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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뿌리는 마음의 괴로움 … 마음 챙기기로 극복

마음 수련을 통해 불치병 환자를 돕는 MBSR(마음챙김 명상)의 창시자 존 카밧진이 한국을 찾았다. 그는 “고통에 대해 아무런 판단을 내리지 않고 그 자체를 바라볼 때 오히려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했다. [사진 불광출판사]
현대의학이 발달하면서 아이러니컬하게도 ‘마음의 치유 효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불교식 명상을 통한 마음 조절로 현대의학도 포기한 불치병과 싸우려는 시도다. 1970년대 후반 미국에서 시작된 ‘MBSR’(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 마음챙김 명상은 이 분야에서 가장 활발한 요법으로 꼽힌다. 미국에만 300개, 전 세계적으로 700개의 의료기관에서 MBSR을 채택해 불치병 치료를 돕고 있다. 불안·우울증 등 마음의 병 치료에도 확산되는 추세다.

 MBSR을 창시한 미국인 존 카밧진(68) 박사가 한국을 찾았다. 그의 책은 여러 권이 소개됐으나 방문은 처음이다. 워크숍·강연 등을 통해 MBSR을 알리기 위해서다. 마침 그의 새 책 『처음 만나는 마음챙김 명상』(불광출판사)도 출간됐다. 31일 낮 그를 만났다.

 그는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MIT 살바도르 루리아 교수 밑에서 분자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70년대 중반 ‘조계종 국제화’의 선구자인 숭산(1927∼2004) 스님을 통해 한국 참선을 접했다. “불교가 바탕에 깔린 마음챙김 명상은 그 뿌리가 고려시대 선사 지눌에까지 이어진다”며 “한국을 찾은 것은 그런 인연이 작용한 결과”라고 했다.

 - 한국에서는 MBSR이 생소하다.

 “한마디로 아무런 판단을 내리지 않으면서 현재에 집중할 때 솟아나는 ‘자각’(awareness)에 주목하자는 거다. 그런 상태에 도달하기 위해 판단을 억압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평소 얼마나 많은 잘못된 판단을 내리고 사는지 알자는 거다. 요가, 정좌 명상, 걷기 명상, 1일 묵언 참선 등 보통 9개의 세션으로 구성된다. 궁극적인 목표는 자각의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거다. 그런 면에서 일회성 요법이 아니라 일종의 존재방식이다.”

 - 호흡도 중시하나.

 “물론이다. 지켜보기 위한 대상으로서 호흡은 유용하다. 사람의 감정이 격해질 때 호흡이 바뀌지 않나. 스스로 호흡을 가만히 관찰하면 몸과 마음과의 관계에 눈떠 결국 마음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

 - 말기암 환자가 마음을 지켜보는 것만으로 병이 나을 수 있나.

 “만성 요통 환자가 있다 치자. 아픈 부위를 도려내고 싶을 정도로 고통스럽지만 의학이 해 줄 수 있는 게 없다 치자. 그런 경우 사람들은 병에 관한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이 병이 나를 죽이겠구나, 내 삶이 끝났구나, 하는 생각들 말이다. 미친 소리 같지만 그런 사람들에게 병과 친구가 되라고 가르친다. 극심한 고통(pain)에 집중하되 판단하지 말라고 한다. 그럼 차츰 힘든 건 고통이 아니라 고통에서 비롯된 마음의 괴로움(suffering)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나는 고통과 상관 없이 존재한다는 자각이다. 이런 자각이 삶에 있어 커다란 차이를 만든다. 물론 MBSR이 기적의 치료법은 아니다. 15% 정도는 효과를 보지 못한다.”

 - 명상을 받아들이게 된 계기는.

 “22살에 처음 접했다. 당시 나는 그 또래의 자기파괴적인 어리석음에 빠져 있었다. 명상을 통해 삶의 방향과 의미를 찾았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아마 서른 살에 죽었을 거다.”

 워크숍·강연 참가 문의는 02-525-1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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