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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nnnnnnnovation’ 띄운 모란 … “n은 기술·아이디어·마케팅일 수도 있다”

USB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스라엘의 벤처 영웅 도브 모란이 강연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8일 서울 방이동의 SK핸드볼경기장. 무대 위 화면에 ‘Innnnnnnnovation’이란 글자가 떴다. ‘혁신’이란 영어 단어의 ‘n’을 8개로 늘린 것이다. 청중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연사로 나선 이스라엘의 벤처 영웅 도브 모란(56)이 말했다. “n은 기술일 수도 있고, 때론 아이디어·마케팅 역량 등으로 다양할 수 있다.” 혁신을 일으키는 마중물은 다양하다는 경험담이었다. 그는 PC의 필수품이 된 ‘USB 메모리’를 발명한 유명 인사다.



‘마이사이먼닷컴’ 마이클 양
실험 정신으로 뭉쳐야 벤처 성공
‘광고계 블루칩’ 박웅현
걱정·망설임 없는 개처럼 살자

 올해 4회째인 ‘테크플러스 2012’가 모란을 비롯한 ‘벤처 스타’와의 소통으로 갈채를 받았다. 모란은 USB 발명의 뒷얘기부터 꺼냈다. 1998년 자신의 회사 실적 등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200명 청중 앞이었다. 돌연 컴퓨터가 켜지지 않았다. 그는 “당시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고 회상했다. 다음 발표자가 “내 컴퓨터를 대신 쓰라”고 했지만 자료를 옮길 수 없어 무용지물이었다. 고국에 돌아와 “편하게 갖고 다닐 저장장치를 만들기 전엔 절대 발표 연단에 서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하드디스크를 축소해 보자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실행에 옮겨 결국 USB 메모리 발명에 성공했다.



 이날 모란은 USB 개발을 통해 “인생에서 소중한 ‘세 가지 순간’을 경험했다”고 들려줬다. 먼저 잇따른 좌절을 극복한 순간을 소개했다. USB를 들고 미국의 컴퓨터 회사 델을 찾아갔다. “시장성이 없다며 공동 개발·판매 제안을 거절하더라.” 굽히지 않은 그는 600만 달러 매출을 올려 다시 델을 찾았다. ‘1000만 달러 미만이면 얘기가 안 된다’고 또 박대당했다. 그에겐 불도저 같은 집념이 있었다. 이를 악물고 USB를 1억 달러가량 팔았다. 결국은 델로부터 ‘같이 일하자’는 답을 얻어냈다. 다음은 행복의 순간. “비행기를 탔는데 누군가 악수를 청하며 나 때문에 인생이 바뀌었다고 하더라.” 낯 모르는 이가 ‘USB 덕에 편하게 일하고 일찍 퇴근해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됐다’고 기뻐했다는 것이다. 모란은 “아이디어와 도전, 기술이 만나면 나와 타인의 삶을 바꾼다”며 이런 일에 덤벼들라고 했다.



 모란은 “발명을 위해 천재가 될 필요는 없다”고 했다. 19세기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말을 되새기라고 주문했다. “미래를 창조하기 위해선 꿈만 한 게 없다.” 박수가 쏟아졌다.



 그에 앞서 강연한 벤처기업가 마이클 양(51)도 질의응답 시간에 대학생·고교생들의 질문을 잇따라 받을 만큼 인기였다. 70년대 초반, 가족과 단돈 700달러를 쥐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로 이민 간 14세 소년. UC버클리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반도체 설계사로 일하다 98년 실리콘밸리에서 ‘마이사이먼닷컴’을 창업했다. 각 온라인 쇼핑몰의 상품 가격을 비교해 주는 최초의 사이트로 시쳇말로 ‘대박’을 쳤다. 몇 달 만에 수천만 명이 접속하는 회사로 컸다.



 이날 양씨는 ‘7개의 성공 열쇠’를 소개했다. 첫째는 좋은 아이디어다. 그는 “소비자가 꼭 필요한 서비스가 뭔지 생각하고 또 생각하라”고 했다. 둘째는 최적 시점을 눈여겨보는 것. 자신이 창업할 당시엔 아마존·이베이 같은 닷컴 업체가 생기면서 ‘비즈니스 생태계’가 마련됐다는 것이다. 셋째로 꼽은 건 ‘좋은 팀이다. 이 밖에 그는 ▶혁신적 기술과 소프트웨어 개발력 ▶거대 시장의 존재 ▶성공적 투자 자금 유치 ▶적정 시기의 인수합병(M&A)이 중요하다고 했다.



 “실리콘밸리가 세계를 이끄는 혁신의 장(場)이 된 것은 ‘개척자 정신’의 발명가가 많기 때문이다.” 양씨는 애플을 만든 스티브 잡스, 페이스북을 개발한 주역 마크 저커버그 모두 “어릴 때부터 기술에 관심이 많았고 실험 정신으로 똘똘 뭉친 이들”이라고 했다. 그게 아이폰·구글을 낳은 ‘핵심 엔진’이라는 것이다.



 광고회사 TWBA의 박웅현(51) 전문임원은 누구나 벤처 영웅처럼 될 수 있다며 용기를 북돋웠다. 특히 ‘개처럼 살자’는 도발적 제안으로 주목받았다. “개들은 밥 먹으며 어제 공놀이 못한 걸 후회하지 않고, 내일 꼬리치기를 어찌할까 걱정하지도 않는다.” 망설임 없이 행동하고, 삶에 집중하라는 주문이다. 그는 “창의력이건 행복이건 거기에 답이 있다”고 했다.



 중앙일보·지식경제부·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공동 주최한 테크플러스는 올해 ‘꿈, 기술과 만나다(dream@technology)’를 주제로 7~8일 열렸다. 김용근 산업기술진흥원장은 “미래 한국에서도 스티브 잡스나 영화감독 제임스 캐머런을 뛰어넘는 융합형 인재가 나올 것”이라며 “젊은이가 테크플러스 강연을 통해 새로운 꿈을 가꿔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준술·김혜미·이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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