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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 경제] ‘양적 완화’가 뭔가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은행 이사회 의장
Q 요즘 신문을 보면 ‘양적 완화’라는 말이 자주 나와요. ‘돈을 푸는 것’이라고 하는데, 누구한테 어떻게 푸는 것인지 감이 안 잡히네요. 미국이 양적 완화를 통해 경제를 살린다는데 돈을 풀면 경제가 정말 살아날 수 있는 건가요.

A 혹시 은행 적금 들어본 적 있나요. 매달 1만원씩 저금하면 1년 후에는 얼마를 찾을 수 있을까요. 1년은 12개월이니까 12만원이라고요. 아니에요. 12만원보다 돈이 조금 더 불어나 있을 거예요. 이렇게 불어난 돈이 바로 이자입니다.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팔 때 가격이 있듯이 돈도 값이 있어요. 돈을 빌리면서 내야 하는 이자가 바로 돈값인 것이죠. 이자는 돈을 얼마 동안 빌리느냐, 돈을 빌리는 사람(혹은 회사)이 믿을 만하냐, 돈을 얼마나 빌리느냐 등에 따라 높아지기도 하고 낮아지기도 하지요. 이렇게 돈을 빌리는 대가로 갚아야 하는 이자를 일정한 비율로 나타낸 수치를 이자율, 또는 ‘금리’라고 해요.

 금리 중에서도 ‘대장’은 ‘기준금리’예요. 말 그대로 한 나라의 기준이 되는 금리지요. 매달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를 올릴지 내릴지를 결정해요.

[일러스트=강일구]
 기준금리를 정확하게 표현하면 ‘7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예요. RP는 정해진 금리대로 이자를 지급하고 나중에 되사는 조건으로 발행하는 채권이에요. 7일물이라는 건 7일 뒤 되사는 조건이 붙었다는 얘기이고요. 한국은행은 RP를 일반 시중은행에 팔거나 다시 사들이면서 돈을 꾸거나 빌려줘요. 그런데 만약 RP 금리, 곧 기준금리가 높으면 어떻게 될까요. 시중은행은 RP를 사면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어요. 가지고 있는 돈을 한국은행에 맡기겠죠. 그러면 시장에 돌아다니는 돈은 줄게 돼요. 반대로 RP 금리, 곧 기준금리가 낮으면 어떨까요. 시중은행이 굳이 RP를 사지 않을 테고, 오히려 가지고 있는 RP를 팔아 현금화해 다른 곳에 투자하겠죠. 시장에 돈이 많이 풀리게 되는 거죠.

 기준금리가 중요한 건 정부(금융당국)가 이를 통해 나라의 경제를 큰 틀에서 관리하기 때문이에요.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 경기가 과열되면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올려서 시중의 돈을 회수해요. 반대로 경기가 침체돼 돈이 잘 돌지 않으면 기준금리를 내려서 시중에 돈을 풀고요. 2008년 9월, 미국의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가 망하면서 금융위기가 왔어요. 그 여파로 우리나라 경제도 힘들어졌고요. 그래서 한국은행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2008년 10월부터 두 달 동안에 5%이던 기준금리를 3%까지 낮췄어요. 2009년 2월엔 2%까지 내려 시장에 돈을 계속 풀었고요. 그러다 경기가 좋아지면서 지난해 6월엔 3.25%까지 다시 금리를 올렸답니다. 물론 최근엔 다시 경기가 나빠지면서 2.75%까지 낮아진 상태이지만요.

 그렇다면 세계 경제대국인 미국은 어떨까요. 미국도 경제를 살리기 위해 한때 5.25%까지 갔던 기준금리를 계속 내리기 시작했어요. 내리고 내리다 보니 거의 0%까지 와버렸는데도 미국 경제는 좀체 살아나지 않는 거예요. 뭔가 다른 해결책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은행(Fed)이 특단의 대책을 내놨어요.

 바로 ‘양적 완화(量的緩和·quantitative easing)’예요. 금리를 내려서 경제를 살리기 어렵게 됐을 때, 중앙은행이 국채 등을 사들여서 시장에 돈을 직접 푸는 정책이에요. 금리가 거의 0%에 근접한 경우 등 금리만 가지고는 돈의 흐름을 통제할 수 없을 때, 중앙은행이 국채나 다른 자산을 사들여서 아예 시장에 돈을 직접 푸는 방법이에요.

 사실 양적 완화를 처음 시행한 나라는 일본이에요.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금리를 제로 수준까지 내렸는데도 경제가 10년 동안 살아나지 않자, 2001년 3월에 양적 완화를 통해 시장에 돈을 직접 풀었죠(안타깝게도 이후에도 일본 경제는 살아나지 않고 있어요).

 미국의 1차 양적 완화(QE1)는 2008년 11월부터 2010년 3월까지 시행됐습니다. 이 기간 총 1조7000억 달러가 시장에 풀렸고요. 2차 양적 완화(QE2)를 통해서는 2010년 11월부터 2011년 6월까지 총 6000억 달러가 풀렸습니다. 그리고 최근의 3차 양적 완화(QE3)는 9월부터 시작됐어요. 매달 400억 달러를 시장에 풀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보면 양적 완화가 마냥 좋아 보이지만, 꼭 그렇지는 않아요.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고 하잖아요. 시장에 돈이 많이 풀리면 어떻게 될까요. 시장에 돈이 많아지니 ‘돈값’이 떨어지게 돼 있어요. 1년 전엔 1000원이면 살 수 있던 빵을 이제는 1300원은 줘야 하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렇게 물가가 오르면 가장 큰 고통을 받는 건 서민이지요. 그래서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QE3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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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