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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2억 빌려 6억 집 샀는데, 지금은…"

#2008년 주택담보대출 2억3000만원을 빌려 서울 마포에 중소형 아파트를 장만한 강모(46)씨. 당시 6억원에 달하던 아파트 가격은 현재 5억원 초반대로 떨어졌다. 강씨는 “시세차익을 염두에 두고 투자했는데, 그간 나간 은행이자를 포함해 1억2000만원 정도 손해를 봤다”며 “신용대출을 받아 생활비로 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김모(55·여)씨는 3년 전 서울 도봉구에 작은 연립주택 한 채를 샀다. 그간 모은 돈 3000만원에 7000만원 대출을 끼고 마련한 집이었다. 하지만 올해 남편이 명예퇴직한 이후에는 이자 내기도 버거운 실정이다. 김씨는 “1억원에 산 집이 5000만원까지 떨어졌으니 이젠 팔아도 빚을 다 못 갚는다”며 “집을 내놓아도 보러 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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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우스푸어’와 ‘깡통주택’의 실체가 처음으로 드러났다. 대출금을 갚느라 생활고를 겪는 강씨와 같은 ‘하우스푸어’는 57만 가구, 김씨처럼 지금 당장 집을 팔고 금융자산을 털어 넣어도 은행 빚을 갚지 못하는 ‘깡통주택’ 소유자는 10만 가구에 달한다.

 30일 금융당국과 금융연구원은 한국은행·통계청이 실시한 가계금융조사를 토대로 ‘가계부채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발표했다. 금융당국이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가계부채 동향을 정밀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테스트 결과는 가계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480만3000가구 중 12%인 56만9000가구의 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60%를 초과했다. DSR은 배우자 및 자녀를 포함한 전체 가계 구성원의 세전 소득 가운데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카드대출 등 금융권 부채의 원리금을 상환하는 데 들어간 돈의 비율이다. 이 비율이 60%를 넘는 가구는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지출과 세금을 감안하면 만성 적자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집 한 채에 묶여 생활고를 겪는 전형적인 ‘하우스푸어’로, 준(準)깡통주택 소유자라는 얘기다. 지역별로는 수도권(33만9000가구), 연령별로는 40~50대(35만2000가구)의 비중이 DSR 60%초과 가구의 각 59.6%, 61.9%였다.

 고려대 경제학과 오정근 교수는 “버는 돈의 대부분을 빚 갚는 데 써야 하는 하우스푸어는 실업이나 사업 실패 등의 충격에 더 취약하다”며 “소득이 줄거나 집값이 떨어지면 이들이 먼저 파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자산과 부채의 불균형도 걱정거리다. 현 상태에서 은행이 담보로 잡은 집을 경매로 넘기고 금융자산을 압류해도 대출액을 모두 회수할 수 없는 확실한 ‘깡통주택’ 소유자는 최대 10만1000가구에 달한다. 이들에 대한 금융권 대출은 최대 47조5000억원 수준이다.

 문제는 앞으로 경기가 더 나빠지면 부실도 눈덩이처럼 늘어날 것이란 점이다. 집값이 20% 하락하면 깡통주택은 현재보다 4만6000가구 증가한다. 가계소득이 20% 줄어도 3만5000가구가 새로 깡통주택이 된다. 집값과 소득이 함께 20%씩 줄어들면 깡통주택은 9만6000가구나 늘어난다. 현재의 거의 2배 수준이다. 이 경우 금융권의 부실은 현재 10조7000억원에서 17조9000억원으로 늘어난다.

 금융당국은 “아직은 관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이 1.5%포인트 정도 하락하는 데 그친다”며 “테스트 결과, 은행보다 중산층과 서민에 초점을 맞춰 가계부채 문제를 다룰 필요가 커졌다는 게 확인됐다”고 말했다.


◆DSR(Debt Service Ratio·부채원리금상환비율)=전체 가족이 버는 돈 중 빚을 갚는 데 쓴 돈의 비율. 미국에선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이 터진 직후인 2007년 3분기에 DSR이 역대 최고치인 14.08%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국내 가구의 평균 DSR이 지난 3월에 14%를 웃돈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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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