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챙겨 주고 사랑해 주니 ‘코식이’가 옹알이 시작하더군요

말하는 코끼리 ‘코식이’에게 말을 가르친 에버랜드 김종갑 사육사. [사진 에버랜드]
“전 별로 한 게 없어요. 그냥 먹이를 챙겨주고 자주 만져주고 사랑해준 것이 답니다.”

 말하는 코끼리 ‘코식이’를 16년째 보살피는 용인 에버랜드동물원의 김종갑(45) 사육사. 그가 얘기하는 코식이 말문 틔우기 비법이다.

 올해로 스물두 살인 코식이는 키 3.5m, 몸무게 5.5t인 아시아 코끼리다. “좋아, 안 돼, 누워, 아직, 발, 앉아, 예” 등 7마디 한국어 단어를 구사해 ‘말하는 코끼리’로 유명하다. 최근엔 세계 저명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온라인 판에 코식이에 대한 연구논문이 게재되면서 국내외 관심을 모았다.

 2010년부터 코식이를 연구한 독일의 생물 물리학자 뭄대니얼 미첸과 코끼리 음성 의사소통 전문가인 오스트리아 안젤라 슈토거-호르바트 박사는 논문에서 코식이가 사람의 언어를 모방하는 능력이 있다고 봤다. 사람보다 주파수가 낮은 소리를 내는 일반 코끼리와 달리 코식이는 코를 말아 입 속에 넣어 성대에 바람을 불어넣고 입술로 바람 세기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말 흉내를 낸다. 학자들은 “코식이가 사육사와 사회적 유대를 강하게 하기 위해 말을 따라했다”고 분석했다.

 코식이와 김 사육사의 만남은 1993년 시작됐다. 경북 김천 출신인 그는 86년 에버랜드에 입사, 코끼리와 기린을 전담해 왔다. 세 살 나이에 에버랜드동물원으로 입양된 코식이는 무리에 적응하지 못해 외톨이로 생활했다. 김 사육사는 이런 코식이 곁에서 2년간 먹고 자며 정성껏 돌봤다. 처음엔 시큰둥하던 코식이도 그에게 마음을 열었고, 이젠 김 사육사가 다른 동물을 돌보면 콧바람을 뿜으며 질투할 정도다.

 그러던 2004년 코식이가 말을 하기 시작했다. “어느날 코식이가 코를 입에 넣더니 아기가 옹알이하는 것 같이 소리를 냈어요. 전율을 느낄 만큼 깜짝 놀랐죠.”

 코식이가 가장 잘하는 말은 ‘좋아’다. 제일 먼저 배운 말이기도 하다. “코식이를 칭찬해주고 쓰다듬어주면서 가장 많이 한 말이 ‘좋아’라는 단어인데, 그걸 먼저 배운 것 같네요.” 동물들을 돌보느라 아내(40)와 딸(13)에게 ‘가정을 소홀히 한다’는 항의를 받기도 했다는 김 사육사의 꿈은 코식이에게 ‘사랑해’라는 말을 가르치는 것이다. 그는 “사람이나 동물이나 자기에게 다정다감하게 대해주면 마음을 연다”며 “앞으로 코식이가 건강하게 2세를 얻는 것도 보고싶다”고 했다.

용인=최모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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