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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 아파트 세입자 등치는 '해결사'…수임료 수억 챙겨

[앵커]



부동산값 하락에 따른 이른바 '깡통 아파트'얘기 들어보셨을텐데요. 주택수요자들이 아파트 잔금하느라 빚더미에 앉은 판에 불안한 수요자들과 건설사 사이에서 '한몫' 단단히 챙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입체조명 오늘(8일)은 2기 신도시 등 수도권 새 아파트 문제입니다.





[기자]



"계약 해지를 했을 경우에는 내 돈 10% 들어간 것만 포기하면 되는 거잖아요"

"얘들이 왜 세금을 못내고 이렇게 됐는지 아무도 모르는 거예요"



신도시 아파트 '괴담'



++



입주가 한창인 인천 청라지구 아파트 단지.



요즘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 계약자들에게 계약해제를 해주겠다는 문자 메시지가 쇄도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떤 내용인지 직접 알아보겠습니다.



사무실에 들어선 기자를 극도로 경계하는 부동산 브로커.



[분양 계약서 안 가지고 오시면 상담을 안해줘요. 아니면 저희가 계속 통화했던 기록이 있던가..]



또 다른 사무실에 들어서자 방금 브로커에게 계약 해지를 위임한 손님들이 있다.



[이분은 포스코(건설아파트), 이분은 (풍림)엑슬루타워 해약하는 거예요. 분양 계약 해지 때문에 제가 잠깐 수원에 가야해서요.]



방식은 의외로 단순했다.



[브로커 : 해지 자체는 100% 다 되고요. 은행은 어디다 하셔도 돼요. 대위 변제하게 변호사들이 해주는 거예요. (비용은) 880만.]



서류상으로 계약자가 돈이 한푼도 없는 사람이 되면, 중도금을 받을 수 없게 된 건설사가 어쩔 수 없이 계약을 포기할 거란 설명.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이 지역 아파트 시세는 분양가보다 훨씬 낮은 선까지 떨어졌다.



[이순옥/공인중개사 : 해지를 했을 경우는 내 돈 10%만 포기하면 되는 거잖아요. 만약 해지가 된다면 그렇게 하는 게 더 나은 것 아닌가요.]



집값의 10%인 계약금을 날리는 게 더 이익이라는 말이다.



이렇게 브로커들이 계약해제를 성사시켰다고 얘기하면 활개치고 다니는데 건설사의 답변 직접 들어보시죠.



[D건설사 관계자 : 실제로 계약 해지가 이뤄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개인 파산을 신청하거나 그런 증명이 이뤄지지 않으면..]



법률가들은 또 다른 피해를 우려한다.



[나승철/변호사 : 브로커의 사기성이 있어요. 재산권을 해하는 행위가 될 수 있죠. 다만, 건설사는 부담이죠. 재판이 최소 6개월이 걸리는데 그 6개월 안에 돈이 안 들어오면 건설사들은 부도나는 거죠.]



소송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 숨겨둔 재산을 찾아내 중도금을 받아낼 거란 말이다.



긴 소송의 과정에서 건설사는 부도 위기에 계약자는 신용불량자에 범죄자로까지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는 사이, 브로커들만 엄청난 수임료를 챙기고 있다.



전세 세입자들은 더 힘이 든다.



지난주 경기도 남양주의 한 아파트 회의실.



아파트를 소유한 부동산개발업체의 부도 위기로 전세금을 날릴 위기에 몰린 세입자들이 모였다.



1억2천만원에서 2억원의 전세금... 전재산이다.



혼란스러운 세입자들에게 브로커가 꺼낸 제안.



[(공매로 가든 전세로 가든 보증금은 다 못 받는다?) 그렇죠. 다 압류니까 소유권 이전을 해 가면 더 이상 압류가 안 가해지죠. 이미 소유권 이전을 해 갔으니까.



세입자들이 집을 사면 그 돈으로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겠다는 얘기.



[원래는 12세대인데, 한 세대는 벌써 7월에 양도를 받았어요.]



대출은행 직원과 법무사까지 대동하고 본격적인 설득에 나선다.



그런데 가격이 이상하다.



브로커가 제시한 가격은 5억원으로, 시세보다 무려 1억원이 비싸다.



[부동산 중개업자 : 4억원 초반대.(5억에 사라는 얘기가 나와서) 경매 들어가는 게 낫겠다 그럼….]



하지만 집을 사지 않으면, 집이 공매에 넘어가 전세보증금마저 떼인다.



그렇다고 팔리지도 않을 집을 빚을 내 비싸게 살 수도 없다.



2억 전세금을 돌려받기 위해 시세보다 1억이나 비싸게 집을 사야하는 아이러니.



집을 팔아도 전세보증금이나 대출금도 건질 수 없는 '깡통 아파트'.



[전세 세입자 : 부동산이 오를지 내릴지 판단하기도 전에 발등의 불이니까 사야….]



개발업자가 시세 차액을 노리고 해당 아파트 10여채를 산 가격은 각각 4억3천만원 선.



그런데 아파트값이 4억 아래로 떨어지자, 전세를 내줬던 아파트를 모두 공매로 넘겨버리겠다며 강매에 나선 것이다.



브로커의 배를 불리기 위해, 전세금까지 볼모가 됐다.



부동산 거품이 급격히 꺼지면서 몰려온 혼란.



서민들의 시름은 깊다.



[앵커]



집은 곧 부의 상징이라는 말, 정말 이제는 옛말이 돼 버렸죠. 그런데 계속되는 부동산 침체의 한파 속에 가진 돈마저 날릴 위기에 몰린 서민들은 이 겨울이 또 얼마나 더 추울까 싶습니다.



다른 사람의 곤경을 기회로 삼는 사람들이 있다는 소식. 불황이 만들어낸 흉측한 우리사회의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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