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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계열사 펀드 판매 제한이 반가운 까닭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금융당국이 은행과 증권, 보험 등 펀드판매사에 대해 강력한 규제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른바 계열사 펀드 상품을 50% 이상 팔지 못하게 하는 규제책이다. 이르면 내년 초부터 은행과 증권이 신규로 파는 펀드 상품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규제라면 달갑지 않아 하는 게 시장의 속성이지만, 이번 조치에 대해선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다. 때늦은 감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판매사가 계열사 펀드를 밀어주는 관행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팔이 안으로 굽는 것이 인지상정이라 이해는 된다. 그러나 계열운용사 상품을 적게는 반 이상 심지어 90% 이상 몰아서 판매하는 것은 지나치다. 이런 ‘쏠림’ 판매의 피해와 후유증이 너무 컸다.



 먼저, 펀드소비자의 선택권이 심각하게 침해받았다. 판매의 쏠림은 자산운용업의 성장과 소중한 고객의 돈을 균형감 있게 배분하는 일을 가로막는다. 현재 운용사로 등록된 회사가 80여 개에 이르지만 증권형 공모펀드 기준으로 5000억원 이상 수탁액을 기록하는 회사는 20여 개에 불과하다. 그중 대부분은 판매사를 낀 계열운용사다. 비계열 운용사는 판매사로부터 외면받거나 아예 시장에 명함을 내밀기도 어렵다. 아무리 운용능력이 뛰어나고 좋은 철학이 있어도 판로가 막혀 소비자를 만날 수도 없다. 제대로 된 운용사가 커갈 수 없다면 결국 국민의 소중한 금융자산을 균형감 있게 투자하는 문제에도 차질이 생길 것은 자명하다.



 또한 쏠림의 부작용은 판매사의 자체 위험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 한국 자본시장의 쓰라린 역사를 되새기지 않더라도 계열사의 쏠림 판매는 분명히 위험하다. 판매사는 물론 금융시스템의 안전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이해관계를 떠나 소비자를 생각하고 자본시장의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 서둘러 고리를 끊어야 한다. 그래서 계열사 판매 비중 제한이라는 응급처치에 동의하는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펀드 판매 시장을 건강한 체질로 개선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판매사와 운용사뿐 아니라 소비자의 노력이 절실하다. 판매사는 소비자 관점에서 좋은 운용사를 골라야 한다. 고르는 기준도 신중해야 한다. 수탁액이나 운용인력의 수 등 정량적인 지표가 좋은 운용을 담보하지 않는다. 철학과 원칙이 투영된 운용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수년 동안 총괄운용책임자(CIO)가 몇 명이나 바뀌었는지, 지배구조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펀드 수가 얼마나 늘었는지와 같은 정성지표는 좋은 운용사를 고르는 적절한 기준이 될 것이다.



 운용사도 좋은 품질의 운용성과를 거두는 데 온 힘을 다해야 한다. 계열사가 알아서 팔아주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은 떨쳐야 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투자자의 노력이다. 작은 가전제품을 살 때보다 펀드 투자를 할 때 주의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좋은 펀드를 고르는 분별의 지혜가 필요하다. 이제 계열사 펀드 판매 제한이라는 문제풀이가 시작됐다. 그 시작은 금융당국이 했지만 마지막까지 고민해 풀 사람은 바로 판매사, 운용사, 소비자다.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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