9개의 공약 중 유일하게 6점이 안 되는 5.8점에 그쳤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불법 사금융이 비제도권으로 확산되면서 오히려 더 늘어나는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창현 금융연구원장도 “명분만 있고 실리는 없는 정책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쓴소리’도 내놓았다. 홍정훈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는 “세 후보 공약은 모두 도덕적 해이 등의 부작용을 고려하지 않고 표를 의식한 일시적 처방”이라며 “단기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시장 질서가 왜곡돼 정책을 하기가 오히려 힘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후보는 정부의 역할을 강조해 ‘정부 만능주의’와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위험이 크고, 문 후보는 시장과 동떨어진 금리 규제로 오히려 서민층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안 후보는 다른 후보들에 비해 공약이 두루뭉실하지만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가능성을 차단하지 못했다고 평가됐다.



 신성호 우리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경기침체와 저성장의 결과인 가계부채를 공약으로 단기에 해결하는 데엔 무리가 있다”며 “정부와 시장의 역할, 이해당사자들의 책임 분담에 관한 원칙을 각 후보가 국민에게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10인의 대선 후보 가계부채 정책 평가 (가나다순)



■김우찬 고려대 경영대 교수



“각 후보의 대책은 사후약방문, 누가 집권하든 매크로 정책을 잘 펼쳐야 가계부채 해결의 물꼬 터진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부채유예·금리인하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은 필요하나 부채 자체를 탕감해주는 것은 신중히 접근해야”



■신성호 우리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박 후보의 경우 재정 부담 과도, 문 후보의 경우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 안 후보의 경우 도덕적 해이 만연 등이 문제점”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



“가계부채 문제는 경기침체가 가장 큰 원인. 세 후보 모두 일시적인 해결책만 제시했을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다”



■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 원장



“문 후보는 금융회사의 책임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어. 그러나 채무자의 판단 책임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은 아쉬워”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기획조정실장



“특혜를 베푸는 정책투성이다. 재원 조성 규모가 작은 안 후보의 정책이 그나마 시장을 적게 왜곡시킬 것 같다”



■조성훈 자본시장연구원 부원장



“먼저 서민·취약계층의 금융접근성 제고 등에 대한 원칙을 수립한 뒤 구체적 실행방안이 제시돼야”



■함정식 여신금융협회 조사연구센터장



“세 후보 모두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않고 있음. 가계부채 문제는 공약이 아니라 중대 정책으로 인식해 정교하게 짜야”



■허석균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포장을 보면 박 후보가 가장 세련됐다. 정책이 서로 많이 겹치고, 재원 마련 방법도 구체적이지 않아 높은 점수는 못 주겠다”



■홍정훈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박, 안 후보의 하우스푸어 정책은 재원 부담 크지 않아 환영. 문 후보의 대출구조 장기화는 주택금융 안정에 도움 될 것”



금융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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