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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리나 학습효과가 피해 줄였다

29일(현지시간) 허리케인 샌디가 미국 동부 연안을 강타하면서 바닷물이 범람해 9·11 테러 현장인 뉴욕의 ‘그라운드 제로’가 침수돼 있다. [뉴욕 AP=연합뉴스]

글로벌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세계 각지에서 속출하는 기상 이변은 이제 사람의 힘으로는 막을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각국은 ‘예방’이 아닌 ‘피해 경감 및 복구’에 재난 대응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선진국들의 체계화된 재난 관리 프로토콜이 주목받는 이유다.

  2005년 뉴올리언스를 강타해 2000명 가까운 사망자를 낸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미국 방재 시스템이 획기적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미국에서 재해가 발생하면 1차적인 책임은 주정부에 있다. 주지사가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대피 명령, 교통수단 통제, 경보 발령, 대피소 마련, 비상식량 확보 등에 나선다. 하지만 심각한 피해가 예상되거나 주정부의 여력이 없으면 주지사가 대통령에게 비상사태 선언 및 연방정부의 지원 승인을 요청한다. 대통령 승인이 떨어지면 연방재난관리청(FEMA)을 중심으로 기금 투입을 비롯해 의료·구조활동·통신 지원 등이 이뤄진다.

 29일(현지시간) 동부 연안을 강타한 ‘괴물 허리케인’ 샌디로 인한 피해가 당초 예상보다 적었던 것도 프로토콜에 따른 주정부와 연방정부의 발 빠른 대응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비상사태를 선언한 것은 아직 샌디가 미 남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도 700㎞나 떨어져 있던 26일 오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29일 오전 연방정부의 지원을 승인했다. 샌디는 이로부터 열여섯 시간 이상 지난 29일 밤에야 동부 연안에 상륙했다. 그사이 주민 대피와 대중교통 수단 중단 등 조치가 대부분 완료됐 다.


카트리나 때 전문인력 부족과 늑장대처로 초기 대응에 완전히 실패해 큰 비판을 받았던 것과 비교되는 ‘모범 답안’을 보여준 셈이다. 공화당의 차세대 대권주자 로 꼽히는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조차 오바마 대통령의 대응을 격찬했다. 그는 30일 MS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오늘 자정까지 내게 전화를 걸어 필요한 것이 없느냐고 물었다. 나는 그에게 세 차례나 정말 훌륭하게 대처했다고 말해줬다”고 이야기했다.

  일본 의 선진화된 재난 대응 시스템도 다시금 눈길을 끌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세계에서 재해에 대해 가장 잘 알고, 그만큼 잘 준비하고 있는 나라가 일본”이라며 네 가지 교훈을 소개했다. 우선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철저하고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재해 대응 훈련 과 대규모 지하 배수시설, 내진 설계가 된 고층건물 등 기술적인 대비가 완벽하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일본인들이 재난에 대해 갖고 있는 공포심을 철저한 준비의 필수 요소로 들었다.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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