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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십리에 골동품 25만점 … 인사동 뺨치네

30일 오후 답십리 고미술상가를 찾은 일본인 관광객들이 한국 문화가 담겨 있는 도자기·고가구 등이 진열된 가게를 둘러보고 있다. [신인섭 기자]

서울 지하철 5호선 답십리역 1, 2번 출구 사잇길로 들어서니 박물관 뜰에 들어선 듯했다. 불상과 탑, 동물상 등이 즐비해서다. 수백 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온 것 같은 이곳은 답십리 고미술상가. 1980년대 중구 황학동과 서대문구 아현동 일대에 있던 각종 골동품 가게들이 비싼 자릿세와 교통난을 피해 이곳으로 옮겨왔다. 현재 150여 개 상가가 들어서 있다.

 “인사동에 가보니 화장품 가게와 음식점들이 많아 실망했어요. 여기 와보니 한국 전통문화를 보는 것 같네요.”

 27일 고미술상가에서 만난 일본인 관광객 하나 요코미조(32·여)는 이렇게 말했다. 민예품 상점을 둘러본 그는 은은하게 반짝이는 자개가 붙은 작은 상자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상인 이종재(61)씨는 “요즘엔 골동품 애호가들의 발길도 뜸한데 어떻게 소문을 듣고 오는지 일본인 관광객들이 종종 찾아온다”고 했다. 인사동은 외국인들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관광명소다. 하지만 각종 노점상과 커피전문점, 오락실이 많아 ‘한국적인 것’을 찾기 어렵다고 외국인들은 지적한다. 반면 답십리 고미술상가에는 귀를 괴롭히는 유행가나 호객행위를 하는 상점이 없어 오롯이 관람에만 집중할 수 있다.

 이에 서울관광마케팅㈜은 답십리 고미술상가를 도보관광투어 코스로 개발해 인근 약령시장과 함께 12월부터 관광객들에게 알리기로 했다. 동대문구도 80년대 수준의 낡은 간판을 정비하고, 관광객용 휴게공간을 조성할 예정이다. 우선 사람들이 상가 위치와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연말까지 홈페이지를 만들기로 했다.

 고미술상가에서는 물건을 구입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자유롭게 보고 만져볼 수 있다.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온 양혜은(36·여)씨는 “박물관에 가면 유리관 속에 들어 있는 문화재를 눈으로밖에 볼 수 없지만 이곳에서는 직접 만져보고 체험할 수 있어 교육적으로도 좋다”고 말했다.

 150여 개 상가가 소장하고 있는 골동품은 25만여 점. 도자기·고서화·고가구를 비롯해 놋그릇·등잔·다듬잇돌 등 다양하다. 값도 천차만별이다. 1만원대 저가 공예품부터 문화재급에 버금가는 수천만원대 도자기도 있다. 조금만 발품을 팔면 훌륭한 인테리어 소품을 싸게 살 수도 있다. 이곳에 진열된 물건들은 공방작가들이 만든 것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 한국고미술협회 동부지회장 유영범(51)씨는 “작가들 작품은 ‘이름값’ 때문에 가격이 비싸지만 조상들이 직접 사용했던 여기 물건들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말했다. 손님이 원하면 한국고미술협회가 감정서를 발행해 준다.

 상인들도 상가 문화명소화를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사단법인 답십리고미술회를 발족하고 첫 행사로 다음 달 7~13일 인사동 덕원갤러리에서 전시회를 연다. 상인들이 출품한 1000여 점의 골동품을 전시하고 판매도 한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인사동에 버금가는 서울의 대표 관광지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최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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