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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300만원 신랑 알까봐…도와달라" 글 올리자

“신랑이 될 사람이 알까 두려워요. 도와주세요.”



대부업체보다 싼 이자로 인터넷서 대출 직거래 틈새상품 ‘소셜론’ 떴지만 …
“연 30% 이자로 500만원 급구”에
11명이 5만~125만원씩 내 채워
감독 사각지대 … 금융사고 우려

 지난달 30일 한 온라인 대출 직거래 사이트에 “500만원을 빌려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여성은 “저축은행에 300만원 빚이 있다. 신용이 8등급이어서 신용카드도 못 만든다”며 “상견례와 결혼식 비용으로 급하게 돈을 빌리고 싶다”고 썼다. 2년에 걸쳐 연 30%의 이자를 얹어 갚겠다고 했다.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적게는 5만원부터 많게는 125만원을 빌려주겠다는 사람들이었다. 이틀 만에 11명이 모여 500만원이 채워졌다.



 ‘현대판 금융 품앗이’로 불리는 ‘소셜론’이 ‘틈새’ 대출상품으로 서민 사이에 인기다. 하지만 채권자를 위한 보호장치가 없어 금융사고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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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셜론은 금융회사를 거치지 않고 인터넷 사이트에서 개인끼리 돈을 빌려주고 받는 일종의 대출 직거래다. 거래 구조는 단순하다. 주로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거절당한 사람이 재직증명서·등기부등본 같은 증빙서류와 함께 빌리려는 액수와 금리 등을 제시하면, 소액 투자자가 이를 심사해 돈을 빌려준다. 중개업체는 양쪽을 이어주고 거래 금액의 3% 정도를 수수료로 챙긴다. 빌리는 자와 빌려주는 자, 이어주는 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머니옥션·팝펀딩·펀딩트리 등 20여 개 소셜론 업체를 통해 모두 250억원의 대출이 나간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최근 제도권 금융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저신용자가 소셜론으로 대거 몰려들고 있다. 업계 1위 머니옥션에 따르면 올해 일주일 대출 신청 건수는 평균 150~200여 명으로 지난해보다 25~30% 늘었다.



 한기원 머니옥션 마케팅팀 과장은 “기존 캐피털·저축은행에서 연 30%대에 대출을 받던 사람이 조금이라도 금리가 싼 쪽으로 옮겨 오고 있다”고 말했다.



 빌려주겠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대출 신청글이 올라오면 보통은 하루 이틀 사이 목표액을 채운다. 저금리 시대에 틈새 투자처를 찾는 소액 투자자가 대부분이다. 최근 1년 사이 25명에게 5만~10만원씩을 빌려줬다는 한 투자자는 “사정을 들어보고 채무자의 한 달 상환액이 월급의 40%를 넘지 않으면 돈을 빌려주는 편”이라고 말했다.



 소셜론의 평균 금리는 연 26.2%. 20~30%가 넘는 고금리를 물 때도 있지만 신용이 괜찮으면 10% 남짓한 금리로 빌리기도 한다. 일반 대부업체(평균 연 38.8%)에 비해서는 낮고, 저축은행(연 15.37%) 등 제2금융권에 비해선 높은 편이다.



 하지만 제도권에 비해 신용분석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다 보니 금융 사고가 양산될 우려가 크다. 실제 저신용·무담보 대출이 대부분이어서 연체율이 오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손실처리하는 대출 건수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며 “하루라도 연체를 하는 경우가 2년 전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늘어나 최근 29%에 이른다”고 말했다.



 소셜론에서는 채무자가 돈을 갚지 않을 경우 채권자를 위한 특별한 보호장치가 없다. 연체가 발생하면 투자자 간에 부실 채권을 사고 팔거나 남은 원금의 15%만 받고 업체에 파는 수밖에 없다. 사실상 부실이 발생하면 투자 원금 대부분을 떼이는 셈이다.



 소셜론을 감독·규제하는 가이드라인도 아직 갖춰지지 않았다. 현행 이자제한법상 최고 이자율은 연 30%를 넘어서는 안 되지만, 소셜론 사이트에서는 연 30%를 넘는 고금리 거래가 이뤄지곤 한다. 투자자 입장에선 이자소득이 일종의 불로소득으로 간주돼 대부업자(8%)보다도 높은 27.5%의 세금이 붙는다.



 이시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 재원으로 금융소외계층을 지원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투자자 손실을 줄이고 수수료와 금리 등을 낮추는 방안을 점검해 소셜론이 대안형 서민금융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일종의 개인 간 거래로 보고 있다”며 “여러 금융관련법 위반 소지가 있어 이를 제도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라고 설명했다.



위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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