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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한류' 中 백화점가니 직원들이…'깜짝'

한국(Korea) 화장품(Beauty)의 인기, 즉 K뷰티(K-Beauty)의 열기는 중국에서도 뜨겁다. 화장품 브랜드들의 성장은 그야말로 승승장구다. 10년 전 진출해 기반을 착실히 다진 브랜드도 있고, 고객들에게 우리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자신 있게 인사하는 브랜드도 있다. 자사 제품의 세계 시장 점유율 전체 순위보다 중국 시장 점유율 순위가 더 높은 곳도 있다. 이 업체는 세계 시장 순위 역전의 발판을 중국의 K뷰티 열풍으로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week&이 기획 취재한 K뷰티 2회는 중국편이다. 중국 상업과 유행의 중심지, 상하이를 중심으로 ‘대륙의 K뷰티’를 짚어 봤다.



‘K뷰티’ 열기 <중>

지난 주말 중국 상하이의 번화가인 화이하이(淮海) 거리 바이성(百盛)백화점 1층 ‘마몽드’ 매장에서 쇼핑객들이 화장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 아모레퍼시픽]


◆중국 고객에게 한국어로 인사=지난 2일 저녁. 금요일을 맞은 상하이 푸시(浦西) 지역 화이하이(淮海) 거리의 바이성(百盛) 백화점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백화점 입구와 연결된 지하철 1호선 산시난루(陝西南路)역 출구에선 젊은 남녀 쇼핑객이 끊임없이 백화점으로 밀려들었다. 붐비는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낯익은 브랜드가 눈에 띄었다. 한국 화장품 브랜드 ‘마몽드’다. 카운터로 다가서자 이번엔 귀에 익은 소리가 들려 왔다.



“안녕하세요. 마몽드 콩훼이쥔입니다,” 또렷한 발음으로 말하는 소리를 들으며 ‘한국산 브랜드이니 매장에 한국어를 하는 직원이 있나’ 싶었지만 확인해 보니 목소리의 주인공은 중국인 점원이었다. 매장 직원 쿵후이쥔(孔輝軍)은 “본래 이렇게 인사하도록 교육받았다”며 “중국 전역에 있는 3100여 개 마몽드 매장 전체에서 이렇게 전화를 받는다”고 소개했다. 쇼핑을 하러 나온 회사원 리친(李勤·32)은 “새 상품이 들어왔는지 확인하려고 매장에 전화를 걸었다가 한국말로 인사하는 걸 듣곤 재밌다고 느꼈다”며 “한국 드라마나 문화에 익숙하다 보니 이 정도 한국어는 어느 정도 알아듣는다”고 했다. 그는 “한국 브랜드라는 걸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흥미로운 인사법인 것 같다”고 했다. 마몽드의 아모레퍼시픽 마케팅부문 문혜민 과장(MC전략팀)은 “중국의 일반 매장에선 직원들이 이름까지 잘 얘기하지는 않는다”며 “매장 직원이 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것은 고객에게 신뢰감을 주는 한국식 마케팅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리친은 “한국 브랜드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요즘 상하이에 전파되는 유행·패션의 중심지가 한국이란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한국에서 나오는 여러 뉴스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된다”고 했다.



