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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하르츠 개혁과 동반성장

유장희
동반성장위원장
독일 경제가 주목받고 있다.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9년 -5.1%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을 기록했던 독일 경제가 이듬해 5.4%의 성장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3%의 GDP 성장을 이뤘다. 게다가 2011년 독일의 수출은 전년 대비 11.4% 증가한 1조4000억 달러로 중국·미국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했으며 경상수지는 2054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2004년부터 8년 연속 매년 1000억 달러가 넘는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는 유일한 선진국이라는 점이 독일 경제구조의 특성을 나타낸다고 하겠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는 대외여건에 따라 영향을 크게 받게 마련인데 이처럼 ‘나 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독일 경제의 저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독일 경제는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유럽의 병자’라고 불릴 정도로 어려운 적이 있었다. 1989년 통독 이후 막대한 통일비용과 노동시장의 경직성, 대기업의 해외이전 등으로 한때 13%의 실업률을 기록한 바 있는 독일은 2002년부터 최근까지 이른바 ‘하르츠(Hartz) 개혁’을 실시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1998~2005년 재임) 총리가 임명한 폴크스바겐의 페터 하르츠 회장은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경제 체질을 완전히 바꾸는 일에 나섰다. 국민의 복지 혜택을 축소하는 대신 중소기업 창업을 지원하고 노동시장 유연화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 갔다. 10년을 고통스럽게 보낸 독일은 2010년 100만 개 이상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실업률을 7.1%까지 끌어내렸다.



 우리 관점에서 보면 하르츠 개혁은 동반성장의 기반을 마련한 것이었다. 2000년대 초 당시 독일의 대기업은 산업별 노조들의 임금 인상 요구를 견디지 못하고 해외이전을 서둘렀다. 그 결과 독일 내의 제조업은 공동화 현상을 보이기 시작했는데 협력 중소기업들에는 직격탄이 돼 실업자가 450만을 넘어섰고 사회불안이 증폭됐다.



 하르츠 개혁을 계기로 해외이전을 중단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안정적인 협력관계가 마련돼 독일 내 제조업 분야의 동반성장 기틀이 견고해졌다. 또한 노조는 임금을 양보한 대신 일자리를 보장받게 됐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보장받은 노동자들은 자율적으로 임금 삭감을 통해 일자리 나누기를 실천했다. ‘나 홀로’가 아니라 ‘다 함께’ 정신은 독일 경제의 우수한 성적표로 나타나게 됐다.



 하르츠 개혁을 통해 고용 창출이 늘어난 중소기업은 독일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의 척추 구실을 한다는 점을 더욱 확고하게 했다. 중소기업 문제를 중산층의 문제로 인식하고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규모에 집착해 중소기업을 중견기업·대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튼튼한 중간기업이 더욱 늘어나야 한다는 사고를 하고 있다.



 미텔슈탄트는 대기업의 경직적인 조직과는 달리 신속한 기술개발과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 글로벌 시대에 맞는 구조를 가졌다. 그들은 가격보다는 품질을 중시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대기업과도 종속적 관계가 아니라 독자적인 지위를 지니고 있는데 그 바탕에는 기술과 신뢰가 자리 잡고 있다.



 한국 경제는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이 1.6%에 그치면서 전망이 밝지 못하다. 더구나 성장잠재력이 3%대에 머무르는 본격적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럽연합(EU) 경제가 1.5%의 성장을 기록할 때 3%의 성장을 보인 독일 경제의 저력은 하르츠 개혁에서 시작됐다.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하지 않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동반성장의 기초를 닦은 하르츠 개혁은 우리 경제의 위기 극복을 위한 하나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고 하겠다.



유장희 동반성장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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