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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 양민학살 60여 년 만에 국가배상 판결

한국전쟁 초기 국군에게 학살당한 민간인 희생자 유족들에게 국가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3부(부장 이우재)는 임모씨 등 173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유족들에게 21억30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민간인 학살 사건 발생 60여 년 만이다. 임씨 등은 1950년 8월~51년 2월 전라도에서 빨치산 토벌작전을 전개하던 국군 11사단에 의해 학살당한 민간인들의 유족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국가가 손해배상 청구 시효가 소멸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국가가 주도한 집단학살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권리를 남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2009년 3월 “학살 행위는 명백한 불법 행위”라고 한 결정도 판결 근거로 제시했다.

 재판부는 “과거사위 결정이 나기 전까지는 유족들이 소송을 내기가 어려웠던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손해배상은 손해 사실을 안 지 3년, 손해가 있은 지부터 10년 내에 청구할 수 있다. 임씨 등은 올 1월 소송을 냈다.

 법원은 과거사위가 국가 책임을 인정한 사건에 대해 민사 소송에선 국가의 손해배상을, 형사 소송에선 재심을 받아들이는 추세다. 1970년대 간첩으로 몰려 징역을 살았던 피해자에게 2억2000여만원을 배상하도록 한 ‘김용준 간첩 조작 사건’,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인혁당 재건위’ 사건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번 판결은 법원이 올해 초 정수장학회 관련 소송 1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것과는 취지가 정반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7부(부장 염원섭)는 고(故) 김지태씨의 유족이 “5·16 쿠데타 직후 빼앗긴 부산일보·문화방송 주식을 돌려달라”며 정수장학회를 상대로 낸 주식양도 청구소송 1심에서 지난 2월 원고 패소 판결했다. 김씨 등은 당시 주식 반환과 별개로 3억5000여만원의 손해배상도 청구했다. 이들은 ‘국가가 강압적으로 강탈한 주식에 대해 유족들에게 손해배상해야 한다’는 내용의 2007년 6월 4일 과거사위 결정문도 제출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국가의 강압은 인정되나 시효가 소멸됐다. 국가가 소멸시효를 주장하는 것이 권리를 남용한 것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법원 관계자는 “반인륜적 범죄인 민간인 학살 사건과 재산 강탈 문제인 정수장학회 사건에는 성격상 차이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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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