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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령화는 대형 쓰나미 … 그래서 필립스는 건강기업으로 변신했다

“지난 120년간 수많은 위기를 겪으며 필립스가 지속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혁신 DNA’ 때문이었다.”

 하르짓 길(48·사진) 필립스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다국적기업최고경영자협회의 ‘글로벌인사이트포럼2012’ 자리에서 최근 필립스의 사업 포트폴리오 변환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날 길 대표는 글로벌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전략 방향 관련 발표자로 참석했다.

 필립스는 2008년 반도체 사업부문을 매각하고 TV사업을 분사하는 등 전자사업 분야를 정리하고 LED 조명과 의료기기 분야에 사업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대해 길 대표는 “전구를 발명한 두 형제가 창립한 필립스가 다국적기업이 되기까지 우리는 끊임없이 시장 변화에 따른 변환(transformation)을 해왔다”며 “세계 시장 동향을 분석했을 때 기존 가전기업 중심의 형태에서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춘 건강기업(health & well-being)으로 발돋움하는 게 지속 가능한 방향이라고 우리는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길 대표는 이와 같은 판단 배경으로 노령화, 도시화, 그리고 삶의 질 추구를 제시했다. 사회적 어젠다가 기업의 지속 가능성에 밀접한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길 대표는 “2050년이면 태평양지역 인구의 60%가 65세 이상이 되는 만큼 평균연령의 노령화가 진행돼 이로 인한 의료기기 관련 시설 및 인력 부족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며 “이는 마치 ‘대형 쓰나미’라고 표현할 만큼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19억 명인 아시아 인구가 2050년에는 33억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이들이 대부분 도시화된 개발도상국에 살고 있기 때문에 변화된 식습관과 노동 습관이 가져오는 만성 질환도 문제로 대두된다는 것이다. 그는 “전 세계 중산층 인구수가 2030년 50억 명에 이를 텐데, 이들은 급속한 경제성장과 도시화로 인한 맞벌이 가정일 확률이 높아 질 높은 가정 환경에 대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미래를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 소비자와 시장에 대해 길 대표가 갖는 관심도 각별하다. 의료기기 분야에 있어 새 장비 도입 속도가 빠르고 우수한 의료진을 확보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소비자의 기대치도 높은 곳이기 때문이다. 길 대표는 “한국의 소비자들이 아시아 시장에 주는 영향력이 매우 크다는 사실에 호기심을 갖고 주목하고 있다”며 “의료기기 시험 무대로서의 한국 시장 역할 외에도 밥솥 등 가전업체와 LED 조명업체 등 한국에 올 때면 늘 만나고 싶은 사람 목록이 길어진다”고 말했다.

이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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