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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10월

10월 - 문인수(1945~ )

호박 눌러 앉았던

따 낸 자리

가을의 한 복판이

움푹 꺼져 있다.

한동안 저렇게 아프겠다.


몸살이 왔다가 갔다. 허전하다. 아직 덜 아플 때는 마음만 이렇게 아플 새가 없다고 저 혼자 바쁘더니, 한 고비 지날 때는 아무 생각 없었다. 그리고 갔다. 성취의 기쁨도 왔다 가고, 비탄도 결국은 왔다 가고, 사랑도 그예는 왔다 간다. 개펄이 저를 드러내듯이. 우리도 왔으니 가겠지. 문인수 시인의 목소리는 파고가 높은 것이 아니고, 깊다. 잔잔한 바다이거나 은빛으로 반짝이는 시냇물이거나 상수리나무 숲을 어루만지고 지나가는 바람이다. 쓰다듬듯, 속삭이듯 두런거리며 가되 속속들이 결이 웅숭깊다. 그래서 호박 따낸 자리가 움푹한 것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여러 말 말고, 한동안 그냥 아프자.

(장철문·시인·순천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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