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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만에 보겠소, 태화강 바지락

울산 도심을 흐르는 태화강. 1970~80년대는 썩는 냄새가 진동했었다. 강바닥은 공장 폐수로 암을 유발한다는 카드뮴과 납 등 중금속 물질 범벅이었다. 그런데도 태화강에서 생계를 이어온 강 주변 어민들은 70여 척의 배로 강바닥을 긁어 바지락을 채취했었다.

 ‘중금속 바지락’의 위험성을 우려한 울산시는 87년 당시 농림부의 허가를 얻어 태화강에서 바지락 채취를 전면 금지했다.

 이런 사연을 가진 바지락 채취가 26년 만에 재개된다. 울산시는 내년 2월 태화강 하구에서 바지락 채취 어업을 다시 시작한다고 30일 발표했다. 허가권을 위임받은 울산수협이 인증한 어선 40여 척이 채취작업에 나선다.

바지락 물양장이 들어설 태화강 하구 선착장 터. 앞 쪽 콘크리트 바닥이 물양장 자리다. [사진 울산 남구]
 연간 채취 예상량은 400t, 국내에서 유통되는 국내산 바지락의 30%에 해당하는 양이다. 12억원어치다. 지름 0.5㎝짜리 새끼 바지락인 종패(다 자란 성패 2.5~3㎝)도 따로 건져 올려 남해안과 서해안의 바지락 양식장에 분양할 계획이다. 채취는 자원고갈을 우려해 울산 남구 여천동 앞 태화강 하구 일원 146만㎡에만 허가했다.

 이처럼 바지락 채취가 가능해진 것은 태화강 수질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울산발전연구원이 물속 오염물질을 분해하는 데 필요한 산소량을 나타내는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을 분석한 결과 올 들어 1.9㎎/L로 나타났다. 서울 한강(2.8㎎/L)의 절반 수준이다. 부산 수영강(3.1㎎/L)보다도 월등히 낮다. 산소요구량은 수치가 낮을수록 수질이 깨끗하다는 것을 뜻한다.

 1980년대 이전에는 태화강 산소요구량을 측정하지 않았지만 울산지역 공단에서 나온 온갖 공장폐수가 흘러들면서 태화강은 오염의 상징이었다. 그러던 태화강의 수질은 오·폐수를 차단하는 하수처리장이 만들어지고 강 바닥 오니 등을 걷어내자 90년 5.5㎎/L로 좋아지기 시작했다. 이후 2000년에는 4.9㎎/L, 2010년 2.0㎎/L로 개선됐다.

 바지락 채취 준비도 착착 진행 중이다.

 울산시는 바지락 채취 어선의 선착장으로 사용할 태화강 하구를 정비했다. 30년 된 41개 판자촌을 뜯어 내고 길이 물양장(소규모 부두)을 공사 중이다. 면적 165㎡짜리 바지락 경매장도 90%의 공정률로 마무리 단계다.

 김종헌(53) 울산시 항만수산과 담당은 “중국산 바지락이 점령한 우리 식탁에 앞으로는 태화강 바지락을 많이 올릴 수 있도록 수질관리를 더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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