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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 20일 승부 … 문·안 모두 “방법론 안 따지겠다”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가 5일 광주광역시 전남대에서 초청강연을 마친 뒤 참석자들을 향해 두 팔을 번쩍 들어 보이고 있다. [뉴스1]


5일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가 단일화를 전격 수용함에 따라 단일화 정국이 열리게 됐다. 2002년 노무현·정몽준 후보가 단일화에 합의한 날은 11월 5일이었다. 10년 전과 똑같은 날 안 후보 측과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측이 단일화 승부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후보등록일(25~26일)까지는 이제 20일 남았다. 노·정 단일화 때도 여론조사를 통해 노 후보로 단일후보를 확정 지었을 때까지 정확히 20일이 걸렸다. 정책 합의, 단일화 룰 협상, TV토론, 경선까지 이 기간 내에 끝내려면 여론조사 말곤 달리 방법이 없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오늘 첫 단추 꿰는 단일화 협상
본선 경쟁력 놓고 공방 불가피
시간 짧아 여론조사 방식 유력



 양측은 그러나 ‘단일화 방법론’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문 후보는 4일 “단일화의 유리한 시기와 방법을 고집하지 않겠다”고 말한 상태다. 여론조사 경선, 모바일 경선, 혼합형(여론조사+모바일) 경선, 후보 간 담판 등 어떤 방식이든 좋다는 거다. 안 후보 측 역시 5일 “단일화 방법론에 유불리를 따지지 않겠다”(금태섭 상황실장)고 했다. 그래서 노·정 단일화 때보다 문·안 단일화는 더 속도가 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안 후보가 제시한 단일화 3원칙(기득권 세력을 이길 수 있는 단일화, 가치와 철학이 하나 되는 단일화, 미래를 바꾸는 단일화) 중 첫 번째인 ‘기득권 세력을 이길 수 있는 단일화’란 대목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겨뤘을 때 더 경쟁력 있는 후보로 단일화가 돼야 한다는 얘기다. 안 후보로선 자신으로 단일화돼야 한다는 뜻일 수 있다. 그간 범야권 일각에선 중도층으로의 ‘확장성’ 측면에서 안 후보가 문 후보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래서 박 후보와의 경쟁력을 놓고 양측 간 치열한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통합당에 비해선 조직력이 비교가 되지 않는 안 후보가 단일화 승부에 뛰어든 건 위험 부담을 감수한 선거전략의 급전환이다.



 그는 지난 9월 1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후 나름대로 정국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강연에서 안 후보는 대선 출마 이후 ▶박근혜 대세론이 깨졌고 ▶대선 역사상 처음으로 정치혁신 과제가 선거 주제가 됐으며 ▶네거티브 선거가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음을 자신의 출마 이후 일어난 정치권의 변화로 꼽았다. 그러면서 “이미 일어난 이 세 가지 커다란 변화만 해도 제 도전은 값진 것이 됐다”고 자평했다.



 안 후보의 말대로 그가 제시한 ‘정치쇄신’ 등이 선거전의 ‘어젠다’로 떠오른 것은 사실이다. 그런 그가 강조해 온 선거 어젠다에 ‘단일화’는 들어 있지 않았다. 단일화는 민주통합당과 문 후보의 ‘프레임’이었다. 선거가 44일 남은 상황에서 이제 안 후보가 문 후보 쪽의 프레임에 뛰어든 셈이다.



 불가피한 측면이 없었던 게 아니다. 안 후보가 단일화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그의 지지층 상당수를 점하고 있는 호남권 지지율의 하락세가 일부 감지됐기 때문이다. 2~3일 실시된 본지 여론조사에서도 안 후보는 문 후보에게 처음으로 호남에서 지지율 추월을 허락했다. 그로선 새로운 동력이 필요한 시점이었던 셈이다.



 이날 강연에서 안 후보는 시작부터 ‘범야권 주자’임을 분명히 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범야권 주자인지를 묻는 질문에 “NCND(긍정도 부정도 않는다)”라고 했었고,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 대해선 직접 비판을 자제해 왔던 그였다. 하지만 그는 강연에서 “(이명박 정권의) 거꾸로 가는 5년에 대해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가 진심으로 사과하고 반성했던 걸 본 적이 있느냐” 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득권 수호세력은 여전히 강하고 똘똘 뭉쳐 있는데, 1970년대로 퇴행하는 게 아닌가 하는 근심 걱정이 많다는 걸 안다. 투표시간 연장도 사실 박 후보만 결심하면 할 수 있는 일인데,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안 하고 선거 끝나고 하겠다는 말을 믿을 수 있나. 가짜가 진짜를 이기는 시대는 더 이상 안 된다”고 했다. 박 후보를 ‘70년대 기득권 세력’ ‘가짜’로 지칭한 거다.



양원보 기자, 광주=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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