중국 여성들이 매장직원에게 피부 상담을 받고 있다.
◆드라마·음악보다 ‘K뷰티’=K뷰티 인기는 기존의 한류 전파 공식도 점차 바꾸고 있다. 기존의 공식은 한국 드라마와 대중 음악 가수가 한류 스타로 등극하는 게 먼저였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 한국 전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자연스레 한국 상품을 사는 식이었다. 리친도 마찬가지다. 한국 드라마의 팬으로 시작했다 ‘한국 여인처럼 예뻐지고 싶어’ 한국 화장품을 산 고객이었다. 하지만 요즘 그는 “한국 드라마와 관계 없이 한국 화장품을 산다”고 했다. 오히려 “마몽드의 새 모델 유리도 마몽드 덕분에 알게 됐다”며 웃었다. 마몽드는 올 2월 걸그룹 소녀시대의 멤버 유리를 모델로 기용했다. 리친은 “소녀시대야 진작에 알고 있었지만 멤버 각각을 다 알진 못했다”며 “마몽드 모델로 유리를 접하고 나서 ‘저렇게 예쁜 한국 연예인을 왜 모르고 있었나’ 싶었다”고 했다. 과거와 달리 한국 스타들이 한국의 화장품을 통해 알려지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한국 브랜드인 ‘라네즈’의 고객 자오징(趙璟·30)도 비슷한 경우다. “친구들 대부분 한국 화장품을 알고 있고, 서로 선물하는 경우도 많다”며 “주로 프랑스·미국 화장품을 쓰던 친구들인데 한류 드라마 한편 안 본 친구들도 한국 화장품이라면 다들 좋아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뷰티 크리에이터’로 알려진 로저(Roger, 본명 저우신 周新)는 “한국 화장품은 이미 미국·유럽 화장품과 차별화된 정체성으로 소비자에게 각인돼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화장품 브랜드뿐 아니라 해외 화장품의 중국 내 마케팅을 조언하는 로저는 후난TV 등에서 뷰티 프로그램에도 출연하고 있다. 그는 “한국 브랜드 ‘마몽드’ ‘라네즈’ 등은 서양 화장품과 달리 생활 방식을 전파하는 브랜드란 느낌이 든다”고 했다. “서양 화장품이 기술력만을 강조하는 데 비해 한국 화장품은 ‘여유 있고 세련된 여성’(라네즈), ‘똑똑하고 기분 좋은 소비를 하는 여성’(마몽드) 등 중국 소비자와 정서적 교감에 성공했다”는 얘기다.



◆중국 시장에서 더 승승장구=국내 1위 화장품 회사인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매출액 순위 12위에 올랐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집계에 따르면 스킨케어, 메이크업, 선케어 등 분야에서 아모레퍼시픽은 18억 위안(약 3200억원)의 매출을 올려 2010년 대비 36% 성장했다. 순위는 14위에서 12위로 두 계단 상승했다. 이 회사의 글로벌 순위는 올 8월 기준 17위다. 전 세계 거의 모든 브랜드가 각축을 벌이는 중국 시장에서의 순위가 세계 시장 순위보다 높다. 중국에 K뷰티 바람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유로모니터 조사에 따르면 중국 시장 점유율 1위는 프랑스 회사 로레알그룹, 2위는 일본 회사인 시세이도, 3위는 다국적 기업 P&G가 차지했다. 4, 5위는 미국의 거대 방문판매 기업인 매리케이와 암웨이였다. 쟁쟁한 글로벌 화장품 기업을 아모레퍼시픽이 뒤쫓는 형국이지만 에이본, 존슨&존슨, 유니레버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도 아모레퍼시픽보다 매출이 적었다.



아모레퍼시픽 차이나의 박경전 부장(트레이드 마케팅팀)은 한국 화장품의 중국 시장 경쟁력을 ‘호감과 친숙함’에서 찾았다. 박 부장은 “한국 고객과 중국 고객은 기초 화장품에선 ‘환한 얼굴’, 즉 미백 기능을 원하는 등 요구 사항이 비슷하다”며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이미 화장품을 깐깐하게 고르는 한국 고객의 취향을 수십 년간 맞춰 왔기 때문에 현재 중국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내는 데 별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엔 중국 소비자를 위해 개발한 제품의 반응이 정말 좋아 한국 시장으로 내놓은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먼저 출시된 마몽드의 ‘에이지 컨트롤 울트라 리페어 크림’이 그것이다. 출시 3개월 만에 50억원어치를 팔았다. 박 부장은 “중국발 제품이 한국에 출시될 정도로 이미 중국 소비자의 취향은 고급화됐다”면서 “이런 시장에서 미국·유럽 브랜드와 경쟁을 벌이며 30% 더 성장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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